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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사회적 양극화”에 발도르프 교육학이 답하다 - 요한네스 퀼 (1) 본문

발도르프교육학/발도르프 교육철학

“사회적 양극화”에 발도르프 교육학이 답하다 - 요한네스 퀼 (1)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3. 7. 27. 17:34

“사회적 양극화”에 발도르프 교육학이 답하다

 

요한네스 퀼 강의
- 발도르프학교 졸업 후 물리, 수학, 화학 전공
- 슈투트가르트 울란츠회에 발도르프학교 상급교사 역임
- 괴테아눔 자연과학 분과 대표 역임
- 현) 바젤 슈타이너학교 상급교사

여상훈 선생님 통역
김훈태 정리

 

 
안녕하세요? 여기 가까이 계시는 분들, 그리고 멀리서 접속하시는 모든 분들께 인사드립니다. 오늘 저녁에 말씀드리고자 하는 내용은 첫 번째로는 우선 양극화입니다. ‘양극화’라고 할 수도 있고, 또는 양쪽으로, 극단적으로 치닫는 ‘극단화’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이런 사회적인 변화, 문제에 대해서 발도르프 교육이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가, 무엇을 고민하고 어떤 활동을 할 수 있는가?'라는 이야기를 펼쳐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여러분에게 이런 강연을 하게 되는 것은 발도르프 교육이 정말로 모든 문제에 대해서 대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그런 입장에서 시작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런데 물론 발도르프 교육이 모든 것에 대해서 대답을 가지고 있을 수 있지요. 그러나 오늘 제가 이 강연을 시작하면서 마음속 깊이 느끼는 것은 인간과 인류의 문화적 발달에 대한 것을 발도르프 교육이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가, 풀어나갈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우리를 정말 걱정스럽게 만드는 그런 문제들, 인간의 문제, 인류의 문제, 많이 있죠. 여러 영역에서 그런 문제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중에 하나가 바로 인간 내면, 인간의 문제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 같은 것입니다. 이런 문제들이 한국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상세하게 들여다볼 기회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듣기론 말이죠. 한국에서의 문제(교육에서의 문제겠죠)가 다른 나라들하고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니까 제가 있는 유럽 나라들의 문제와 그렇게 다르지 않다, 혹은 완전히 반대로, 그런 나라의 것이 한국의 문제일 수도 있다,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특별히 이 문제에 대해, 우리가 정말 적극적으로 다뤄봐야 할 그 어떤 영역에 대해서 먼저 말씀을 드리죠. 제가 사는 곳이 현재는 독일입니다. 그런데 독일이라는 나라에서 지금 특별히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뭐냐 하면은 바로 극우에 해당하는, 굉장히 극단적인 쪽에 치우쳐 있는 그런 정당들의 힘이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그 정당들은 커다란 우익 정당들 말고도 작은 정치적인 집단들이 있습니다.
 
이 작은 정치적인 집단들이, 그동안 독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인데 옛날 나치 시대에 그러니까 히틀러가 있던 시대의 상징들을 아무런 제한 없이 혹은 아무 생각 없이 마구 사용하는 것입니다. 독일에서는 지금까지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입니다. 그리고 비슷한 일들이 형태는 조금 다르지만, 예를 들어서 영국이라든지 프랑스라든지 혹은 이탈리아 같은 데서도 똑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또는 아주 특별하게, 더 심하게 미국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지는지,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간단합니다. 여러분이 예를 들어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운동하는 장면만 보셔도 간단히 알 수 있습니다. 그걸 보면 정말로 ‘한 조각의 인간 이성이라는 것도 사라지고 찾아볼 수 없다’라는 느낌을 받으실 것입니다. 물론 그와 동시에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미국이라는 나라에서는 정말로 높은 수준의 교양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수준 높은 교육 혹은 교양이라는 것이 미국에서는 예를 들어서 재정, 경제, 이런 문제들에 대한 교양 또는 교육 수준을 말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른바 공적인 교육, 즉 공교육에서 담당해야 할 중요한 다른 내용들은 모두 사라지고 없습니다.
 
우리가 지금 교육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데요. 교육에 대해서 얘기하고자 하면 미국의 그런 참담한 현실 같은 것들은 전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임 대통령의 집권 시기를 상징으로 하는, 미국의 교육 상황 같은 것들은 미국이 처해 있는 공교육의 실패 혹은 참담한 현실과 그것들의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유럽에서 이 문제들이 촉발되고 밖으로 드러나게 된 것은 특히 난민에 의해서입니다. 즉, 난민들이 밀려들어오는 그 상황에 대해서 사회가 어떻게 반응하느냐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유엔의 통계에 따르면 2021년에 전 세계적으로 난민의 숫자가 9천만 명이었습니다. 스위스 인구가 2021년 기준 약 870만 명이거든요. 그 숫자가 스위스 인구의 10배 이상인 거죠.
 
작년에 유엔이 발표하기를 2022년 현재 전 세계적으로 세계를 떠돌아다녀야 하는 그런 난민의 숫자가 약 1억 8백만 명입니다. 독일의 인구가 8천 3백만 명이 넘는데요. 많은 난민이 독일 지역으로 몰려 들어오면서 독일 사회는 이 문제에 대해서 강한 반감, 난민들에 대한 강한 반감 같은 것이 생기게 됐습니다. 중동이라든지 아프리카라든지 이런 지역에서 난민들이 독일과 같은 지역 또는 여기 한국이라도 마찬가지죠, 그런 사람들이 들어오면 당연히 문화적인 충돌 같은 것들이 생기게 됩니다. 결국 긴장이 일어난다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이죠.
 
그런데 이러한 사태, 이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조금만 들여다보면 알 수 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그건 뭐냐 하면 이 문제에 대해서 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어떤 대응을 하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간단했습니다. 국경에 있는 수비대의 숫자를 늘리는 거예요. 결국은 각자 자기네 나라에 이 난민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정말 수십억, 수백억 유로, 엄청나게 많은 돈을 투자합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수많은 돈을 국경 수비대라든지, 국경을 막는 데는 투자하는데, 좀 더 생산적으로 난민들이 온 곳, 원래 살던 곳, 그 나라들의 문제 같은 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생산적인 투자 혹은 도움 같은 것들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 거예요.
 
얼마 전에요, 독일의 어느 종교 잡지에서 아프리카의 한 농부와 인터뷰를 했어요. 그러니까 이미 난민으로 와서 인터뷰한 게 아니고요. 그 종교 잡지에서 현지에 가서 인터뷰한 거예요. 그 사람들이 주로 경작하는 건 토마토입니다. 그 농부가 이야기하기를 “내 주변에서 나하고 같이 농사 짓던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이 유럽으로 도망가 버렸다.” 왜 무엇 때문에? 그 원인은 이러했습니다. 농부의 이야기예요.
 
유럽연합에서는 유럽 안에서 토마토를 경작하는 사람에게 엄청난 보조금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보조금이 많이 주어지니까 아프리카든 어디든 외국의 농민들이 생산해서 팔 수 있는 가격보다 유럽의 농부들이 훨씬 더 싸게 공급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말씀드린 그 사실은 우리에게 유럽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농업 보조금이 난민의 발생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이른바 코로나 팬데믹 사태와 관련된 논쟁들이 문제의 다른 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이렇게 얘기하죠. 정부가 우리한테 요구하는 대로 마스크도 쓰고, 그다음에 백신도 맞고 다 그렇게 해야 한다 혹은 하자라는 거고요. 그런데 다른 쪽은 이렇게 얘기하죠. “이런 연구, 저런 연구 다 들여다보니까 그건 아닌 것 같아. 난 그렇게 하지 않겠어.”라고 말이죠. 이로 인해 유럽에 있는 많은 발도르프 학교들에서 교사진이 둘로 나뉘게 됐습니다. 쪼개지게 되었습니다.
 
제 아이가 일하는 유치원에서도 아주 훌륭한 유아 교사를 잃어버리게 됐습니다. 유치원을 떠난 그 젊은 여교사는 이렇게 얘기했어요. “내가 아이들 앞에 서는데 그 앞에 마스크를 끼고 나타날 수는 없다. 그럴 수 없으니까 떠난다.”라고 말이죠. 그런데 학교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은 거기에 대해서 이렇게 반응했어요. “당신이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떠나라”라고 말이죠.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떤 판단을 내리거나 그럴 수는 없습니다. 다만 전체적으로 사회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어떤 분열 같은 것들이 일어나고 있는가?’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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