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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사회적 양극화”에 발도르프 교육학이 답하다 - 요한네스 퀼 (3) 본문

발도르프교육학/발도르프 교육철학

“사회적 양극화”에 발도르프 교육학이 답하다 - 요한네스 퀼 (3)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3. 8. 3. 11:19

그런 사회에서는 교사라는 직업이 혹은 직업으로서의 교사 일을 하고 있는 분들이 충분한 존중을 받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존중을 받아야 할 만큼의 그 존중, 그것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건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뭘 할 수 있는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뭔가 금지 같은 것들을 마구 난발해야 할까요? 뭔가를 금지시켜야 할까요? 아니면 인간이라는 존재는 근본적으로 이 폭력을 지향하게 되는 그런 본성을 가진 걸까요?

 

 

2년 전쯤 전 독일에서 <휴먼카인드>라는 책이 발간됐습니다. 이 책이 매우 혁명적인 얘기예요. 그런데 그 혁명적인 얘기의 내용은 사실은 발도르프 교육의 근간을 이루는 것입니다. 다윈 이래로 또는 정확하게 말하면 다윈보다는 조금 더 이후의 시대 이래로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게 됐죠. ‘모든 생명체는 자기의 생존을 위해서 서로 투쟁한다.’ 사실 다윈은 모든 생명체가 자기의 생존을 위해서, 다시 말해 자기 존재의 유지를 위해서 서로 투쟁하게 돼 있다고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윈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은 두 가지를 연결시켰습니다.

 

예를 들어서, 자연 안에 존재하는 자연의 법칙들이 있잖아요. 자연을 통제하는 그런 법칙들, 자연에서 다 통하는 법칙들이 정말로 옳다면 혹은 그것이 있다면 인간에게 그대로 옮겨질 수 있다라고 생각한 거예요. 사실 이렇게 자연에서 다 통하는 법칙, 그러니까 생명체는 자기 생존을 위해 서로 투쟁하게 돼 있다는 이 법칙이죠. 그것이 인간 사회에 그대로 옮겨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그것이 20세기 초에 전쟁 또는 다른 종류의 무력 분쟁, 이런 것들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쓰였었습니다.

 

여러분 잘 아시죠? 그 책은 쓴 사람이 네덜란드 사람입니다. 뤼트허르 브레흐만이라는 사람인데, 이 사람이 쓴 책의 제목은 인간은 근본적으로 정말로 선하다(독일어 제목은 <Im Grunde gut>)라는 것이었어요. 저자는 역사학자예요. 그런데 이분이 근본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하냐면, “인간은 선하다. 그런데 뭔가 어떤 다른 상황들, 주변 상황들, 예를 들어서 교육 같은 것들이 그런 상황일 수 있는데, 그것들이 인간이 그러한 자신의 선함을 그대로 실천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아주 간략하게 선언적으로 말씀드리면 이런 거죠. 작가의 의도를 교육으로 옮겨와 말씀드리자면, 교육의 근간은 바로 조금 전에 말씀드린 그런 장애물, 즉 인간이 자신의 선함을 그대로 실천하고 선하게 살려고 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들을 제거하는 것이 그 근간이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다시피 발도르프 교육에서는 생애 첫 번째 7년 주기, 두 번째 7년 주기, 세 번째 7년 주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시기에 이루어진 교육의 내용이 그 이후에 평생 생애를 사는 동안에 삶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이야기하죠.

 

첫 번째 7년을 살고 있는 아이들, 태어나서부터 7살까지의 그 아이들, 그 아이들을 위해서 우리는 그 아이가 , 이거는 내가 똑같이 따라 할 가치가 있어. 그래서 좋아.’라고 생각하는 것, 모방할 가치가 있는 환경을 아이에게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우리 교육의 목표죠. 아름답게 보이고 그다음에 만져서 부드럽고 기분 좋고 심지어 그 냄새를 맡아서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것들, 그런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목표죠. 그리고 그 시기에 아이들에게는 성인과 함께, 선생님이나 부모와 함께해서 충분히 그 아이들이 요구하는 것, 원하는 것을 줄 수 있는 그런 상황보다 좋은 게 없어요.

 

제 아들이 5살 때였어요. 아주 옛날이겠죠. 그런데 그때 뭘 했냐 하면은 지붕을 갈게 됐어요. 지붕에 다시 기와를 얻거나 뭔가 이렇게 고치게 됐어요. 그때 기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빠인 제가 커다란 톱으로 이제 지붕을 덮을 나무 조각을 열심히 자르고 있는데 그 옆에서 작은 나무 조각을 작은 톱으로 아들이 자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예를 들어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함께 뭔가 빵이나 케이크를 만든다든지... 수많은 종류의 비슷한 그런 경험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나서 아이가 드디어 책장 문을 열고 책을 꺼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경험에서 알고 있는 게 또 있어요. 그런 경험들이 얼마나 드문가, 그렇게 계속해서 일어나는 게 아니지요. 왜냐면 아이가 계속해서 뭔가 손으로 하고 싶어 하고 아빠도 함께 그런 걸 했으면 좋겠는데 많은 경우에 아빠는 뭘 하고 있죠? , 책상에 앉아서 뭔가를 쓰고 있습니다. 컴퓨터 앞에서 자판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물론 오해하지 마실 것이, 지금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현대를 사는 인간들은 다 잘못됐고 이전에는 모두 좋았어, 그런 것들이 없을 때는 다 좋았어라고 얘기하는 건 아니에요.

 

예를 들어서, 스위스의 경우만 하더라도요. 그다지 오래 과거를 거슬러 가지 않아도 아이들한테 지금보다 훨씬 끔찍한 상황 같은 것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건 어쨌든 간에 우리가 그 시기에, 세 번의 7년 주기를 살아가는 동안에 아이가 거기에서 얻은 영향들이 평생을 갈 수 있다면 그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모두가 알고 있죠. 그 어린 나이에 아이들이 겪는 상처들, 그런 것들이 나중에 긴 세월의 생애를 살아가면서 그게 얼마나 큰 트라우마로, 커다란 불안으로 그 인간에게 작용하는지를요.

 

그러니까 거꾸로 말하면 그 시기에 정말로 신체적으로 안정된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는 좋은 경험과 함께 안정된 몸을 만들어 가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라고도 이야기할 수 있고요. 그리고 그렇게 자란 아이들은 자기가 어린 시기에 받은 것들, 그런 것들을 나중에 구체적인 사항들은 다 잊어버립니다.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것이 나중에 그 아이로 하여금 삶에 대한 확실성, 불확실성이 없는 시기에도 안정된 삶을 가능하게 하죠.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더라도요.

 

그런데 그렇게 처음에 태어나서 1년부터 태어나서부터 7년 정도의 시기를 지나고 난 그 뒤의 시기, 지금 우리가 구체적으로 얘기하고자 하는 게 바로 그 뒤의 시기예요. 그다음 시기에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 시기에는요, 중요한 것이 그 이전에는 양육자에 해당했는데 이제 교육자가 교사들이 되겠죠. 그분들이 아이에게 굉장히 사랑이 넘치는 존재로 서 있는 것, 그런 상태가 성공적이라면 결국은 그 시기의 아이들은 선생님에 대해서 애정 넘치는, 아이들에게서 우러나와서 애정이 가득한 권위자 같은 것들을 보게 되는 거예요.

 

사실 그 시기에 우리가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많은 사례들이 있어요. 아이들이 집에 가면 학교에서 있었던, 선생님에게서 받았던 인상 혹은 어떤 활동 같은 것들을 집에서 흔히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그 인상이 식탁에 앉아서 그 이야기를 듣는 다른 어른들, 성인들은 알고 있어요. ‘쟤 얘기가 좀 잘못된 것 같아. 내용이 맞지 않아.’라고 말이죠. 그러니까 아이들은 선생님이 이야기한 걸 그대로 옮기잖아요. 아이들한테는 절대적인 권위가 있는 거예요. 그게 다 맞다고 하지만 부모들은 아닌 걸 알아요. 그러나 아이한테는 선생님이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 그러면 그런 경우에 선생님의 어떤 권위 같은 것들이 그런 환경을 혹은 그런 상황을 마련해 줬구나라고 생각하실 텐데요, 정반대예요. 그 아이가 그런 교육을 통해서 앞으로 어떤 권위라는 것을 가지고 사람들을 대하거나 혹은 권위라는 것이 중요한 양상 혹은 요소가 될 그런 아이로 자라는 게 아니라 그 아이들은요. 나중에 다른 사람들과의 사랑 넘치는 그런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사랑하는 혹은 사랑받는 권위가 교사를 통해서 아이에게 전달될 때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서, 아이들이 열심히 깨끗하게 노트를 잘 정리하고 숙제도 잘해갑니다. 이유는 선생님이 좋아하실 테니까요.

 

사실 이 두 번째 7년 주기에서 교사가 혹은 주변 인물들이, 환경을 이루고 있는 주변 인물들이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있어요. 예를 들어서, 반복해 나가는 거예요. 같은 것들을 학습의 내용 중에서 혹은 활동 중에서 어떤 것들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것, 계속해서 다시 하고 그다음에 같은 것을 되풀이하는 그런 활동은요. 그 당시에 아이의 의지를 강화한다, 정도로 그치는 게 아니라 나중에 그 아이의 인생에서 아이가 결단력을 갖게 만듭니다. 무엇에 대해서 분명한 결단을 확실하게 내릴 수 있는 능력 같은 것들을 줍니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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