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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사회적 양극화”에 발도르프 교육학이 답하다 - 요한네스 퀼 (4) 본문

발도르프교육학/발도르프 교육철학

“사회적 양극화”에 발도르프 교육학이 답하다 - 요한네스 퀼 (4)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3. 8. 9. 17:02

이 시기 아이들의 교육과 관련된 모든 것을 다 거론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바로 교육을 통해서 혹은 예술을 통해서 예술과의 접촉 혹은 활동 같은 것들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이야기입니다. 사춘기가 시작하는 그 무렵까지 아이들은 충분히 아름다움 혹은 아름다운 것을 경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보시죠처음에 바이올린을 배웁니다. 그게 아이들에게 편안할까요? 아이들이 그 소리를 좋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아름답다고 느끼지 않지요.

 

 

그런데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한 그 아이를 교사 혹은 부모가 음악회에 데려가요. 그리고 예를 들어서 오이리트미 같은 것이 있죠. 그러니까 아이가 온몸으로 뭔가 법칙적인 것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이런 표현, 이렇게 내면에 있는 무엇인가를 법칙에 따라서 바깥으로 드러내는 연습을 하는 것, 그 활동을 통해서 아이들은 아름다움이 무엇인가를 체험하게 됩니다. 이 어린 시절의 아름다움에 대한 체험은 나중에 그 아이의 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그것은 바로 자기 자신에게서 나오는 공감, 즉 타인에 대해서 가지는 공감, 아름다운 것에 대해서 가지는 공감, 이런 것들로 발달하게 됩니다.

 

세 번째 7년 주기, 학교로 치면 상급반에 해당하는 이 시기는 당연히 인식 또는 이해, 지적인 이해 같은 것과 관련된 시기입니다. 그때쯤 되면 아이들이 다가가는, 어떤 직접적으로 접촉하게 되는 상황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어떤 정치적인 상황들 혹은 사회적인 상황들, 이런 상황, 저런 관계 혹은 문제 같은 것들을 아이들이 접촉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게 도대체 뭘 의미할까, 이걸 어떻게 다뤄야 할까라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일반적인 학교의 물리 수업에서 통하는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뭐냐하면, 아이들이 뭔가 질문을 해요. "이게 어떻게 되는 일인가요? 잘 모르겠어요. 설명해 주세요." 그러면 선생님이 아이들한테 하는 얘기가 있어요그게 뭐냐면 "계산을 해봐. 구체적으로."입니다.

 

그렇게 막무가내로 계산을 하거나 혹은 그걸 배워야 할 아이들에게 계산해 보라고 던지는 것보다는, 한번 이렇게 생각해 보시죠실험을 해서 뭔가를 알아낸다라는 것은 정해져 있는 결과 같은 것을 미리 알고서는 불가능합니다. 처음부터 어떤 결과 혹은 답을 알고 어떤 실험을 하게 되지는 않아요. 실험을 하는 경우에 학생과 선생님이 함께 고민을 합니다이런 결과들이 이렇게 나오게 되는 과정에서 무엇이 문제이고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하고 고민을 하죠. 그렇게 되면 이제 처음에 그렇게 무작정 "계산해봐"가 아니라 아이들로 하여금 스스로 질문을 올바르게 던지는 법을 배우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방법을 학생들이 배우게 됩니다. 보통 과학 수업에서 전통적으로 이런 방법을 씁니다그러니까 이미 어떤 이론이 있어요. 정해져 있는 공식도 있고 답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답을 얻어내기 위해서 혹은 이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서 실험을 합니다. 그러니까 답은 뻔한 거예요. 과정이 중요하지가 않습니다그러니까 그런 것들이 바로 "확증 혹은 확인을 중심으로 하는 수업이다. 말하자면 잘못된 수업이다."라고 어느 물리학 교육자가 이야기합니다.

 

정해진 것을 확인하는 수업이 그런 것이고 사실 중요한 것은 훨씬 더 탐구해서 결과를 직접 알아내는 수업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한 가지 여러분에게 특히 강조하고 싶은 내용이 하나 있는데요12학년의 지질학 수업의 내용이에요. 슈타이너는 이렇게 제안합니다. 지구가 있습니다그러면 지구의 어느 부분, 어느 부분에 인간의 활동 행위 같은 것들이 개입돼 있는가, 라는 것을 그런 관점으로 해서 이 지구를 관찰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제안보다 더 현대적인 혹은 과학적인 학습의 방법이란 없죠.

 

처음에 슈타이너가 그런 제안을 할 때 전제했던 것은 이 지구가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라는 것이었어요. 그러니까 이 유기체의 어느 곳에 인간의 행위가 개입했는가 혹은 인간과 유사한 것이 있는가라는 것이었거든요. 오늘날에 와서 문제가 발생하는 지구의 곳곳에서는 인간의 몸에서 발생하는 문제처럼 문제들이 생기는 거예요. 그것에 대해서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하는 거죠상급반에서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영역이 있습니다그건 바로 예술입니다사실 제 입장에서는 이 예술이야말로 이 시기에 학생들이 경험할 수 있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입니다. 

 

 

특히 예술 중에서도 연습을 한다는 건 뭘까요어떤 학생이 뭔가를 제대로 할 수 없거나 혹은 정확하게 할 수 없어요. 그런데 노력을 하면 이제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나아집니다. 그런 발전은 금방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죠. 예술과 관계된 작업을 계속해서 반복할 때 조금씩 조금씩 발전이 생깁니다. 예를 들어서 수학은 그렇게 많이 연습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있고요. 그런데 음악을 하거나 오이리트미를 하는 것에서는요. 이게 그 연습 자체가 그 시기 아이에게 어마어마한 선물이 됩니다왜냐하면 뭔가 저절로 수학이나 다른 학과목에서 이렇게 다른 아이들보다 잘 받아들이는 그런 경험 말고 오이리트미나 음악을 할 때에 그 아이가 경험하게 되는 게 바로 '아, 내가 노력을 하면, 고생을 해서 뭔가 더 집중을 하고 노력을 하면 나아지는구나'라는 것을 체득하게 되니까 그렇습니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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