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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깨달음의 알속 - 틱낫한 스님의 반야심경 해설 (4) 본문

명상수련/깨달음의 알속 - 틱낫한 스님의 반야심경 해설

깨달음의 알속 - 틱낫한 스님의 반야심경 해설 (4)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17. 11. 15. 10:14

깨달음의 알속

틱낫한 스님의 반야심경 해설



슈타이너사상연구소 김훈태 옮김



깨달음의 길

 

 

오온이 모두 비어 있음을 꿰뚫어 본 뒤, 아발로키타께서는 모든 괴로움을 뛰어넘으셨느니라.”

 

꿰뚫어 봄(penetration통찰洞察)은 대상의 바깥에 서 있지 않고, 그 안으로 파고듦을 뜻합니다. 우리가 어떤 대상을 알고자 할 때 밖에 서서 지켜보기만 할 수는 없습니다. 그 안으로 깊이 들어가 하나가 되어야만 참으로 아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알고자 한다면, 우리는 그의 괴로움을 함께 괴로워하고, 기쁨을 함께 기뻐하며, 그의 감정들에 공감해야 합니다. ‘꿰뚫어 봄이란 정말 훌륭한 말입니다.


“comprehend(이해하다)함께라는 뜻의 라틴어 어근 ‘com-’끌어안다또는 안아올리다의 뜻을 가진 ‘prehendere’가 합해져 만들어졌습니다. 어떤 대상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 대상을 끌어안아 그것과 하나가 된다는 뜻입니다. 그 외에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우리가 단지 관찰자로 바깥에 서서 이 종이를 들여다본다면, 우리는 결코 이 종이를 알 수 없습니다. 꿰뚫어 봐야만 합니다. 우리 자신이 구름이 되어야 하고, 햇빛이 되어야 하며, 벌목꾼이 되어야 합니다. 대상 안으로 들어가 모든 것이 될 수 있다면, 우리의 앎은 완벽해질 것입니다.


인도에는, 바다가 얼마나 짠지 깨닫고 싶어서 그 속으로 뛰어들어 바닷물과 하나가 되었다는 한 소금 알갱이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소금 알갱이는 바로 그 방법으로 완벽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평화에 관심이 많으며, 소비에트 연방공화국을 알고 싶어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저 바깥에 서서 관찰만 할 수는 없습니다. 러시아 인민과 하나가 되기 위해 그들의 감정과 생각, 의지를 이해해야 합니다. 진정으로 이해하고자 한다면 그들과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꿰뚫어 보는 것, 즉 하나가 되는 것이야말로 참된 앎이며 불교적 사유입니다. 평화를 위한 어떤 의미 있는 일도 불이不二의 원칙과 꿰뚫어 봄의 원칙을 따르지 않으면 안 됩니다.


염처경念處經에서 부처님은 우리가 꿰뚫어 보는 법을 깨닫도록 조언하셨습니다. 부처님은 몸 속의 몸, 느낌 속의 느낌, 생각 속의 생각을 가만히 살펴보라고 우리에게 이르셨습니다. 부처님은 왜 그런 말씀을 하셨을까요? 왜냐하면 당신이 무언가를 관찰하여 알고 싶어한다면 그 안으로 들어가 하나가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비슷한 말을 핵물리학자들도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물질을 알기 위해 원자의 세계에 들어설 때 당신은 그것의 참여자가 되어야 하며, 더 이상 지켜보기만 하는 관찰자로 남을 수 없습니다. 오늘날 많은 과학자들이 관찰자란 말보다 참여자란 말을 더 좋아합니다.


서로를 알기 위한 우리의 노력도 마찬가지입니다. 남편과 아내가 서로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상대방의 마음을 직접 느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진정으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불교의 가르침에 따르면, 참된 이해 없이 사랑은 불가능합니다. 만일 당신이 누군가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결코 그를 사랑할 수 없습니다.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사랑한다는 건 사랑이 아닙니다. 그것은 다른 무엇입니다.


아발로키타의 사유는 오온에 대한 깊은 통찰입니다. 색수상행식의 강들을 깊이 들여다본 뒤 그는 그것들의 본바탕이 텅 비어 있음을 깨닫고 마침내 모든 괴로움을 뛰어넘었습니다. 그러한 해방에 이르고자 하는 이들은 모두 비어 있음의 참된 본질을 꿰뚫어 보기 위해 깊이 들여다봐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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