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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의 사회심리학] 나만 잘살겠다는 이기심이 낳는 불행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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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의 사회심리학] 나만 잘살겠다는 이기심이 낳는 불행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5. 3. 25. 06:41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나만 잘살겠다는 이기심이 낳는 불행

 

2025.03.22 

2021년 미국 국회의사당을 습격한 군중들. 위키미디어 제공

 

인간은 언제나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였고 사람들의 정치적인 행동 또한 그러해서 "도대체 왜?"라는 질문을 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전세계가 극우화, 정치적 견해 차이의 양극화 등의 현상들을 보이고 있고 미국의 경우 1월 6일 국회의사당을 점거한 폭도들을 전부 사면하는 등 그동안 한 사회가 중요시 여기던 ‘가치’라는 것들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저소득층일수록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투표를 하는 경향 또한 이전부터 존재했으나 최근에는 정부 지출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급격하게 나타나면서 이런 현상 또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예를 들어 어느 작고 가난한 시골 마을에서는 70%의 사람들이 복지혜택, 특히 의료비 지원에 의존해서 살아가고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화당 후보에 투표했고 지금은 자신들의 생명줄이 잘릴까 두려워 하고 있다는 뉴스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SNS를 통해서 자신의 사정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런 후회들이 좀 더 가시화 되고 있기도 하다.

 

애초에 ‘작은 정부’, 복지 혜택(비용, 재정지출)을 줄이고 공무원들 또한 많이 줄일 것이라고 늘 말해온 후보를 찍은 이유에 대해 물으면 대체로 자신이 받는 정말 필요한 혜택 말고 '타인(보통 다른 사회적 약자)'에게 가는 쓸데없는 비용을 줄일 거라고 생각했다고 하거나 뭔가 하기는 해도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는 식이다. 

 

남들에게 가는 혜택은 쓸데 없는 세금 낭비고 줄여야 마땅하지만 나는 그런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는 다른 약자들과는 다른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이나 '나 빼고 모두 다 망해버려라' 같은 사고방식이 지금의 시대정신인 것 같기도 하다. 불행은 또 다른 불행을 좋아한다는 말처럼 불행한 사람들이 많아져서 서로 만만한 상대에게(여성, 노약자, 이민자, 장애인 등) 화풀이를 하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지난 10년 간 행복도가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조지 워드 옥스포드대의 연구자 등의 연구에 의하면 미국에서 수십억 건의 SNS 글들을 분석한 결과 불행한 사람들이 많았던 지역의 사람들이 더 과격한 변화를 약속하거나 전부 뒤집어 엎겠다고 하는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뿐 아니라 많은 국가들에서 경제적인 지표들보다 낮은 삶의 만족도가 극단적이거나 포퓰리즘적인 후보를 지지하는 행동과 관련을 보였다. 

 

기존 연구들에서도 행복은 사람들의 시야를 확장시키고 관계, 공동체, 함께 잘 사는 것의 중요성을 인지시키는 반면 불행은 사람들의 시야를 좁히고 나만이라도 살아야겠다고 하는 이기심을 불러오는 현상이 확인된 바 있다.

 

특히 내가 세상에서 제일 괴롭고 제일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한 피해자라는 피해의식은 남들을 해치더라도 혼자 이득을 보겠다는 이기심을 높인다는 발견들이 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자신만 제일 큰 혜택을 받아야 하고 남들은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회에서는 결국 모두가 조금씩 다른 이유로 그 중요하지 않은 '남들'에 속하게 된다. 불행은 사람들의 눈을 멀게 만들고 모두가 모두를 향해 칼을 겨누는 사회를 만드는 셈이다.

 

과거에도 사람들의 불안과 불행한 마음을 이용해서 특정 그룹의 사람들에게 모든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순수한' 자국민들을 위한 영광을 불러오겠다는 말로 인기를 끌고 수많은 비극을 낳은 정치인들이 있었다. 누군가를 나보다 더 불행하게 만들기보다 함께 더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 
 

 

Ward, G., Schwartz, H. A., Giorgi, S., Menges, J. I., & Matz, S. C. (2024). The role of negative affect in shaping populist support: Converging field evidence from across the globe. American Psychologist. Advance online publication. https://doi.org/10.1037/amp0001326

Zitek, E. M., Jordan, A. H., Monin, B., & Leach, F. R. (2010). Victim entitlement to behave selfishly.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98(2), 245–255. https://doi.org/10.1037/a0017168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박진영 심리학 칼럼니스트 parkjy0217@gmail.com]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70705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나만 잘살겠다는 이기심이 낳는 불행

2021년 미국 국회의사당을 습격한 군중들. 위키미디어 제공인간은 언제나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였고 사람들의 정치적인 행동 또한 그러해서 "도대체 왜?"라는 질문을 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전

www.dongascien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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