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발도르프학교의 저학년 통합교과 활동 (2) - 발달단계에 따른 교육 본문
발달단계에 따른 교육
김훈태 슈타이너사상연구소
어린이의 세계는 경이로움과 창조성으로 가득 차 있다. 이것은 기계적으로 분석하거나 도식화할 수 없는 세계이다. 발도르프교육에서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부모에 의해 우연히 탄생했다고 보지 않는다. 발도르프교육이 종교적 색채를 띠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인데, 정신적인 존재로서 인간의 자아는 누구나 정신세계에서 고유한 자신의 과제를 갖고 지상에 온다는 관점을 갖는다. 그래서 어린아이는 부모로부터 받은 유전적 요인도 있지만, 정신적으로 고유한 개인성을 갖는다. 이 두 가지 요소가 합쳐져 기질적 특성으로 나타난다. 우리는 저마다 독특한 과제를 갖고 살아가는 것이다. 발달시기에 따라 적절한 교육환경이 제공될 때 아이들은 온전히 교육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어린아이는 결코 작은 어른이 아니다. 발도르프교육에서는 7년마다 인간에게 질적 성장과 변화가 발생한다고 본다.
어른이 되기 전까지 아동이 어떤 경로를 거쳐 발달하는지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교육자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과업이 아닐 수 없다. 어린이는 어른과 다른 방식으로 사고하고, 신체의 성장과 함께 외부세계에 대한 개념 역시 발전시켜 나간다. 예컨대, 의식이 완전히 깨어난 어른의 경우 장시간 책상에 앉아 지적 학습을 할 수 있지만 아직 꿈꾸는 듯한 의식의 어린아이들은 그것이 불가능하다.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율동과 놀이 등 움직임을 통해 학습을 구조화할 때 아이들은 만족스러운 학습이 가능하다. 따라서 발달시기에 따라 아동에게 제공되는 교육내용과 방법은 달라져야 하며, 같은 나이라 해도 기질에 따라 개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대략적인 발달특성을 살펴본다면, 0세에서 7세까지의 영유아 단계, 7세에서 14세까지 아동 단계, 14세에서 21세까지 청소년 단계로 나눌 수 있다.
가. 영유아 단계 : 0-7세
세상에 태어나 모방을 통해 모든 것을 배우는 시기이다. 아이들은 각별한 보살핌을 받아야 하며, 안정된 양육환경 속에서 걷기와 말하기, 생각하기 등을 배운다. 만 3세에 자의식이 생기면서 스스로를 ‘나’라고 부르기 시작한다. 판타지와 움직임, 리듬, 반복, 모방 등이 중요한 교육요소이다. 신생아 때부터 충분한 촉각 경험, 규칙적인 리듬생활, 자유로운 놀이 활동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손발과 온몸으로 자유롭게 놀면서 이갈이 때까지 신체기관의 고유한 기능과 형태를 형성한다. 영유아 시기의 아이들은 부모의 말이 아니라 행동을 모방하며 배우게 된다. 이때는 감각발달에 해가 되는 되는 미디어 환경으로부터 보호해 주어야 하고, 건강한 감각자극을 풍부하게 제공해야 한다. 조기교육처럼 지적인 학습은 시키지 않는 것이 발달에 도움이 된다.
나. 아동 단계 : 7-14세
이갈이 이후 이차성징이 완성되는 시기까지이다. 이갈이와 함께 기억력이 강해져 배움의 욕구가 커지고 이때 비로소 학습이 가능하다. 아이들은 꿈꾸는 듯한 의식 속에서 점차 깨어난다. 교사의 권위에 의존해 세상을 가슴으로 느끼고, 인간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문화를 체험하고 싶어 한다. 여전히 판타지가 중요하지만 점차 논리적인 사고력이 발달하고 개별적인 과제를 완수할 수 있는 역량이 늘어난다.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전체활동에서 모둠활동, 개별활동으로 나아갈 수 있으며, 수업에 다양한 예술적 고려가 필요하다. 사춘기에 가까워질수록 이성에 대한 관심뿐 아니라 사회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 너무 일찍 아이들에게 비판적 판단력을 발달시키면 타인의 판단을 사랑으로 받지 못하고 자신의 파괴적인 힘 속에 그것을 받아들인다.
다. 청소년 단계 : 14-21세
만 14세 즈음에 이차성징이 완성되고 사춘기가 절정에 이르면서 감정생활이 독립한다. 부모로부터 감정적으로 의존하고 싶어 하지 않으며, 자기정체성을 찾고자 한다. 세상의 진리를 스스로 탐구하고 분석하려 한다. 지적인 빛을 던져주는 교사를 선호하고, 자기 삶의 모델이 될 만한 어른을 동경한다. 외적 권위에 의존하기보다 내적 권위를 발견하고자 하며,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한다. 신체성장이 마무리되는 때에 자아가 독립한다. 자기정체성이 어느 정도 확립되고 사고생활이 독립한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자기 삶을 책임질 수 있는 어른이 되는 것이다. 이후로는 자기 스스로 자신을 교육해 나가야 하는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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