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도르프 교육과 세상의 소금

발도르프 교육과 세상의 소금

 

김훈태 슈타이너사상연구소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마태복음 5:13)
 
한국에서는 발도르프 교육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그룹이 있는가 하면, 그 일부를 수용하되 상당 부분을 동양 사상 또는 개인 사상과 혼합하여 수용하는 그룹이 있습니다. 수용하는 방식은 개인 또는 그룹의 자유이므로 뭐라 할 수 없는 문제지만, '현지화'를 내세우며 발도르프 교육의 철학을 왜곡하면서도 "이것이 진정한 발도르프 교육이고 기존의 실천은 오류였다"라고 강변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얼마 전 '발도르프 교육을 표방하는 양평의 한 대안학교'에서 한국발도르프학교연합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그 판결이 조만간 나온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습니다. 자신들의 학교를 발도르프학교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는 이유에서 소송을 걸었다고 합니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사회에서는 단체 간에 분쟁이 생길 수 있지만, 발도르프 교육을 '표방하는' 기관에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사법기관을 끌어들이는 것이 과연 발도르프 교육의 정신에 맞는 것인지 의아스럽습니다. 교육은 정신-문화의 영역으로서 국가-사법 영역으로부터 독립되어야 한다는 것이 발도르프 교육의 정신이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드는 의문은, 왜 그토록 '발도르프 교육'이라는 타이틀에 집착을 하는지입니다. '민(民)교육'을 주창한 김희동 선생의 경우 발도르프 교육을 주체적으로 수용하되 독자적인 길을 가기 위해 '통전교육'을 정립한 것으로 압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꽃피는 학교'이고, 발도르프 교육의 장점을 일부 수용하되 동양사상 및 한국의 고유 사상을 접목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발도르프 교육은 아님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와 달리 양평의 그 학교는 발도르프 교육과 인지학의 여러 실천을 추구한다고 하면서  국제발도르프학교연맹이나 일반인지학협회와는 무관하게 독자적인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소속 교사들이 공인된 기관에서 교사과정을 이수하지도 않았고,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한 정도로 스스로를 '발도르프 교사'라 칭하며 학교를 세우고 발도르프학교라고 주장하는 것은 그간 한국에서 펼쳐졌던 발도르프 교육 운동의 성과를 무시하는 처사입니다. 그 학교에는 교장이 있다고 하는데, 발도르프학교에서는 교장 대신 대표교사를 매년 새롭게 세우고 월급체계도 동일합니다. 이런 특성들이 다른 대안교육과의 차별성이기도 합니다.
 
한때 발도르프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던 한 명의 연구자로서 제가 바라는 것은 한국에서 발도르프 교육이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는 것, 다시 말해 발도르프 교육이 온전히 성장해 제 역할을 다하는 것입니다. 국제발도르프학교연맹이 없고 한국발도르프학교연합이 없다면 또 모르겠지만, 권위 있는 기관들이 오랫동안 발도르프 교육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역사가 있는데 그러한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발도르프 교육은 발도르프 교육만의 특성을 잃어버리고 말 것입니다. 소금이 짠 맛을 잃는다면 소금이 왜 필요할까요? 온전히 그 길을 가지도 않을 거면서 발도르프 교육을 내세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개인적으로 양평의 그 학교가 잘 성장하길 바랍니다. 그러나 굳이 발도르프 교육이라는 타이틀을 고집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하늘에서 온 글, 한글>을 비롯해 여러 책을 내고 '정음한글'이라는 주식회사도 설립한 것 같던데(http://m.koreanalphabet.kr/main), '정음한글학교' 정도로 독자적인 길을 가시길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덧붙여 제가 이 흐름에 대해 비판했던 글과 발도르프학교연합 및 양평학교의 입장문을 게시합니다. 판단은 자유롭게 하시길 바랍니다.
 
 
https://steinerinstitute.tistory.com/entry/%E3%80%8A%EC%9D%B8%EC%A7%80%ED%95%99-%EC%9A%A9%EC%96%B4%ED%95%B4%EC%84%A4%EC%A7%91%E3%80%8B%EC%9D%84-%EC%9D%BD%EA%B3%A0

《인지학 용어해설집》을 읽고

 
https://steinerinstitute.tistory.com/entry/%EB%B3%B4%ED%8E%B8%EC%9D%B8%EC%A7%80%ED%95%99-%EC%9D%BC%EB%B0%98%EC%9D%B8%EA%B0%84%ED%95%99

보편인지학? 일반인간학?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dDPImB6tWM57WzjI8uxq0wrx1I2QfACPx_grWdq4mQH65Aqw/viewform

한국발도르프학교연합의 승소를 희망합니다

 
 
https://cafe.naver.com/freeeducom/2284

<양평자유학교에 대한 학교연합 및 일부의 왜곡에 대한 양평자유학교의 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