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인지학에서의 'Imagination'이라는 용어에 대하여 본문

인지학

인지학에서의 'Imagination'이라는 용어에 대하여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19. 2. 6. 00:09

* 인지학 용어 중에서 번역하기 가장 어려운 말 중의 하나가 'Imagination'일 것입니다. 영어로는 'imagination' 또는 'picture form'으로 번역하기도 합니다. 중국에서는 觀象(관상)으로 번역을 통일했는데, 국내에서는 '상상' 또는 '상상력'으로 쓰거나 타카하시 이와오의 일역을 재번역해 '형상작용'으로 쓰기도 합니다. 최근에 슈타이너 전집번역위에서는 <철학 우주론 종교>를 출간하면서 '이미지적 상상' 또는 '이미지를 통한 상상'으로 옮기기도 했습니다. 


Henk van Oort의 인지학 용어사전 <Anthroposophy A-Z>의 뜻풀이는 대략 이렇습니다.



"Imagination(상상)은 정신 입문의 첫 번째 단계를 말하며, 생각하기(das Denken; thinking) 능력과 관련이 있다. 이것은 감각 세계를 완전히 배제한 상태에서 순수하게 관조하는 사고를 통해 일구어낸 형상적 상상(Die bildiche Imagination)’을 뜻한다. 루돌프 슈타이너는 감각 세계의 지각에서 얻은 표상을 형상적 상상과 구분하기 위해 일상적 상상(Die Gewohnliche Imagination)’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일상적 상상과 달리 형상적 상상, 다시 말해 우리 내면의 형상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은 진정한 지각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예지적인(Clairvoyant) 상상적 지각은 직접적으로 이해하지 못한다 해도 일어날 수 있지만, 정신 수련을 거친 뒤에야 상상은 그 자신의 의미를 드러낼 수 있다. 상상은 전체 물질세계의 근간을 형성하며, 물질세계 이면의 정신적 설계도(plan)’로 볼 수 있다. 그것은 집을 설계하기 시작한 건축가의 초기 설계도에 비유할 수 있다. 이 세상의 모든 물질 존재는 정신적 상상이 응고되어 변형된 것이다. 상상을 관조하는 사람은 천상의 세 번째 위계의 활동에 닿아 있다. 누군가 상상을 지각한다면 그는 물질적 대상을 인식하는 동시에 그 대상 이면의 정신적 설계도에 대해서도 인식할 수 있다."



여기에서 알 수 있는 것은 Imagination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상상'이라는 의미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정신 입문의 세 단계는 Imagination, Inspiration(영감), Intuition(직관)입니다. 일본에서는 이 세 단계를 영시, 영청, 영적 합일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잠정적으로 'Imagination'을 '형상적 상상'으로 통일하면 어떨까 합니다. 이 개념 문제에 대해 먼저 고민하고 논문으로 발표하기도 했던 최숙연 선생님의 글을 소개합니다.


(2010년에 발표된 이 논문에서도 인지학 용어들이 혼재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혼란을 막기 위해 제가 정리한 용어 몇 가지를 미리 제시해 놓겠습니다.)


영, 혼, 몸 -> 정신, 영혼, 신체

공감 -> 호감 (Sympathie/sympathy)

환상 -> 판타지(상상) (Phantasie/fantasy)

도덕적 환상 -> 도덕적 판타지(상상)

* Phantasie를 '환상'이라고 번역하면 Illusion과 착각하기 쉬울 것입니다. 인지학에서 Phantasie의 의미는 '환상'이나 '공상'도 있지만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상상'에 더 가깝다고 봅니다. 저는 그냥 '판타지'라고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표상 : Vorstellung. 외부 세계의 대상을 마음속에 나타내는 것.









슈타이너의_상상력_개념과_전인교육.pdf



* 판타지, 상상, 표상 등의 개념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으신 분들은 <일반인간학> 또는 <인간에 대한 보편적인 앎> 2강을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철학 우주론 종교>도 많이 구입해 주시길요.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