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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인터뷰] 뉘른베르크 발도르프 학교의 도리스 쉬러(Doris Schürer)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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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뉘른베르크 발도르프 학교의 도리스 쉬러(Doris Schürer)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19. 12. 3. 11:44

 

- 학교 소개와 학교 운영에 대해 말해 달라.  

“이곳 발도르프 학교는 12년제이며 학생 수는 1000명 정도다. 우리 학교 대표는 임명직이 아니라 선출직이다. 나는 현재 발도르프 학교에서 40년 정도를 보냈고 교사들을 교육훈련하는 직책을 맡고 있다. 지금은 외국과도 교류가 많아 일본을 14번, 한국도 7번이나 다녀왔다. 일본, 한국 모두 발도르프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생각한다.


독일 전국에 있는 발도르프 학교는 약 250개로 슈타이너 철학은 공유하지만 각각 독립적이다. 직접 학교의 대표를 맡은 적도 있고, 발도르프 학교 자격을 인증하는 역할을 하는 직책에도 있었다. 적어도 한 명의 교사가 발도르프 교육을 받아야 허가가 되는데 기본 8년이 걸린다. 여기 오랫동안 있었던 교사들은 자체적으로 학교를 세울 수 있는 자격여건을 가질 수 있다. 가까운 남부에도 있고 인근 도시에도 있다. 마치 캥거루가 새끼를 낳아 키우듯이 그렇게 조금씩 발도르프 학교 수는 늘어나고 있다.” 

 


- 발도르프 교사가 되는 과정은?  


“물론 발도르프 교사가 되는 과정은 간단치 않다. 발도르프 학교는 전적으로 교사의 자유에 의해 교육과 수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교사교육 역시 자유롭게 이뤄진다. 발도르프 학교 교사교육과정은 학교마다 다르지만 대개 2~3년 과정으로 이뤄진다. 보통 1년 과정은 인간의식의 발달 단계, 인지학, 명상하는 방법, 서구 사회에서의 윤회와 카르마, 다양한 예술 활동으로 이뤄진다. 2학년 과정은 아동발달과 발도르프 학교 교육과정에 관한 심화학습, 교사를 위한 내용, 3학년 과정은 자기 특정 분야(유치원 과정 또는 1~8학년 과정)를 결정하며 연구하고 그 결과를 졸업논문으로 쓰게 된다. 이상의 전일제 교사교육과정 프로그램 외에도 교사를 하면서 계속적인 자기 교육을 위한 과정도 있다. 이 과정은 주말과 방학을 이용한 워크숍을 통해 이루어진다. 오이리트미(언어를 동작으로 표현하는 예술), 명상하기, 인형 만들기와 인형극, 아동발달과 이야기, 농장 일하기 등 예술 활동과 수공예활동 등으로 구성된다.” 

 


- 발도르프 학교는 입시교육과정이 없는가?

  
“발도르프 학교도 공립학교과정처럼 수능(아비투어)을 보는 입시교육과정은 똑같이 갖고 있다. 수학, 독일어, 영어도 있고, 발도르프 예술교육과정과 완전 독립해 따로 가지고 있다. 물론 발도르프 예술교육 수업시간은 일반 학교보다는 훨씬 많지만 예술교육에 대한 시험은 없고 테라피 수준으로 대체된다. 수학수업에 최소 30분 정도는 음악, 악기 등 수업이 들어간다. 그 30분도 정규수업으로 들어간다. 일반과목과 예술교육이 엄격하게 분리되지 않고 또 별도로 음악수업, 수공예수업은 따로 들어가 있다. 발도르프 학교는 루돌프 슈타이너 이론에 따라 교육을 한다.  

 


- 인지학의 발달 이론에 맞춰 나이에 맞게 수업을 한다는 것은?  

 

"10살 이전에는 몸을 많이 쓰는 율동동작을 하고 있다. 10살이 넘어서면 스포츠 수업은 있지만 몸을 쓰는 활동은 줄여나간다. 특히 10살 이하 아이들에게 그림을 많이 활용해 수업한다. 기본적인 교육을 하면서 그 나이에 맞는 특성들이 교육을 통해 저절로 나오게 하는데 6살 정도 아이는 상상력이 풍부하니 그것에 초점을 맞춰 수업을 한다든지 하고 있다. 대개 마술적인 생각, 상상과 환상적인 생각도 많이 하기에 그림으로 만든 교재로 수업한다. 6~8살 시기에는 쓰기, 읽기, 산수 등을 배우는데 그림이 있는 이야기책을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9살이 되면 아이들이 현실적이 되고 그때부터는 수공예나 직업과 관련한 기술을 배우는 직업학교 수업으로 넘어가는데 이런 어린이 과정은 일본이나 한국이 다 같은 과정으로 하는 것 같다. 12학년이 되면 학생들이 사회적으로 법, 규칙, 질서 같은 것에 관심을 갖게 되는데, 예를 들면 로마법이 처음 만들어졌으니 로마법 이야기를 들려준다. 시 수업을 한다면 그 나이에 맞는 시를 찾아서 수업을 진행하는 식이다. 일반학교와 이곳 발도르프 학교의 큰 차이는 처음 1~2학년 동안 수업을 아주 천천히 진행한다는 것이다. 그 이후에는 속도가 비슷하다. 기존 산수, 글 읽기, 글쓰기를 배우는 것은 일반학교와 비슷하다.

우리 발도르프 학교 학생들 90% 정도는 수능을 본다. 수능을 보지 않는 학생들은 따로 직업학교 같은 ‘레알 슐레’로 간다. 우리 학교도 목공예라든지 열쇠공, 목공방이 있고 그런 학교로 보낼 수도 있다. 이런 직업학교로 가는 학생들도 수능을 보는 학생들이 많다."

 


- 발도르프 학교에서 예술교육은 한다는 것을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가?  

 

"수능을 보지 못하는 학생들은 학습능력이 조금 뒤처지는 학생이라 자존감이 떨어질 수 있지만 손으로 만드는 성취감을 통해 자존감을 높이면 수능을 볼 수 있는 자신감을 얻어 다시 시험을 친다고 보면 된다. 이런 과정 없이 수능을 보면 실패할 확률이 있는 학생들도 그런 과정을 통해 나아간다. 특히 뇌른베르크 학교 근처에는 수공업이 발달한 산업체가 있어서 자신의 완성품인 열쇠나 탁자를 만드는 일 등의 과정을 거쳐 자신감을 갖는다.


수공예 수업을 하는 것은 자신이 창조물을 만들었다는 성취감이나 자신감이 중요하기 때문이지 예술가를 만들려는 수업이 아니다. 자기 스스로 뭔가를 만들어냈다는 자신감이 중요하지 전문적인 예술가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발도르프 학교를 나온 학생들이 예술가가 되는 비율을 보훔 루르 대학교에서 연구했는데 그 비율이 생각보다 적었다."



- 한국에서 발도르프 예술교육은 단지 예술가를 기른다는 편견이 있는데?  

 

"한국 부모님들을 만나면 발도르프 학교를 보내면 혹시 수능시험을 보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그런 것과 전혀 관련이 없다. 독일도 30년 전만 하더라고 남자들은 공립학교를 보내고 여자아이들을 주로 발도르프 학교로 보내는 경향이 강했는데 지금은 완전히 변했다. 일본의 경우도 같은데 10년 정도만 발도르프 학교를 보내고 이후에는 수능을 대비하는 식으로 했는데 지금은 12년제를 다녀도 수능을 잘 볼 수 있다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국가에서 하나도 지원받지 못해 부모들이 재정과 교사 급여를 책임져야 하니 교사들이 급여를 적게 받고 있었다. 독일은 발도르프 학교 교사 급여가 일반학교와 급여가 똑같이 나오고 있다. 정규과목에 대한 교사 급여는 국가가 부담하지만 공인받지 못한 정원 수업 등은 급여가 나오지 않기에 교사들이 십시일반 연대의 힘으로 똑같이 지급하고 있다. 또 국가에서 인정받지 못한 수업이 이뤄지는 공간은 부모들이 기부한 돈으로 만들고 있다. 교육비가 무료이기에 추가적인 공간은 부모들 기부로 만들고 있다.  

 

발도르프 교육 내용들 중 시, 음악, 노래, 율동, 정원관리, 수공예, 목공예 등은 당연히 슈타이너 이론에서 언급된 내용으로 그 수업시간을 얼마로 해야 한다든지 하는 것은 나와 있지 않지만 발도르프 학교에서 진행되는 과목이나 요소는 다 가지고 있고 학교마다 중점을 두는 비율은 다르다. 이런 연구는 슈타이너 개인이 한 것은 아니고 이후에 인지학 그룹에서 연구해 만든 것이다.”

 

 

 

 

* 문장 일부를 수정했습니다.

 

http://www.usjournal.kr/news/newsview.php?ncode=1065558690743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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