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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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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도르프교육학

저학년 아이들과 만나기 위해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17. 11. 29. 10:53

저학년 아이들과 만나기 위해


타이너사상연구소 김훈태





1,2학년 아이들의 담임교사가 된다는 것은 

'이상한 나라'에 회오리 바람을 타고 날아간 것과 비슷합니다. 

아이들은 생명력으로 가득 차 끊임없이 움직이려고 하고 

판타지 속에서 꿈을 꾸는 듯합니다. 

누구나 선생님에게 사랑 받고 싶고 인정 받고 싶어 하지요.

이때 교사는 아이들 속에서 오직 유일하게 자아가 독립된 성인입니다.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일체감을 느낄 수 있는 동시에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아이들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선생님이 지나갈 때, 의자에 앉아계실 때 아이들은 다가와 안기고 싶어 할 것입니다.

다리를 붙잡고 늘어지는 아이, 무릎 위에 올라오는 아이, 등 뒤에 매달리는 아이...

교사는 아이들에게 경계를 분명히 지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선생님의 허락을 받아야 안길 수 있다는 것, 팔 길이 만큼은 떨어져야 한다는 것을

학기 초에 분명히 주지시켜 주어야 합니다.

아이들을 안아주고 손 잡아 주는 일은 꼭 필요하지만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은 아이들을 위해서도 좋지 않습니다.


간혹 질서가 전혀 없고 아이들 목소리가 너무 커서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는 교실이 있습니다.

담임선생님은 담임선생님 대로 목청을 높이지만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교사는 차분하게 상황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스스로 마음이 흥분되지는 않았는지, 화가 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며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 다음에 행동에 나서는 게 좋습니다.

아이들의 소란스러움에 휩쓸린 상태로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하는 건 아무런 효과가 없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에도 자기 호흡을 잘 관찰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마음이 동요하면 호흡이 거칠어집니다.

'아, 내 호흡이 거칠어졌구나' 하는 걸 알아차리고 잠깐 기다리면 다시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교사의 권위는 내적 중심이 확고할 때 생깁니다.

고요한 가운데 아이들을 올바로 이끌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아이들도 교사에게 권위를 부여합니다.

그리고 어린아이들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즐겁게 놀고 싶고 마음껏 소리 지르고 싶은 존재입니다.

본능과 충동이 그렇게 이끕니다.

교사는 여기에 질서와 리듬을 가져와 아이들을 인간의 문화로 이끌어 주어야 합니다.

예술적인 작업들이 선생님을 도울 것입니다.

우선 노래를 가져옵니다.


1,2학년 아이들에게 "바르게 서!", "가만히 있어!"라고 지시하는 건 별 효과가 없습니다.

오히려 둥글게 설 때, 책상을 옮길 때, 수업을 시작할 때, 하교할 때 특정한 노래를 부르는 게 효과적입니다.

교사가 노래를 시작하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따라합니다.

착한 아이들은 바로 따라 부르고 정신 없는 아이들도 차츰 노래 속에 들어옵니다.

특정한 활동을 할 때 특정한 노래를 부르면 마술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아이들은 노래를 부르기 때문에 떠들지 않고, 노래의 아름다움에 젖어듭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활동을 할 마음의 준비를 합니다.


이어서 간단한 박자활동을 합니다.

박수와 발구르기, 무릎치기 같은 동작들을 세 박자, 네 박자, 또는 일곱 박자 등으로 

교사가 시범을 보이면 아이들은 재미있게 집중하며 따라할 것입니다.

박자치기와 노래를 함께 해도 좋습니다.

다양한 손유희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그렇게 집중이 되었을 때 발화를 합니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한두 가지, 두세 가지 요점을 반복해 정확히 지시합니다.

만약 전체 활동에 따르지 않고 계속 엉뚱한 짓을 하는 아이가 있으면 미리 경고를 한 뒤에 배제합니다.

준비가 되지 않으면 무엇이 되었든 할 수 없습니다.

이 점을 명확히 하시기 바랍니다.

교사도 수업에 대한 명확한 상이 없고 활동에 대한 준비가 없으면 올바른 수업을 할 수 없습니다.


리듬감이 너무 없는 아이들이라면 콩주머니를 많이 활용합니다. 

콩주머니를 그냥 나눠주면 반드시 마구 던지는 아이가 생깁니다.

바르게 선 아이들만 나눠주되 받으면 꼭 머리 위에 올려두게 합니다.

그러면 장난을 치지 못하고 바르게 서 있게 됩니다.

둥그렇게 서서 콩주머니를 옆으로 돌리는 활동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실 겁니다.

계속 콩주머니를 받기만 하는 아이, 자꾸 흘리는 아이가 여럿 있기 때문입니다.

인내심을 갖고 평온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힘이 듭니다.

콩주머니를 돌릴 때는 "내 손, 친구 손"을 반복하거나 간단한 노래를 하면서 돌립니다.

2학년 아이들이라면 구구단을 외우며 돌릴 수도 있습니다.

활동이 끝나면 바구니를 교실 가운데 놓고 한 명씩 콩주머니를 집어넣게 합니다.

처음엔 콩주머니를 머리에 올려놓고 가서 집어넣고, 

나중에는 어깨나 등, 가슴, 발등에도 올려놓을 수 있습니다.

바르게 준비된 사람만 먼저 시켜도 좋고, 차례대로 출발하게 해도 좋습니다.


다같이 둥그렇게 서서 재미있는 리듬활동과 율동을 할 때 훼방을 일삼는 아이가 있다면 자리에 앉게 합니다.

화를 내면서 지시하는 게 아니라, 정말 안타깝지만 규칙이 그렇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못한다는 걸 부드럽게 알려줍니다.

이러한 지시에도 따르지 않고 고집을 부린다면 모든 학생의 활동이 중단됩니다.

교사는 이 장난꾸러기와 진지하게 대화하고 따로 시간을 내어 개인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게 좋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잘하려고 애쓰는 아이들입니다.

교사는 이 아이들에게 더 시선을 주어야 하고, 구체적인 칭찬을 반복해 주어 다른 아이들이 모방하게 합니다.

아이들의 잘못에는 단호하게, 잘했을 때는 아주 친절하게 접근합니다.

그리고 교사가 바라는 것을 세 가지 정도 반복해서 분명하게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1. 바르게 앉고 바르게 서기 2.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어주기 3. 장난을 치다가도 할 때는 하기

이 세 가지를 늘 말해 줍니다.

그리고 눈여겨 보았다가 몇몇 아이를 칭찬해 주지요.

그렇게 교실에 긍정적인 기운이 가득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하루에 한 가지씩 이야기를 들려주는 게 좋습니다.

1학년 아이들이라면 전래동화, 세계민담, 치유동화, 그림형제 이야기 등을 들려줍니다.

선생님이 직접 지은 이야기라면 더욱 좋습니다.

교실 상황에서 필요한 이야기를 자연물을 비유하여 직접 만들어 들려주는 것입니다.

2학년 아이들이라면 우화이야기와 성인이야기를 들려주는 게 좋습니다.

아이들은 이야기 듣는 시간을 무척이나 기다릴 것입니다.

만약 준비가 안 되어 있고, 너무 떠든다면 잠시 기다렸다가

"오늘은 못 들려줄 것 같구나. 조금만 더 기다려볼게."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떠드는 친구의 입을 막으면서 눈을 반짝일지도 모릅니다.

이따금 "선생님, 저 그 이야기 알아요!"라고 하는 친구가 있기도 한데,

그때 마음 상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 아이는 단지 그 이야기를 안다는 걸 말하고 싶었을 뿐일 테니까요.

저는 그런 경우 말하지 않고 손을 반짝반짝 흔들라고 합니다.

눈짓으로 알아주기만 해도 아이들은 잘 듣습니다.

이야기를 들려주기 전에, 그리고 들려주고 난 다음에도 짧은 노래를 하면 좋습니다.


1,2학년 담임 선생님들의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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