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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2023 국제회복적정의주간] 회복적 생활교육으로 세우는 회복적 학교 Book Concert 본문

책소개 및 서평/회복적 정의 및 비폭력 대화

[2023 국제회복적정의주간] 회복적 생활교육으로 세우는 회복적 학교 Book Concert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3. 12. 15. 09:56

2023 국제회복적정의주간 l 회복적 생활교육으로 세우는 회복적 학교 l Book Concert l 

서동욱 팀장 한국평화교육훈련원 l 김애경 교사 l 오세연 교사

 

https://youtu.be/ZekgnxhqP9E

 

 

회복적 생활교육으로 세우는 회복적 학교 - Book Concert

 

서동욱 팀장 한국평화교육훈련원

 

해외연수를 영국으로 갔을 때 벨린다 홉킨스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그때 학교는 회복적 학교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말씀이 굉장히 마음에 와 닿았다. 회복적 생활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벨린다 홉킨스의 말처럼 학교에 회복적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기존의 책들은 회복적 생활교육의 방법론이나 프로그램 중심이 많다. 시중에 번역서들은 다수 있지만 우리 실정에 맞는 책들은 찾아보기 힘들고 회복적 정의 철학이나 신념에 대한 토대가 약하다는 생각에 회복적 생활 교육으로 세우는 회복적 학교라는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이재영 원장의 회복적 정의, 세상을 치유하다는 회복적 정의 철학을 바탕으로 그동안 현장에서 실천했던 회복적 생활교육 내용과 가정, 학교, 직장, 사법 등으로 확장되어가는 회복의 이야기들을 통하여 회복적 정의 패러다임이 확장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럼에도 학교 현장에서 실천하는 데 더 도움받기를 바라는 갈증은 여전하다. 학교 현장은 여전히 방법론과 프로그램에 집중하다보니 토대가 부족하다는 진단을 했다. 회복적 정의의 철학과 이론의 토대 위에 실천이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이 책을 준비하게 되었다.

 

회복적 생활교육으로 세우는 회복적 학교는 이론편과 실천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직도 학교에서는 응보적 정의에 기초한 방식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첫 장에서는 회복적 정의 철학이 무엇인지를 소개하였다. 두 번째 장에서는 회복적 생활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적용되기 위해 필요한 내용을 다루었다.

 

회복적 생활교육에는 수치심 다루기, 회복적 공동체를 평화롭게 세워가기 위한 이해, 회복적 생활교육의 이정표를 정리하였다. 특히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학생들의 어려움과 필요는 회복적 정의 패러다임이 학교에 문화로 정착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회복적 생활교육이 많이 확산은 되었지만 아직 프로그램이나 방법론에 그치고 있다. 학교 문화를 전반적으로 바꾸어내는 방향으로 이해되고 인식되기 위해서는 회복적 정의 패러다임의 이론적 토대가 굳건해야 한다.

 

학교 현장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기 위해 실제 사례들을 기반으로 개별학교에서 회복적 학교 문화를 만들어 가는 데 긍정적인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성을 안내하려고 노력하였다.

 

특히 김해 봉황초등학교가 회복적 학교를 시도한 3년간의 이야기 이후 상황을 살펴보았다. 최근 봉황초의 회복적 학교 시도는 7년차가 되고 있는데 아직도 그 시스템이 유지되고 있다. 봉황초의 회복적 학교 이야기를 거울삼아 개별학교에서도 회복적 학교 문화를 만들어가고 장기적인 계획을 통하여 회복적 학교 문화가 정착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최근 회복적 생활교육과 학교 지원을 위한 시스템 구축을 위해 강원도, 대구, 제주 등 여러 지역에서 시도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이 유행처럼 다시 시들어지는 흐름이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있다. 이제 회복적 생활교육을 학교 차원에서 전개해 나가고 그 시스템이 잘 구축될 수 있도록 지원체계가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

 

실천편은 학교 현장에서 실제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람이 있다. 회복적 생활교육의 기본실천으로 회복적 질문, 존중의 약속 만들기, 공동체 서클, 평화 감수성 훈련 등이 있다. 기본 실천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학기 초에 어떻게 학급을 운영해야 되는지를 함께 고민하고 서클을 통하여 나누어야 한다.

 

학생들이 서클이나 약속 만들기 등 다양한 활동으로 경험은 하지만 회복적 정의보다는 응보적 정의의 사고에 익숙한 것 같다. 잘못된 행동을 하면 오리걸음 하기, 반성문 쓰기, 벌금 내기 등 응보적 패러다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회복적 정의로 사고를 전환하기 위해서는 평화감수성 훈련을 통하여 관계성과 사회성이 키워져야 한다.

 

공동체 안에서 다양한 갈등이나 문제들을 회복적 접근을 통하여 접근하여야 한다. 서클을 통하여 공동체 안에서 회복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례들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공동체를 위한 회복적 실천이 되기 위해서는 선생님들 간의 관계성도 중요하다. 선생님들을 위한 서클 시스템을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 따라서 선생님들의 실천 사례들도 다루었다. 학교 문화를 바꾼 회복적 학교 이야기로 봉황초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리고 실천 편에서는 존중의 약속을 만든 사례, 학생의 성장을 돕는 대면 서클 사례를 정리하였다. 회복적 질문을 수업에 적용해본 사례, 회복적 대화모임으로 갈등을 해결한 사례, 학급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화로 풀어낸 사례 등은 현장의 선생님들이 적용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회복적 학교 문화를 구체적으로 풀어 나가는 것은 현장에 계신 선생님들의 몫도 있다. 선생님들이 실천하고 학교에 회복적 정의의 뿌리가 내려지는 데 도움이 되고 힘이 되면 좋겠다. 선생님들이 학교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계신데 지금은 개별적으로 고군분투하고 계신 것 같다. 향후 학교 안에 관계를 형성하고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통해서 아이들도 관계성과 공동체성을 경험할 수 있는, 모두가 행복한 학교 문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우리가 회복적 생활교육을 여러 모양으로 하고 있지만 목표지점은 학교에 회복적 문화를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존중, 관계성, 책임 등 다양한 가치들이 학교라는 공동체 속에 단순한 프로그램을 넘어서 문화로 자리 잡아야 되는 것이 한국사회, 한국학교에 요구되고 있다.

 

회복적 생활교육이 빠른 유행처럼, 빠른 트랜드처럼 올라갔다가 사라지는 방향들이 있었던 것 같다. 근데 이러한 경향은 지양될 필요가 있고 조금 더 교육운동으로서 학교 안에 회복적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데 회복적 생활교육이 기여하는 바가 있어야 된다. 교실까지 침투해오는 사법화를 극복하고 아이들의 관계 단절이나 어려움들은 극복해가는 방향과 흐름으로 학교 안에 자리매김하면 좋겠다.

 

코로나 시대를 지나오면서 아이들은 관계의 기술이 떨어져있다. 코로나 시대를 지나온 학교에 회복적 생활교육은 더욱 필요하다. 학습을 가르치는 능력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촉진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지금 빠르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지나고 있는데 관계성에 대한 역량과 자질은 AI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부분이다. 공감능력이나 의사소통 능력, 갈등해결 역량 등은 선생님들이 회복적 생활교육의 패러다임과 실천을 통해서 방향성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학교 안에 선생님들이 문제를 교육적 접근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학교에 자율성이 더 부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자율성을 바탕으로 선생님들이 전문성을 발휘하여 분쟁을 해결해갈 수 있는 역량과 전문성이 함께 높아져야 한다. 그 전문성은 갈등을 해결하거나 코로나를 지나온 아이들이 관계를 잘 맺도록 돕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 책의 표지는 무지개 색깔에 손바닥이 도장처럼 찍혀있다. 학교 문화를 만들어가고 세워가는 데 있어서는 교육의 다양한 주체들이 협력해서 만들어가야 한다는 상징성을 담고 있다. 무지개를 둘러놓으니 학교 운동장처럼 보인다. 다양한 아이들의 관계의 경험들, 공동체의 다양한 경험들, 학교공동체 구성원들과 학교 밖에서 학교를 지원하는 주체들의 목소리도 반영된다는 의미의 표지이다.

 

 

김애경 교사 의정부 금오중

 

고등학교 교사로 있을 때 생활교육이 너무 힘들었다. 교직원 연수에서 이재영 원장님의 회복적 정의에 관한 강의를 처음 들었을 때는 너무 이상적이고 우리나라 현실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강의 중 그래서 피해자의 피해는 회복되었습니까?”라는 질문에 긍정적인 충격을 받았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기강을 잡기 위해서 엄벌이 필요하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학교에 학폭사건이 터져서 대화모임을 코피에 의뢰하였는데 놀라울 정도로 변화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감동하게 되었다. 극적으로 화해가 이루어지고 자발적 책임을 지는 모습에서 공교육의 희망을 보게 되었고, 그때부터 친구들에게 연수를 소개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중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존중의 약속 만들기를 통하여 미인정지각, 교복, 타반출입금지, 수업시간 잠 등에 관하여 스스로 약속을 만들고 자발적 책임을 지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회복위원회를 구성하여 갈등이 있는 학생들을 점심시간 25분 동안 중립적인 제3의 학생을 포함시킨 대화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직면의 과정과 회복적 질문의 과정은 피해학생뿐만 아니라 가해학생과 참여학생까지도 관계와 공동체성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출판된 회복적 생활교육으로 세우는 회복적 학교는 그간에 우리나라에서 펼쳐졌던 회복적 생활교육의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것을 한 곳에 모아 놓은 것 같다. 이 책 하나면 다 되는 단권화된 책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저기서 활동했던 선생님들의 노력들을 한 곳에 모아서 정리했다는 게 좋다.

 

학교 현장에서 같은 질문이어도 다른 결과가 나올 때가 많았다. 그 이유는 철학의 문제였던 것 같다. 그러니까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똑같은 질문을 하고 똑같은 순서대로 쭉 하지만 그 학생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목표가 무엇이고, 공동체를 다시 회복하는 것이 목적인지, 이런 철학이 기반되지 않으면 똑같은 매뉴얼대로 하지만 다른 결과가 나왔던 것 같다.

 

이 책의 앞부분에 200페이지나 이론이 들어가 있는 것이 마음에 든다. 이론이 탄탄해야 방법에 차이가 있더라도 큰 문제없이 될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목표인 평화나 공동체 회복을 향해 갈 것 같아서 다 모여 있는 사전과 같은 이 책이 많이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교사용 지도서 같다. 교사들이 접근할 수 있는 교사들 책상에 한 권씩 놓여 있어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읽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오세연 교사 김해 덕정초

 

김해 봉황초는 7년째 회복적 학교라고 할 수 있다. 2015년에 경남형 혁신학교인 행복학교가 처음 시작되었고 김해 봉황초가 1기 혁신학교가 되었다. 그때 생활지도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때 하경남 선생님과 도장학사의 회복적 도시 사업에 대한 제안에 따라 코피의 이재영 원장의 설명회가 있었다. 그때 설명한 회복적 도시는 학교의 어려운 상황에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만들어져 회복적 학교의 방향성을 잡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학교 내 저항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교직원 연수에 참여한 선생님들은 회복적 정의 철학에 동요하였다. 2018년에는 현장 연구 주제가 회복적 학교였다. 교장, 교감, 인성부장을 비롯한 많은 선생님들이 연구 담당자가 되어 1년 과정의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처음에 인성부장을 꺼려하는 학교였는데 2017년 이후 학교폭력이 눈에 띄게 감소하였다. 이러한 상황은 선생님들의 동기부여가 되었다.

 

회복적 학교 문화가 지속되게 된 것은 선생님들이 바뀌어도 시스템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새학년 워크샵에서 회복적 생활교육을 하는 회복적 학교라는 인식을 다지는 시간을 갖는다. 회복적 학교에 대한 철학을 공유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교사들이 매해 회복적 생활교육에 관한 연수를 듣는 문화가 지속되고 있다. 따봉(따뜻한 봉황)이라는 동아리를 만들었는데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구성원이 바뀌어도 서로 나누고 흡수하는 문화가 유지되는 것은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또래조정을 담당했던 교사가 다른 학교로 전근했지만 남아 있는 상담교사가 이어받아 지금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철학이 바탕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현장에 있는 교사들이 제일 반기는 책일 것 같다. 누가 회복적 생활교육에 대해 알고 싶다, 좀 추천해달라고 하면 제일 먼저 추천할 책이다. 지금까지 나온 책 중에 철학의 베이스가 부족한 방법론이나 프로그램 책들보다 잘 충족할 수 있는 종합백과사전 같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교사라면 책꽂이에 두고 볼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앞에 이론 부분도 좋고 뒤에 실천편도 너무 좋다. 함께 읽고 이야기하고 이 책을 바탕으로 한 해를 시작하는 문화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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