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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대화의 구조: 회복적 사법 절차의 "마법"과 잠재력을 설명하기 위한 하버마스의 담론이론 탐색 (4) 본문

회복적 정의+비폭력 대화/대화의 구조

대화의 구조: 회복적 사법 절차의 "마법"과 잠재력을 설명하기 위한 하버마스의 담론이론 탐색 (4)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5. 1. 15. 14:30

하버마스 이론의 이 측면을 회복적 대화모임과 연관시키면, 이러한 주제화가 대면 절차 안에서 두 가지 수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 흥미롭다. 첫째, 이러한 주제화는 위에서 예로 든 것과 같이 대화모임에서 벌어지는 대화 내 개별적인 발화 행위에서 볼 수 있다. 둘째, 주제화는 대화모임의 다양한 단계 안에서 더 큰 규모로 볼 수도 있는데, 주제와 전반적인 논의가 특정 주장을 중심으로 주제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대화모임 절차가 시작될 때, 참가자들은 회복적 사법 절차의 중심에서 사건을 둘러싼 사실을 이야기하면서 시작한다. 이 대화모임의 단계는 진리 주장에 중점을 두거나 강조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단계에서 다른 타당성 주장을 주제화하는 발화 행위가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이 단계 동안 대부분의 발화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진리 주장을 강조한다. 많은 대화모임 절차의 두 번째 단계는 사람들이 어떻게 느꼈는지와 사건으로 인해 겪었을 수 있는 피해에 초점을 맞춘다. 따라서 이 대화모임의 단계는 진실성 또는 정직성 주장을 강조한다고 할 수 있다. 대화모임 절차의 마지막 단계는 피해를 배상하고 손상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대화모임 절차의 이 단계는 규범 또는 정당성 주장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 사실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해, 어떤 잘못이 저질러졌고 그러한 잘못을 어떻게 바로잡아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할 시간이 있다. 사실에서 감정, 관계 회복으로 이어지는 대화 절차에는 자연스러운 리듬이 존재하지만, 대화는 결코 완전히 구획화되지(compartmentalized) 않는다. 대화 참가자는 대화 도중 언제든지 세 가지 타당성 주장 중 하나를 주제화하는 발화 행위를 표현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대화가 객관적, 주관적, 사회적 세계에 상응하는 구조를 갖는 개별적인 발화 행위로 구분될 수 있으며, 이러한 발화 행위에 보편적으로 내재된 것은 진리, 진실성, 정당성에 대한 타당성 주장이라는 것을 보았다. 이 세 가지 주장은 각 발화 행위에서 모두 제기되지만, 주어진 시간에 강조되거나 주제화되는 주장은 단 하나뿐이다. 이러한 이론적 근거도 중요하지만, 하버마스 이론의 핵심이기도 한데, 개인들이 언어를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은, 타당성 주장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주장으로 제기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주장은 절대적이지 않고 그저 주장이나 명제일 뿐이기 때문에 하버마스가 "논증"이라고 부르는 과정을 통해 도전, 비판, 방어 및 수정될 수 있다.

 

모든 발언에 대해 타당성 주장이 제기되므로 대화에 참여할 때마다 청자는 발언을 듣고 세 가지 가능한 행동 방침을 갖는다. 1) 진술과 관련된 타당성 주장을 수용할 수 있다(제시된 주장과 관련하여 "" 또는 수용 입장을 취함). 2) 진술을 거부하고 제기된 주장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제시된 주장에 대해 "아니오" 또는 거부 입장을 취함) 이 단계에서 논증 과정이 시작된다. 또는 3) 문제를 미결로 남겨둘 수 있다.

 

청자가 제시된 발언 및 타당성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이의가 없으므로 정당화가 필요하지 않다. 당사자 모두는 그 주장에 동의하고 말한 내용에 대한 이해와 협약이 이루어졌다고 가정한다. 반면에 청자가 제시된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화자는 주장을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를 정당화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그 주장이 문제가 되고 이의가 제기되었다고 할 수 있으며, 화자는 청자가 진술을 진리, 진실성 또는 정당성이 있다고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화자가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고, 방어하며,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면, 담론은 제기된 주장이 타당하다는 협약으로 끝난다. 반면에 청자가 제기된 주장을 계속 거부하고 이의를 제기하면 담론 또는 "논쟁(argument)"*은 이유를 제시하고 비판하면서 계속되거나 당사자는 일단 문제를 미결로 남겨두기로 결정할 수 있다. 이러한 논증은 미결로 남겨두지 않는 한 비판받는 타당성 주장이 이유를 통해 입증될 때까지 계속된다.

 

* 이 논증(argumentation) 과정은 정교한 과정일 필요는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또한 청자가 취하는 입장이 반드시 명시적일 필요도 없다. 예를 들어, 듣는 사람이 ", 나는 당신이 제시한 진실성 있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어요"라고 말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리고 종종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거부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히지도 않는다. ", 당신은 진실성이 없군요." 대신에 타당성 주장의 수락 또는 거절과 그 주장이 제기된 발화 행위가 듣는 사람의 반응에 암묵적이고 미묘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하버마스가 사용하는 '논증'이라는 용어는 고성이 오가는 토론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여기에는 토론 또는 심의와 같은 다른 용어를 사용할 수 있으며 더 나은 방식으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용어를 사용하든 그 과정은 여전히 동일하며 미묘하고 초보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앞서 회복적 절차의 기본 원칙인 책임에 대해 내가 언급한 내용과 다시 한번 일치한다. 한 당사자가 말한 것이 참이 아니거나, 진실하지 않거나, 정당하지 않다고 여겨지면, 절차 내 다른 사람들은 그 당사자에게 책임을 묻고 그 개인에게 이의를 제기할 것으로 기대된다. 만약 화자가 자신이 말한 것이 사실인지, 진실한지, 또는 정당한지 말할 수 있다면, 다른 사람들은 이를 이해하고 다른 문제로 넘어갈 수 있다. 화자가 적절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화자에게 책임을 묻는 다른 사람들은 화자가 자신의 입장을 반성하고 바꿀 것을 기대한다.

 

하버마스가 말한 "주장에 대한 근거"란 단순히 정당화를 제공하는 것, 또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적절한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다. "근거 제시"는 이의를 제기하고 방어하는 타당성 주장에 따라 조금씩 다른 형태를 띤다. 예를 들어, 진리 주장의 근거를 제시하거나 정당화하려면 어떤 상황이 존재했음을 입증해야 한다. , 어떤 사실이 실제로 이런 것이고 저런 것이 아니라는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정당성 주장의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서는 행위나 규범의 수용 가능성을 입증하거나 특정 가치의 선호를 입증해야 하며, 합당한 기대에 비추어 주어진 상황에서 취한 행동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진실성 주장에 대해 하버마스는 그러한 주장이 그 자체로 근거가 될 수 없고, 오로지 증명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진실성을 증명하려면 자기표현의 투명성, 즉 일관된 방식으로 행위함으로써 신뢰할 수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각 주장마다 근거가 되는 이유의 유형은 다르지만, 그럼에도 각 주장은 이유를 통해 정당화된다.

 

이러한 논증 과정(제기된 타당성 주장에 대한 비판, 이어서 이유를 통한 주장의 정당화 또는 근거 제시)은 개인들이 이해에 이르고 그들의 행위를 조율하는 데 핵심이 되는 구조이며, 따라서 대화모임의 핵심이 되는 구조이기도 하다. 타당성 주장을 제기하고 토론하는 것은 하버마스가 "상호주관성" 또는 공동의 협약이라고 부르는 것을 가능케 한다.

 

요약하자면, 주장의 타당성 검증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특정하게 주제화된 타당성 주장이 제기되고 도전받는 문제성 발언, 2) 제기된 타당성 주장에 대해 근거를 제시하거나 이유를 들어 방어, 3) 그 근거를 검증하여 주장이 정당한지 여부를 판단, 4) (a) 근거가 불충분한 경우 주장을 잠재적으로 수정하거나 거부, 또는 (b) 제시된 이유에 따라 주장을 타당하다고 수용. 이 과정의 결과가 마지막 대안(, 제시된 이유에 따라 주장을 타당하다고 수용)인 경우 당사자들은 제기된 타당성 주장을 상호주관적으로 인정함으로써 이해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다.

 

회복적 사법의 대화모임 같은 담론에서는 모든 당사자가 말하고 듣는 데 참여할 때, 이 과정은 계속 반복된다(타당성 주장 수용, 논증을 촉발하는 주장 기각, 주장에 대한 이의 제기 및 미결정 상태로 두는 중립적 반응). 다양한 문제와 주제를 다루면서, 당사자들이 상호 제기하는 타당성 주장을 상호주관적으로 인정함으로써 이해가 이루어진다.

 

이 논의 전반에 걸쳐 볼 수 있듯이, 타당성 주장을 상호주관적으로 인정하여 이해에 이르는 과정은 회복적 사법의 대화모임과 관련된 과정과 정확히 일치하며, 개인들이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고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역설할 수 있는지 이해하는 데 좋은 관점이다. 하버마스는 타당성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방어하는 과정을 "논증"이라고 부르지만, 이 과정에는 강제적이거나 공격적인 것이 전혀 없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전적으로 이유를 제시하고 수용(또는 이의 제기)하는 것에 기반한다. 더 강력한 주장이나 더 나은 이유의 힘 외에는 어떠한 강제나 강압도 허용되지 않는다.*

 

* 실제로 회복적 사법 절차의 참가자 간의 '힘의 불균형'으로 인해 약자인 당사자가 '회복적' 결과에 동의하면서도 침묵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은 회복적 사법 절차 안에서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관리해야 하는 중요한 문제이자 관심사이다.

 

회복적 사법 절차는 참가자들이 서로 존중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개방적 절차이기 때문에, 만약 누군가가 상대방의 진술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진술의 진리성, 진술의 진실성 또는 진술의 정당성 여부에 관계없이, 그 대화모임은 상대방이 말하는 것에 자유롭게 동의하지 않고 이의를 제기하도록(책임 요청) 허용할 뿐 아니라 이를 장려한다. 이것이 바로 하버마스가 비판 가능한 타당성 주장과 논증이라고 묘사하는 것이다. 대화모임은 담론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상대방에게 존중심을 갖고 이의를 제기하며, 자신의 생각과 신념을 이유를 들어 방어할 수 있는 개방적인 공론의 장이다.*

 

* 이 시점에서 독자들에게 서론에서 설명한 하버마스 이론의 약점을 상기시키고, 이 논문이 담고 있는 주장이 현재의 실천을 성찰할 수 있는 하나의 관점으로서 제공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필자는 이러한 주장의 이상주의적 성격을 충분히 인정하며, 하버마스의 보편적 화용론과 의사소통 행위개념에서 다루지 않는 권력, 지위, 성 억압, 문화적 예절, 감정, 두려움, 불안, 정치 등의 문제를 포함하는 담론의 복잡한 성격과 역학관계도 인정한다. 하버마스는 이질성의 포용: 정치이론연구(The Inclusion of the Other: Studies in Political Theory, Ciaran Cronin & Pablo de Greif, eds. Cambridge, MA: MIT Press, 1998)에서 이러한 문제 중 많은 부분을 다루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역학 관계는 이 초기 논의에서 다룰 수 없으므로, 이 논의는 단순히 대화의 초기 관점과 구조를 제시하는 출발점으로 작성되었으며 앞으로 더 발전하고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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