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도르프 교육과정의 내용과 과제 (14) - 9학년 ①

발도르프 교육과정의 내용과 과제 (14)

The Tasks and Content of the Steiner-Waldorf Curriculum

 

Edited by
Kevin Avison, Martyn Rawson
김훈태 슈타이너사상연구소

 

 

9학년의 교육과정 ①

 

역사

 

15-20세기에 걸친 기간에 중점을 둔다. 목적은 이 시대를 이끌었던 사상(ideas)을 알게 하는 것이다. 위대한 사상은 새로운 발전을 불러온다(프랑스대혁명, 미국독립전쟁, 러시아혁명 등). 사상은 (독일의) 제3제국이 보여주었던 것처럼, 악의 강력한 도구가 되기도 한다. 사상은 청소년 자신이 9학년 단계에서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유형화한 것이다. 이상(ideal)에서 현실로 여행할 때 실재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 폭력과 좌절은 도덕적 열광과 광신적 이상주의의 결과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라는 유럽지도로부터 마지막 '빈자리(blank spots)'가 사라진다. 의식은 전지구를 포함하기 시작한다. 역사 주기집중수업은 청소년들이 세계에 관심을 가지도록 의도된다. 또한 학생들은 현재 지구적인 상황에서 나타나고 있는 역사적인 힘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새천년이 시작될 때, 냉전의 종식과 아시아 및 아프리카의 지역분쟁과 식민지 종식에 뒤이은 계속적인 분열의 힘들로 인해 세계는 복잡해졌다. 이 세계에서 청소년들은 방향을 찾을 필요가 있다. 세계경제와 통신의 지구촌화는 세계사에 새로운 국면들을 만들고 있다. 이것에 대해 학생들은 예리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학생들은 전자매체, 특히 인터넷에 대해 점점 더 친숙해짐에 따라 지구적인 상황 속에 놓일 필요가 있다.

 

물리학

 

인간의 발명과 발견의 중요한 측면들이 물리학에서 다뤄진다. 여기에는 증기기관, 기관차, 연소기관, 전기모터, 백열전구, 전화, 계산기, TV, 레이져, 컴퓨터 등(어떤 것은 8학년에 다뤄질 것이다)이 포함된다. 이러한 기술들로 인해 인간의 (공간) 이동과 통신능력이 혁명적으로 바뀌었다. 기계 자체와 기계를 사용할 때 갖게 되는 그런 의식과의 관계맺음은 중요한 논점이 된다. 이러한 발명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은 중대하다. 발명품들은 더욱 더 현대적인 도구와 기계로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성장하고 있는 세계는 후기산업시대이다. 그래서 이들에게 전망을 주어야 한다.

 

또한 독특한 발명을 하게 만든 사상과 의도를 가졌던 개인들을 알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러한 예를 통해, 학생들은 인간의 사고로서 구체화된 기술을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사고가 진행되었던 일터와 발명자의 생애를 훑어보면서 학생들은 그림을 갖게 된다. 이런 그림은 오늘날을 풍미하는 도덕적 암시와 문화적 허무주의를 피하게 하면서 열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수학

 

방정식에서 확률계산이 중심에 온다. 이것은 형식적이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데 좋은 연습이 된다. 모든 종류의 2차방정식과 면과 부피계산이 행해진다.

 

기하학

 

평면을 가진 플라톤의 입체(*4, 6, 8, 12, 20면체)는 입체를 그리기 전 내적으로 형상화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묘사하는 방법은 주로 그리기 쉽고 공간적으로 보기 쉬운, 수직으로 평행하게 반사된 사선의 절단면으로 한다. 원뿔의 절단면이 나타난다. 이것은 8학년에 비해서 새롭다. 타원과 포물선과 쌍곡선은 동적인 연습을 통해 발전된다.

 

생물학

 

8학년에 시작되었던 인체생물학이 계속된다. 인간의 골격과 근육기관, 감각기관, 이런 기관들로 인간은 자신을 물리적 존재로 경험한다. 8학년에 이어서, 이제 학생들은 뼈의 형태와 기능으로 훨씬 더 (깊이) 인도된다. 뼈를 제어하고 뼈로 중력을 이기는 것은 청소년들이 온시간을 바쳐 무의식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일이다. 직립이라는 전체 주제가 이 나이에 주요한 위치를 점한다. 이것이 감각기관의 경험을 보충한다. 이로 인해 청소년은 자신의 육체를 넘어 도달할 수 있게 된다. 육체는 자주 '너무 작은' 것으로 경험된다.

 

지리

 

전체적인 단일체로서 지구에 대한 이해는 9학년에 지구의 광물 층(mineral crust)을 연구하면서 시작된다. 새로이 깨어났지만 아직은 무질서한 학생 개인의 힘과, 판단력을 형성할 수 있는 성장 중인 능력은 지리적 현상을 향하고 있다. 구조 지질학적이고 지형학적인 과정으로 우리 존재가 세워진 물리적 기초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통해 방향성을 잡을 수 있고 땅 위의 구조가 주로 지하의 역동적인 힘의 결과임을 느끼게 된다. 인식할 수 없지만 거침없이 진행되는 침식작용과 화산활동의 역동성 사이의 대비를 통해, 학생들은 변화의 극단적인 형태들에 대한 그림을 갖게 된다. 침강에 의한 평탄화와 상승작용으로 두 개의 극단 사이에 안정적인 중간지대가 생겨난다. 힘과 시간의 극단은 청소년이 세계를 경험하는 방법을 비추는 양극성이다.

 

화학

 

화학에서는 산화과정, 탄화의 결과, 부식토의 형성으로 이어지는 유기물의 분해, 화석연료가 어떻게 생성되는가, 식물들의 대사과정 등 물질들이 생성되는 방식을 배운다. 순수화와 정제의 과정인 증류는 학생들이 이 시기에 내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것과 같이 물질이 어떻게 증발되는지, 그런 다음 다시 한 번 분명히 실재하는(tangible) 것으로 되는지를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이와 같은 순수화와 정제 과정을 학생들은 동시에 내적으로 경험한다.

 

미술사

 

미술사는 마땅히 상급 학년에서 다루어야만 하는 과목이며 9학년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미술은 엄격한 법칙들을 가지는 화학과 물리학의 무기적이고 생명없는 세계들에 대하여, 학생들에게 인간이 그들 자신의 질서를 자유롭게 창조하는 하나의 다른 세계를 보여줌으로써 어떤 균형을 제공한다. 위대한 회화와 조각을 알게 됨으로써 학생들에게 미술의 즐거움을 일깨워주고, 미술이 인간이 자유를 경험할 수 있는 하나의 영역이라는 것을 가르쳐줄 것이다. 유럽의 학교에서, 서양 전통의 기원은 고대 이집트로부터, 그리스를 통해 로마로, 중세로 이어지는 초기 기독교 미술,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여명기로부터 탐구된다. 그 주요 테마는 변화하는 인간 의식의 반영으로서의 미술이다.

 

소묘(Drawing)

소묘는 오로지 흑과 백의 명암 배합(또한 선의 절단과 찍어서 자국내기)이다. 이는 9학년 학생들이 그들 자신에게서 발견하는 양극성을 반영해준다. 그들이 형태를 만들어나가는 작업을 할 때 의식적으로 이러한 양극성을 다룸으로써, 학생들은 그들의 영혼이 현재 필요로 하는 것을 경험한다. 어둠에서 밝음으로의 이행과, 인생의 결정적인 이행의 '회색지대'를 탐험하는 것은 특히 중요하다.

 

모국어

 

모국어 공부는 두 가지 주요 요소를 포함한다. 첫 번째 주요수업에서는 희곡과 연극의 기원 및 역사와 관련된다. 신성한 시작(sacred beginnings, 종교상의 기원, 태초)부터 비극과 희극 양자 모두 그것들의 정신적인 측면을 지니고 있다. 종교적인 것으로부터 세속적이고 비속한 것으로의 이행은 이 시기에 경험하는 중요한 일이다. 희곡은 이론적인 측면과 역사적인 측면을 둘 다 지니고 있어야 하며, 물론 희곡 워크숍과 연극에서 배울 수 있는 현실적인 기술이 되어야 한다. 셰익스피어 작품은 이러한 공부의 진수이다. 셰익스피어 작품을 공부할 때, 주요 요소는, 한편으로는 연극과 희곡의 구조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우수한 언어의 질이다. 셰익스피어 작품의 주요 등장인물들은 가장 높은 수준의 인간의 성격 탐구를 하게 해준다. 셰익스피어에 등장하는인물들의 언어와 씨름할 때, 학생들은 다양한 수준의 언어의 묘미(subtlety)와 이미지와 은유(암시적 표현)들의 의미를 발견한다. 이는 학생들에게 언어와 인간의 사고에 대한 총체적인 메타적 차원을 열어준다. 이 속에서 학생들은 언어와 정신성과의 내적 연관성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따라서 사춘기가 흐리게 했던 혹은 심지어 그들을 완전히 분리시켰던 정신성과의 관계를 의식적으로 재형성할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