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발도르프 교육과정의 내용과 과제 (12) - 상급학년 ① 본문
발도르프 교육과정의 내용과 과제 (12)
The Tasks and Content of the Steiner-Waldorf Curriculum
Edited by
Kevin Avison, Martyn Rawson
김훈태 슈타이너사상연구소
상급학년
판단을 갖추기 위한 학습
사춘기 전후의 시기는(슈타이너의 'Erdenreife'라는 표현은 '지상의 삶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사춘기를 본질적으로 독립된 단계로 바라보도록 하는 경향이 있다. 사춘기의 본성은 사춘기 전에 무엇이 사라지고, 후에는 무엇이 나타나는지 그 배경 안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사춘기는 그 자체로 앞서서 심리적이고 신체적으로 알려지고, 종종 아주 극적으로 느껴지는 생리학적 진행과정 속에서 절정에 이르며, 계속해서 여파가 나타난다. 이러한 여파들은 생물학적 성숙의 완성으로 한정되지 않고 (생물학적 성숙은 생식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는 순간 그것의 최절정은 이미 지나버린다) 생물학적 성숙과 함께 병행되는 심리적 성숙의 진행을 포함한다.
슈타이너는 이러한 진행을 '새로운, 제3의 탄생', 즉 개인의 영혼적 힘을 가진 독립된 구성요소(감각체)의 탄생으로 요약했다. 첫 번째 탄생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여기는 인생 여정의 시작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두 번째 탄생은 유기체의 발달이 이갈이가 한창일 때이고, 지금까지 신체를 형성하기 위해 사용되었던 힘들이 기억과 상상력을 형성하여 구조화시키기 위해 자유로워진다.
'세 번째 탄생'에 앞서, 감정은 아이들의 내적 삶의 근원이었지만, 지금부터는 독립된 새로운 단계에 도달한다. 한 개인의 내적 삶은 아직 형태(형상, form)를 발견해야만 하기에 관계성 속에서 외부세계와 직면하게 된다. 여러 가지 중에서 이러한 관계성은 판단력을 형성하는 능력에 의해 만들어진다. 모든 학습의 내용은 이것에 대해 도전함으로써, 개인이 자신의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상황을 제공함으로써 이러한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 교육의 과제는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학습 기회 속에서 사유에 접근할 수 있는 객관적 법칙들이 경험될 수 있고 자각될 수 있다. 진정한 판단은 오직 현상의 참된 본질을 파악하는 것에 기초한다.
이것은 또한 마음 한 구석에 좋게 느껴지지 않더라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할 때 그 토대를 제공하게 된다. 이것은 자발적 행위로서의 의무를 발견하는, 한 개인의 행동에 따른 책임과 함께 드러나는 지점이다. 자신의 관점을 받아들이는 것은 자신의 목소리를 찾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이 두 가지는 한 개인의 의견을 가지도록 유도한다. 일단 이러한 과정의 첫 번째 단계가 신체적이고 심리적으로 성취되고, 종종 산만한 상태가 사라질 때 청소년은 발전의 새로운 단계를 완성하게 된다.
16세의 끝에 이르면, 사춘기의 위기 또는 전환은 마무리된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 신체적 균형은 새로운 조화를 이루게 된다. 진지한 작업을 위한 더 큰 의향이 나온다. 반면에 괴짜가 될 수 있는 위험성도 있다.
"아주 조심스럽게, 청소년은 자신이 인류를 구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고 그에 따라 계획을 짜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사들은 어떻게 판단이 형성되는지 본보기를 보여줌으로써 도움을 줄 수 있다. 청소년들은 반드시 올바른 방법 속에서 어떻게 판단을 다뤄야 하는지 배워야 한다. 청소년들이 자기 안에서, 다른 사람을 통해, 세상 속에서 어떤 '이상'을 느끼고 추구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들 스스로가 추구해서 찾는 것들은 거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그들의 모든 의견은 너무 단순해서 때로는 조악스럽기조차 하다. 그들은 쉽게 회의적이 될 수 있다. 교사가 보여주는 과학은 지식(앎)을 향해 접근하는 단계 속에서 성공적으로 보여야만 한다. 비록 그들 자신이 말하고 있는 것이 종종 비관적이라고 할지라도, 지식에 관한 비관주의(pessimism)는 그 나이 청소년들의 심리 상태에 좋지 않는 영향을 끼친다. 그들이 지식에 대한 비관을 표현할 때에는 실질적으로 기성의 세계에 '그렇지 않다는 것을 나에게 보여 달라'며 도전하는 것이다. 이 나이의 청소년들에게는 비극적 요소들이 있는데, 왜냐하면 그들이 삶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살고 있는 타인들, 즉 자아 주도적인 어른들을 거의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약 실제 생활의 한가운데가 아닌 주변적인 것들을 다루고 있다면 학교는 더 이상 필요 없게 된다. 이것은 지금 이곳에서 확고함에 도달하게 하는 가능성을 제공해야만 한다. 어린 학생들은 이론적이거나 가식적인 어떠한 것이라도 현실로서 알아차린다. 확실성과 진실을 위한 그들의 추구는 이뤄질 수 없는 이상을 추구하는 좀더 구체적인 버전일 뿐이다. 교사들의 일은 이러한 과정에서 긍정적인 경험을 보여주는 것이다. 만약 그들이 실패한다면, 학생들은 확고함과 방향성을 제공하는 근본을 찾지 못할 것이다. 그들은 공허해지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발판 없이 서 있게 되는 것이다. 교사들과 주변의 어른들로부터 적절한 대답을 듣지 못한 10대들은 나이가 든 후에 이기심과 불안정을 극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어른이 된 그들은 스스로 건강한 사회가 필요로 하는 애타주의적 신뢰성을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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