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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거부와 인종주의, 어떻게 봐야 할까? 본문

슈타이너사상연구소칼럼

백신거부와 인종주의, 어떻게 봐야 할까?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1. 12. 17. 11:06

백신거부와 인종주의, 어떻게 봐야 할까?

김훈태 슈타이너사상연구소


발도르프 교육, 나아가 인지학은 종교인가? 이 질문 앞에서 우리는 "그렇지 않다"라고 대답해야 합니다. 종교는 믿음의 영역으로 숭배의 대상이 있고 일정한 교리체계를 갖춘 것입니다.

종교가 아니기 때문에 발도르프 교육과 인지학을 공부하고 실천하는 사람은 맹목적인 믿음의 영역으로 가거나 루돌프 슈타이너를 숭배할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은 회의적으로 검토될 필요가 있으며, 실제로 검증되어야 합니다. 정말로 그러한지 직접 문헌을 뒤져보고 자기 삶에서 실천적으로 따져봐야 합니다. 주관적인 느낌으로 판단하거나 검증을 남에게 의탁할 수는 없습니다.

루돌프 슈타이너가 말한 것처럼 인지학이 자연과학과 다르지 않은 과학이고 자연세계뿐 아니라 정신세계를 아울러 탐구하는 정신과학이라면, 인지학은 완성된 사상이 아니며 슈타이너는 무오류의 절대자가 아닙니다. 엄청나게 많은 이야기를 전해준 슈타이너의 저서에 오류가 없을 수 있을까요? 지금 관점에서 비판받을 지점도 있을 것이고, 착각한 내용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슈타이너 그 자체가 아니라 인지학, 나아가 이 세계를 탐구해야 합니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의 비유를 떠올려볼 때, 손가락이 인지학이라면 달은 세계의 실상입니다. 우리는 슈타이너가 열어젖힌 이 독특한 학문세계를 더듬거리며 배우고 비판적으로 고찰하며 소화한 내용을 조금씩 삶에 적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어느 정도는 과학자의 자세를 갖춰야 하는 것입니다.

요근래 서구에서 발도르프 교육과 인지학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하나는 안티-백서, 즉 백신을 거부하는 집단이 아니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루돌프 슈타이너가 인종주의자라는 혐의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인종주의 문제는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불거지지 않았지만 백신 관련해서는 인터넷 상에 이상한 글이 돌고 있는 상황입니다. 슈타이너가 백신을 맞지 말라고 했다는 내용인데, 출처도 불분명하고 악의적으로 왜곡된 문건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슈타이너는 백신에 대해 반대한 적이 없고 오히려 심각한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백신을 맞도록 권하였으며 직접 맞기도 했습니다. 물론 지나치게 백신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당부하긴 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루돌프 슈타이너의 저서를 여러 권 번역한 분이나 발도르프 교육기관의 교사 또는 학부모 중 백신에 대해 부정적인 정서를 갖는 이들이 분명 있다는 점입니다. 외국에는 인지학 의사 중에도 백신을 거부하는 이들이 있을 정도입니다. 어떤 분들은 마스크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지요. 어떤 이유로 그런 주장을 펼치는지 알 수 없지만(그런 주장의 근거를 살펴보면 대단히 비과학적이고, 음모론에 근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분명한 건 이것이 인지학 또는 슈타이너의 문제로 귀결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슈타이너는 전염병의 유행 같은 문제에 대해 실재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인간이라는 존재를 신체, 영혼, 정신의 세 가지 층위로 본 것이나 사회 역시 문화, 정치, 경제의 세 영역으로 구분해 본 것은 이 세상이 층화되어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전염병의 극복이 물질적 차원인 백신이나 마스크만으로 다 해결되지 않는다는 말도 맞습니다. 각자의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인간관계의 온기를 높이는 관계적 차원이 있을 테고, 거리두기로 인한 자영업자의 피해를 보상하는 사회적 차원과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운동을 하고 햇볕을 쬐는 등의 생리적 차원, 이러한 팬데믹이 발생한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개선하는 학문적 차원 등을 종합적으로 추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백신은 확진자 감소와 치명률 저하에 굉장히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에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은 것입니다.

인종차별과 관련해서는 슈타이너의 일부 발언이 오해를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개한 민족이 어느 정도까지 문명화될 수 있습니까? 흑인이나 야만인이 어떻게 문명화될 수 있습니까? 그리고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합니까?"(<혈액의 신비로운 의미>), "흑인종은 이러한 아동기의 특성에 의해 실질적으로 결정됩니다. 이제 우리가 아시아로 건너가면, 지구의 형성력이 인간에게 영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점이나 중심을 후기 청년기 또는 청소년기의 특정한 특성으로 그의 인종적 특성을 결정한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서쪽으로 유럽을 향하면 성인기 생활의 특성으로 영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세 번째 지점 또는 중심에 도달합니다.”(<고유한 영혼의 임무>)

이러한 내용은 회원들을 대상으로 조심스럽게 강연한 것이겠지만 필사본이 돌면서 슈타이너의 검토 없이 출판되었을 확률이 큽니다. 그렇다고 해도 오늘날의 시각에서 그러한 내용은 정치적으로 대단히 위험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근대 사상가들의 책을 읽어 보면 인종에 대한 발언이 오늘날의 감수성과 맞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대학원에서 사회사상사를 공부하면서 로크나 루소, 마르크스 등의 사상가들이 했던 이야기에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지적하는 책으로 <오리엔탈리즘>이나 <증오하는 인간의 탄생> 등을 추천드립니다.) 왜 유독 루돌프 슈타이너의 일부 발언만이 그렇게 비난받아야 하는지 납득하기는 어렵지만 비판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봅니다. 저는 시대적 상황을 감안하고 바라봐주길 바랄 뿐입니다. 실제로 발도르프 학교는 다양한 인종을 포용하며 차별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 글은 얼마 전 주간지 <시사인>에 실린 기사를 보고 고민하다가 쓴 것입니다. 함께 고민하고 개선할 점을 찾아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끝으로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고 신영복 선생님의 말씀입니다. 제 대학원 은사이시기도 한 신영복 선생님은 생전에 '균형감'에 대해 자주 말씀하셨습니다. 사상적으로 진보인 사람은 생활에서는 어느 정도 보수적인 태도(좋은 의미에서)를 갖추는 게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균형이 생긴다는 것인데, 저는 종종 곱씹는 말씀입니다. 영성을 탐구하는 사람일수록 과학적인 엄밀함을 추구할 필요가 있고, 자연과학을 탐구하는 사람은 예술과 인문학, 영성 등에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지학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사람일수록 세상의 변화에 민감하고 과학적 엄밀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6150

독일어 쓰는 나라들, 왜 백신접종률이 낮을까? - 시사IN

며칠 전 학교 강의실, 수업 시작 전에 모여 얘기를 나누던 중 누군가 말했다. “요즘 코로나19 상황이 너무 나빠져서 걱정이야. 다시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되는 거 아니야? 부분적 록다운(봉쇄)

www.sisain.co.kr

https://www.steinerwaldorf.org/anti-racism-statement/

Anti-racism Statement.

www.steinerwaldorf.org

https://goetheanum.co/en/news/working-paper-on-racism

Goetheanum | Statement: Anthroposophy and racism

For the 2021 AGM, a group within the Goetheanum Leadership put together a working paper on anthroposophy and racism.

goetheanum.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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