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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증과 자아 (2) - 루돌프 슈타이너 본문
종종 인지학에서는 단순한 연습을 부지런히 반복하기만 해도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주 흔하고 그만큼 성가신 일이지만 우리 삶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망증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상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인지학에 따르면 건망증은 건강에 해로우며, 건망증이 줄어들수록 심각한 질병으로 인한 혼란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어느 정도 잊어버리지 않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건망증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물건을 어딘가에 두고 결코 찾을 수 없는 수많은 경우를 생각해 보십시오. 연필을 잃어버린 사람, 커프스 단추*를 찾지 못하는 사람 등 사소해 보이지만 결국 이런 일들은 일상에서 얼마든지 일어납니다.
* 드레스 셔츠의 소매에 일반 단추 대신 쓰이는 장식 단추를 말한다.
이러한 건망증을 점진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좋은 연습이 있습니다. 예컨대 어느 여인이 저녁에 브로치를 빼서 어딘가에 두었는데 아침에 찾지 못한다고 해 봅시다. 물론 이 여인의 건망증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브로치를 항상 같은 곳에 두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효과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이 경우 여인은 스스로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나는 날마다 저녁에 브로치를 다른 장소에 둘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할 때마다 특정한 곳에 두었다는 생각을 마음에 새길 것이다. 그런 다음 주변의 모든 것에 대한 명확한 그림을 마음속에 그릴 것이다. 이렇게 하고 나서 조용히 자리를 옮길 것이다. 단 한 번에 성공하기는 어렵겠지만 습관이 된다면 건망증이 사라지는 걸 차츰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연습은 자아를 의식적으로 행위와 연결할 뿐 아니라 이에 대한 그림을 형성하도록 합니다. 이런 식으로 자아, 즉 인간 정신의 핵심을 명료한 상과 연결하면 기억은 선명해집니다. 이러한 연습은 건망증을 줄이는 데 아주 유용합니다.
이러한 연습을 통해 더 많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습니다. 물건을 어딘가에 둘 때 이 방법으로 사고를 하는 것이 습관이 되면 기억의 운반자인 에테르체가 강화됩니다. 그런데 이때 누군가가 건망증이 아니라 신경증을 이유로 이 연습을 하라고 조언한다고 해 봅시다. 그것은 훌륭한 치료법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 에테르체가 강화되고 신경증적인 경향이 사라질 것입니다. 이 경우 삶 자체가 정신과학의 가르침이 옳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사소해 보일 수 있는 또 다른 예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물질체와 에테르체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제 건강한 영혼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무직 종사자와 글을 많이 써야 하는 직업인에게 연민을 느낄 것입니다. 아마도 여러분은 그들이 글을 쓰려고 할 때마다 허공에 대고 하는 이상한 동작을 눈치 챘을 것입니다. 실제로 그들 중 일부는 동작이 그렇게 극단적이지는 않더라도 글을 쓸 때 약간의 경련 같은 동작을 보일 수 있습니다. 위아래로 획을 그을 때마다 반복되는 움찔거림을 보이는 것입니다. 글씨에서도 그 움찔거림이 보일 정도입니다. 이러한 상태는 정신과학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아스트랄체의 인도를 받는 에테르체는 언제나 물질체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따라서 물질체는 일반적으로 에테르체의 하인입니다. 에테르체와 아스트랄체의 지시를 받지 않고 물질체가 스스로 어떤 동작을 한다면 그것은 건강하지 않다는 증거입니다. 이러한 움찔거림은 에테르체가 물질체에 종속되어 있음을 드러내며, 취약한 에테르체가 더 이상 물질체를 지배할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신비학의 관점에서 보면, 물질체와 에테르체의 이런 관계는 모든 형태의 경련이나 발작의 기초가 됩니다. 여기서 물질체는 지배적이 되어 독단적으로 움직이지만, 건강한 사람의 경우 모든 움직임은 에테르체를 통해 작동하는 아스트랄체의 의지에 종속됩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상태가 너무 많이 진행되지 않았다면, 신비학적 사실을 고려하여 그러한 증상을 가진 사람을 도울 방법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에테르체의 존재와 효력을 인정하고 그것을 강화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누군가가 글을 쓰려고 할 때 손가락이 떨리고 경련을 일으킬 정도로 소진되었다고 상상해 봅시다. 그에게 글을 덜 쓰고 휴식을 취하라고 조언하는 것도 좋지만, 다른 글씨체를 익혀 보도록 권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무의식적인 글쓰기를 멈추고 하루에 15분씩 연습을 하면서 문자 쓰는 방식에 주의를 기울이게 하는 것입니다. 글씨체를 다르게 하고 문자를 그림 그리듯이 쓰는 습관을 기르도록 합니다. 여기서 요점은, 의식적으로 자신의 글씨체를 바꿀 때 주의를 기울여 자기 존재의 가장 내적인 핵심을 자신이 하는 일과 연결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할 때 에테르체는 강화되고 그 사람은 더욱 건강해집니다.
어린 시절부터 에테르체를 강화하기 위해 교실에 체계적으로 이런 연습을 도입하는 것은 매우 현명한 일입니다. 그러나 인지학이 그러한 교육적 조언을 했을 때, 실현되기까지에는 틀림없이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선도적인 교육자들이 그것을 얼빠진 짓이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아이들이 처음으로 특정한 글씨체를 익히고 몇 년이 지난 뒤 완전히 다른 글씨체를 배운다고 해 봅시다. 이러한 변화와 이에 수반되는 의식적인 주의는 에테르체를 놀랄 만큼 강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보다시피 에테르체를 강화하기 위해 우리는 무언가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시대에는 에테르체의 약화가 건강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는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여기에 언급된 것들은 에테르체에 작용하는 확실한 방법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연습을 수행하면, 에테르체의 존재를 부인했을 때 명확히 적용할 수 없던 실제적 힘이 에테르체에 가해집니다. 확실히, 힘의 효과가 분명해질수록 그것은 에테르체의 존재를 입증합니다.
기억력 향상을 위해 에테르체를 강화할 수 있는 또 다른 연습이 있습니다. 어떤 사건에 대해 그것을 역순으로, 즉 사건이 끝나는 지점에서 시작하여 출발점까지 추적해 벌어진 일을 생각하면 에테르체를 더욱 강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시간 순으로 학습하는 역사적 사건을 거꾸로 따라갈 수 있습니다. 아니면 연극이나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거꾸로 떠올려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연습을 철저히 수행하면 에테르체를 통합하고 강화하는 데 굉장히 효과적입니다.
돌이켜 보면, 사람들이 에테르체 강화에 도움 되는 일을 전혀 하지 않고 산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현대적 삶의 불안한 분주함은 그러한 연습에 필요한, 내적으로 고요해지는 시간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하루 일과를 마친 저녁이 되면 대부분 완전히 지쳐서 만사가 귀찮아지지요. 하지만 정신과학이 그들의 영혼에 스며들기 시작하면 현대적 삶의 분주함 속에서 자질구레한 일들이 얼마나 많이 사라질 수 있는지 알게 될 것이고, 수련할 시간도 찾게 될 것입니다. 또한 그러한 수련이 교육에 신중하게 적용될 때 얻을 수 있는 긍정적 결과 역시 깨닫게 될 것입니다.
여기에 또 다른 작은 연습을 언급할 수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길러지지 않았다면 아마 훗날의 삶에서 그다지 유용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나중에라도 연습하는 것은 여전히 좋은 일입니다. 우리가 어떤 작업을 할 때, 그것이 계속해서 중요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작업이 되어 가는 것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은 좋은 습관입니다. 글씨쓰기를 할 때 이렇게 하는 것은 비교적 쉬운 일입니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글씨를 제대로 보면서 쓴다면 끔찍한 악필을 금세 고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또 다른 연습으로 자신이 어떻게 걷는지, 어떻게 고개를 움직이는지, 어떻게 웃는지 등 자신의 행동을 관찰하는 것이 있습니다. 요컨대 자신의 움직임과 몸짓에 대해 명확한 상을 형성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실제로 자신이 걸을 때 어떻게 보이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이 연습은 자칫 허영심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오래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 습관을 교정할 수 있는 것과 별개로, 이 연습은 또한 아스트랄체를 통해 에테르체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자신의 몸짓과 비자발적 행동에 대해 분명히 인식할수록 에테르체에 대한 아스트랄체의 통제력은 점점 더 강해집니다. 따라서 필요한 경우에 자유 의지로 특정 행동이나 움직임을 억누를 수 있게 됩니다.
우리가 습관적으로 하는 일을 아주 다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은 훌륭한 성취입니다. 요즘 사람들은 불법적인 목적으로만 글씨체를 바꿉니다. 저는 위조꾼들을 옹호하고 싶지 않지만, 정직하게 글씨체를 바꿀 수 있다면 에테르체를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씀드립니다. 요점은 우리가 습관적으로 하는 일을 때때로 아주 다르게 해 보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오른손과 왼손을 똑같이 사용하는 일에 광적으로 매달릴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오른손잡이가 일반적으로 하던 일을 왼손으로도 할 수 있다면, 에테르체에 대한 아스트랄체의 통제력은 강화될 것입니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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