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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증과 자아 (1) - 루돌프 슈타이너 본문

인지학

신경증과 자아 (1) - 루돌프 슈타이너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4. 12. 15. 16:42

신경증과 자아

 

1912111일 뮌헨 강연

루돌프 슈타이너

김훈태 옮김

 

* 《Overcoming Nervousness: Nervousness and I-ness(Nervosität und Ichheit), translated by R. M. Querido and Gilbert Church.

 

 

오늘은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이야기에 무언가를 보태고자 합니다.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과 우주의 관계에 대한 관념을 더욱 정확하게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분에게 유용할 것입니다.

 

인지학을 따르는 사람들은 종종 외부인으로부터 정신과학에 반대하는 의견을 듣곤 합니다. 학자와 일반인 모두 인간을 물질체, 에테르체, 아스트랄체, 자아의 네 가지 구성요소로 나누는 것에 대해 비판합니다. 이러한 회의론자들은 흔히 숨겨진 영혼의 힘을 계발한 사람은 그런 것들을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그러한 관념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는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주의를 기울여 보면, 정신과학이 말하는 것을 삶 자체가 증명해준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습니다. 또한 인지학이 가르쳐주는 것들은 일상생활에서도 매우 유용합니다. 실용주의와는 거리가 먼 이러한 유용성은 정신적 지각에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점차 확신으로 다가갑니다.

 

이제 신경증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오늘날 신경증과 이것이 포괄하는 모든 것으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신경증으로 고통받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는 말은 전혀 놀라운 게 아닙니다. 이 모든 신경증이 현재의 사회적 조건에 의해 발생한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그러한 말은 선뜻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신경증은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가장 분명하게는 정서적으로 안절부절 못하는 사람들, 즉 한 생각에서 다른 생각으로 끊임없이 옮겨 다니고 결론은 고사하고 하나의 생각조차 담아낼 수 없는 사람들이 대표적입니다. 내면의 삶에서 이렇게 끊임없이 허둥대는 것이 가장 흔한 형태의 신경증입니다. 또 다른 유형은 스스로 무얼 해야 할지 몰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주어진 상황에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그들은 답을 찾지 못합니다. 이 상태는 더 심각한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가장 기만적인 방식으로 신체 질환의 형태를 띤 질병으로 나타납니다. 위장병이 그 예입니다. 다른 많은 질환이 언급될 수 있지만 우리 시대에는 그런 것들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공적인 삶의 중요한 사건에 만연한 정치적 알코올 중독이라는 말만 언급해도 충분합니다. 이 표현은 최근 몇 달 동안 유럽에서 정치적 사안들이 처리되는 방식 때문에 만들어졌습니다. 만연해진 신경증이 스스로를 얼마나 불쾌하게 만드는지 알아차리게 된 뒤로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 대부분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이런 식이라면 가까운 미래에는 나아지는 게 없을 것입니다. 변화의 전망은 결코 희망적이지 않습니다.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해로운 요소들이 전염병처럼 사람들 사이로 퍼져나가고, 그래서 약한 사람들은 쉽게 감염되기도 합니다.

 

우리 시대에 정말로 해로운 일은 공적인 삶에서 책임 있는 고위직에 오른 많은 사람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공부를 해왔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학습 환경은 학기 내내 학생들이 교사로부터 들은 내용을 실제적으로 생각하는 데에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수 없게 만듭니다. 그 결과 시험이 다가오면 벼락치기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벼락치기는 학생들이 시험에서 마주하는 주제와 내적 영혼의 흥미를 실제로 연결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끔찍합니다. 학생들이 흔히 방금 공부해야 했던 것을 가급적 빨리 잊고 싶다고 말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러한 교육 방법의 결과는 무엇일까요? 어떤 면에서 사람들은 의심할 여지없이 공적인 삶에 참여하기 위해 필요한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학교 교육의 결과로 인해 그들은 내적으로 자신의 일과 하나되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일에서 멀어진 느낌을 받습니다. 머리로 해야 할 일이 가슴에서 멀어지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없습니다. 그것은 민감한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줄 뿐 아니라 에테르체에 가장 부정적으로 작용합니다. 따라서 직업적인 추구와 관련해 그 사람의 영혼 핵심에 있어야 할 흥미가 미미할수록 그의 에테르체는 점점 더 약화됩니다. 그러나 인지학을 건강한 방식으로 받아들이면 정반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인지학은 인간이 물질체, 에테르체, 아스트랄체, 자아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만을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인지학은 이러한 구성요소들이 우리 안에서 힘차고 조화롭게 작용하도록 행동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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