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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인지학에 따른 발도르프 한글교육을 위하여 (5) 본문

발도르프교육학/발도르프 국어교육

인지학에 따른 발도르프 한글교육을 위하여 (5)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1. 3. 9. 20:30

인지학에 따른 발도르프 한글교육을 위하여 (5)

 

김훈태 슈타이너사상연구소

 

 

 

"자음은 항상 외적인 사물의 모방으로 귀착시킬 수 있으며, 모음은 그와 반대로 사물에 대해서 인간이 지니는 감정의 미세한 차이가 아주 근원적으로 표현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A : 50)

 

"자음은 항상 외계의 사물로 환원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에 반해 모음은 사물에 대한 인간 감정의 뉘앙스의 가장 기본적인 표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B :45)

 

 

우리 속담 “아 다르고 어 다르다”만큼 뉘앙스(nuance)를 잘 설명하는 말도 없을 것입니다. ‘어떤 말에서 느껴지는 느낌이나 인상’을 뜻하는 뉘앙스는 우리가 세계 또는 존재들을 어떻게 느끼고 바라보는지 보여줍니다. 영혼의 꿈꾸는 듯한 상태인 느낌, 감정은 세상의 모든 것을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무의식적으로 규정합니다.

 

 

‘아(A)’는 감탄과 경애, 존경의 뉘앙스입니다.

 

‘에(E)’는 거부와 저항의 뉘앙스입니다.

 

‘이(I)’는 접근과 합일의 뉘앙스입니다.

 

‘오(O)’는 놀라움, 경탄의 뉘앙스입니다.

 

‘우(U)’는 두려움과 공포의 뉘앙스입니다.

 

 

내적인 영혼의 움직임은 모음 속에서 표현됩니다. 대상에 대한 호감 속에서 펼쳐지는 내적 영혼의 움직임을 모음이 표현하는 것입니다. 슈타이너는 두려움과 공포의 뉘앙스인 ‘우’나 거부와 저항의 뉘앙스인 ‘에’조차도 우리의 비밀스러운 호감에 근거한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자음을 가르치고, 이어서 모음을 가르칠 때는 좀 더 섬세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모음들을 발음하면서 그것들이 각자 어떤 뉘앙스를 갖고 있는지 직접 느껴보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각각의 뉘앙스를 혼동한다면 소리에 대한 관찰이 불투명해질 것입니다.

 

우리가 전적으로 호감의 효과에 기인하는 모음으로만 말을 한다면, 우리는 대상과 하나가 되어서 그 대상에 대해 가장 깊은 호감을 내적으로 발달시킬 수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외부에서 반감으로 다가오는 것은 자음입니다. 우리는 반감을 통해 우리 자신과 대상을 분리하고 객관화합니다. 따라서 자음은 늘 외적 대상의 모방으로 귀결됩니다. 우리가 자음과 모음을 연결시키는 것은 호감과 반감을 연결시키는 것입니다. 여기에 덧붙여 슈타이너는 모음을 음악적인 것으로, 자음을 조형적인 것 또는 회화적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말을 하면서, 말하기 속에서 그 둘을 통합하고 연결시킵니다.

 

발도르프 교육에서 문자를 도입하는 방식은, 자음과 모음의 초월적 원리(예를 들어, 음양오행과 천지인)를 설명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자음을 도입할 때 우리는 그림을 통해 아이들에게 외적 대상, 즉 사물의 모습을 모방하여 제시합니다. 조형적이고 회화적인 형상에서 자음 문자를 발견하도록 안내하는 것입니다. 모음을 가르칠 때는 소리의 음악적 요소에 집중합니다. 각각의 모음이 갖고 있는 느낌, 감정을 단어와 연결하고 그 뉘앙스를 몸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은 방식입니다. 이것이 발전하면 오이리트미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우리나라에서 근래에 유행하는 훈민정음 창제원리에 따른 한글교육 방식이 과연 발도르프 교육의 철학을 따르는 것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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