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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인지학적 관점에서 본 동화의 의미 (1) 본문

인지학/옛이야기와 동화

인지학적 관점에서 본 동화의 의미 (1)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18. 7. 28. 17:04

인지학적 관점에서 본 동화의 의미

 

강사: 리타 테일러(인지학자)

 

 

동화의 전통적인 배경에 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동화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일정한 양상들이 계속 반복되어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주 등장하는 대표적 유형 중 하나는 이야기의 남녀 주인공이 엄청난 고난과 시련을 겪은 뒤 결말에 보상을 받는 것입니다.

 

오늘 들려드릴 독일민담이나 심청전 같은 동화의 이야기 끝에 나오는 보상은 주로 왕과의 결혼, 주인공이 왕자라면 공주와의 결혼으로, 궁극적으로는 왕국을 획득하는 것입니다. 동화 중에는 주인공이 왕국으로부터 추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인공들은 엄청난 시련을 겪은 후에 본인이 원래 속해 있던 왕국을 다시 얻게 되거나 3의 왕국을 얻게 됩니다. 어떤 경우에는 주인공이 왕자, 공주가 아닌 경우도 있으며 평범한 사람들이 주인공일 때도 있지만, 이런 경우에도 선행에 대한 보상으로 왕국을 얻게 되는데 왕족과의 결혼이 계기가 됩니다. 어떤 경우에는 왕국을 상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 결말에 황금으로 상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독일민담의 <홀레 할머니>입니다. 동화에서 등장하는 황금은 돈이나 부 등의 물질적 보상이 아니라 지혜 또는 지혜의 전수를 받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동화를 해석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하나가 동화를 '가르침을 주는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동화 주인공은 시련을 겪으면서 최선을 다하고 때로는 자기희생까지 감수하게 되며 결과적으로는 보상을 받게 됩니다. 도덕적, 윤리적인 행위를 함으로써 올바른 상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어떠한 동화에서는 반전이 있어서 주인공이 항상 외부적, 사회적으로 보았을 때 올바른 행위만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상황에 따라서 사회적으로 옳지 않은 행위일지라도 그것이 상을 받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동화의 세계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인물을 등장시킵니다. 그림형제 동화 도둑’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은 도둑질을 합니다. 이런 행위 자체는 도덕적인 행위가 아니지만 도둑질을 통해서 주인공은 기민함, 민첩함을 드러내게 됩니다. 정신세계란 일어날 수 있는 온갖 현상에 대하여 항상 수용할 수 있는 세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들이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다양한 경험을 직접 다루어 준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방금 이야기한 것은 교훈이라든지, 윤리적인 가르침을 줄 수 있는 동화였습니다.

 

동화를 해석하는 또 다른 방법은 심리학적 측면에서 보는 것입니다. 인간이 내적 평정이나 자기인식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경험과 함께 시련을 거쳐야 합니다. 심리학자 칼 융의 개체화의 길에 보면 모든 인간은 모태로부터 이 세상으로 태어나게 되는데 출생은 모체와 우주와의 분리를 뜻하는 것입니다. 분리됨으로 인해서 개별적인 존재 또는 자아를 비로소 경험하게 됩니다. 일련의 위기들을 겪어가면서 인간은 나름대로 개별적인 개체화된 자아를 발달시켜갑니다.


인간의 출생이라고 하는 것은 그 자체가 고통의 경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늘의 세계로부터 인간세계로 내려오면서 고통의 과정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일체로부터의 분리, 이중성에로의 경험을 시작하게 됩니다. 인간이 살면서 겪게 되는 일련의 위기들은 내면적으로 겪게 되는 죽음과 갱생, 부활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이원성이라는 상징은 음과 양의 이중적인 성격을 뜻합니다. 상징적인 삶과 죽음과 갱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동화에서 흔히 나타납니다. 한 예로서 심청전을 들 수 있습니다. 심청이 인당수에 몸을 던짐으로 해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다시 용궁에서 눈을 떴을 때 갱생 부활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리학자 융이 말하고자 했던 요지는 일련의 위기를 거치면서, 삶과 죽음, 부활의 과정을 거치면서 인간이 변하게 되는 것은 저차원의 자아로부터 고차원의 자아로 발전되어 나간다는 것입니다. 정신세계는 우리에게 생명의 힘을 부여하고, 정신세계로부터 생명을 받았으면서 정신적인 양상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잃어버린 정신세계의 양상을 다시 회복해야 되는 것입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가 이전에 속해 있던 왕국을 잃어버리게 되고, 그로 인해서 새로운 왕국을 우리가 찾아야 되는 것입니다. 동화의 양상을 살펴보면 동화는 꿈과 같은 마법적인 논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화 속에는 늘상 변화가 일어나고 이런 변화는 현상계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도 아닙니다. 동화 속에서의 논리를 마법, 신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화 속에는 동물, 돌들도 인간의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의사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동화의 이러한 면이 어린이들의 지대한 관심을 끕니다. 어린이들이 지식에 의해서 호기심, 상상력이 무디어지지 않았을 때 동화의 마법적인 성격에 매료됩니다. 어린이 입장에서는 새가 말을 한다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어린이들의 기억 속에는 아직도 모든 것이 상호작용하고 의사소통할 수 있는 세계의 기억들이 남아 있습니다. 신비스러운 마법세계의 일부는 꼬마 난쟁이, 물의 정령, 불의 정령의 존재 때문이기도 합니다. 어떤 동화에서는 천사, 악마, 괴물 같은 존재들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심리학적 해석에 따르면 요정, 난장이, 괴물은 실제로는 우리 자신들의 일부라고 봅니다. 꿈을 꿀 때 등장하는 인물, 물체는 우리 자신의 일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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