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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학포럼 5회 발제문] 인간은 무엇을 알 수 있는가? - <순수이성비판> 해설과 칸트 인식론의 철학사적 의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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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학포럼 5회 발제문] 인간은 무엇을 알 수 있는가? - <순수이성비판> 해설과 칸트 인식론의 철학사적 의미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0. 1. 8. 05:23

인간은 무엇을 알 수 있는가? 

- <순수이성비판> 해설과 칸트 인식론의 철학사적 의미

 

박지용 교수

 

 

Immanuel Kant (1724-1804)

 

"학문적인 확신은 다만 자기 자신을 통해 얻어야 한다는 것이 칸트 철학의 해법이다"

- 루돌프 슈타이너, <괴테 세계관의 인식론적 기초>

 

 

목차

 

1.칸트(1724-1804) 비판철학의 형성

 

2.칸트의 비판철학

 

3.칸트 철학의 수용과 전개

 

 

칸트 이전의 철학의 두 흐름, 경험론과 합리론

 

LockeHume의 경험론

Tabula rasa: “인간의 인식은 텅 빈 칠판이다“ 경험을 통해 경험과 함께 인식은 구성된다.

 

Leibniz-Wolf 학파의 합리론

세계는 무한한 단자(모나드, Monade) 구성됨. 감각은 혼란한 표상, 개념은 명석 판명한 표상.

 

 

비판철학의 형성과정 1

 

Ich gestehe frei: die Erinnerung des David Hume war eben dasjenige, was mir vor vielen Jahren zuerst den dogmatischen Schlummer unterbrach und meinen Untersuchungen im Felde der speculativen Philosophie eine ganz andre Richtung gab.

-Prolegomena(1783), AA IV, 260

 

David HumeEnquiry concerning Human Understanding (1748)이 독일어로 번역출간(1755)

 

 

비판철학의 형성과정 2

 

1. 감성의 세계: Mundus Sensibilis

 

2. 지성의 세계: Mundus Intelligibilis

 

 

1770년 칸트의 교수취임 강연논문:

 

- 이성비판의 기본 관점을 세우다 

- “개념없는 직관은 맹목, 직관없는 개념은 공허

- 감성과 지성의 구분

 

 

칸트의 3대 비판서

 

나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Was kann ich wissen? 순수이성비판,81

 

나는 무엇을 행위 해야만 하는가?

Was soll ich tun? 실천이성비판, 88

 

나는 무엇을 희망해도 좋은가?

Was darf ich hoffen? 판단력비판, 90

 

총괄된 물음: 인간은 무엇인가? 25년간의 강의

 

 

비판철학에 대한 당대의 반응

 

Mendelssohn(1729-86)Kant 비판: Alleszermalmer(Morgenstunden, 1785,5)

 

Kant Kritik der Metaphysik?

Ende der Metaphysik이 아닌 Neue Metaphysik: 자연과 도덕의 세계

 

 

순수이성비판

 

형이상학을 향한 이성의 과도한 열망 사후세계는 있는가, 신은 존재하는가?”

 

비판적 이성의 법정 인식의 근원, 범위, 한계

 

경험의 의미와 경험의 가능조건감각 경험의 가능성과 지성적 직관의 불가능성

 

 

감성, 지성(오성), 이성

 

감성: 감각적인 직관의 다양함을 수용함

직관 형식으로서 시간 공간

 

지성: 자발적인 사고의 능력

순수 지성 개념(범주)의 종합과 통일

감성과 오성의 협력: 선천적 종합판단

 

 

칸트 인식론의 성과

 

1. 현상세계의 인식 가능성에 관한 근거 해명

 

2. 전통 형이상학과 경험론의 회의주의 극복

 

3. 물자체의 인식 불가능성 천명

 

4. 자연과 자유, 이론철학과 실천철학의 구분

 

 

칸트 이후의 칸트 철학 수용

 

1790년대 들어 독일 관념론

1860년대 이후 신칸트학파

1차 세계대전 이후 사민당의 수용

현대의 철학 전반에 걸친 지속적인 영향력 (정치철학, 미학, 인식론 등)

 

비판적 문제점: 경험 개념의 협소한 설정

 

 

칸트 철학에 대한 평가

 

오토 리프만

만약 우리가 모순되지 않는 세계관에 도달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칸트로 되돌아가야만 한다.”

 

R. Steiner

칸트로 복귀하는 길은 철학 학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철학은 칸트로 돌아가는 대신 괴테와 실러의 학문적인 이해로 심화될 경우에만, 문화적인 삶에서 다시금 제 역할을 할 것이다.”

 

칸트 인식론에 전제된 기계론적 세계비판과 정신의 유기체적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

 

 

R. 슈타이너

 

R. Steiner, Wahrheit und Wissenschaft - Vorspiel einer Philosophie der Freiheit, 1892.

“Die Philosophie der Gegenwart leidet an einem ungesunden Kant-Glauben.”

 

O. 되에링이 저술한 칸트철학 입문(중원문화, 2011) 3판 머리말에 19세기 칸트칠학 대한 평가로 슈타이너의 글을 소개하고 있다.

 

 

읽기 자료

 

R. 슈타이너, 『괴테 세계관의 인식론적 기초』 - 실러와의 특별한 관계를 고려하며, 1886년.

 

오토 리프만의 ‘칸트로 복귀’ 선언 이후, 전개된 독일의 신칸트학파의 흐름 속에서 슈타이너는 인간의 정신과학이 향해야 할 올바른 방향을 '실러-괴테의 세계관' 속에서 찾아야 함을 역설한다. 슈타이너가 지적한 칸트철학과 신칸트철학의 문제점은 과학주의적 실증성에 경도된 학문 이해였다. 인간 정신의 자유로운 활동의 모범적인 사례는 괴테를 통해서 주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주어 개념과 술어 개념의 공속성을 요구하는 사실이 개념의 경우들과 무관하다면, 왜 나는 판단을 수행하는가?

 

칸트는 이 물음을 자신의 비판 저술의 출발점에서 던졌다. 우리는 칸트의 《순수이성 비판》 도입부에서 이 물음을 발견한다. “선천적 종합판단들은 어떻게 가능한가? 다시 말해, 하나의 개념 내용이 이미 다른 개념 내용에 포함되지 않는다면, 그리고 판단이 한갓된 경험 판단, 즉 유일한 사실의 확증이 아니라면, 내가 두 개념들(주어, 술어)을 결합한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칸트는, 경험이 단지 경험의 타당성의 조건 하에 놓여 있을 경우에만 그러한 선천적인 종합 판단들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그러한 판단을 수행하기 그 위해, 경험 가능성이 우리에게는 표준적이다. 만약 이러 저러한 선천적 종합판단synthetische Urteil apriori이 참될 경우에만 비로소 경험이 가능하다라고 내가 말할 수 있다면, 그렇다면 그것은 타당성Gültigkeit을 갖는다. 그러나 이것이 이념들과 관련해서는 적용될 수 없다. 칸트에 따르면 이념들은 결코 경험이 갖는 정도의 객관성의 정도를 갖지 못한다. 폴켈트에 따르자면, 우리가 사유를 통해 획득하는 모든 지식은 회의 앞에서 확실치 않다. 어떤 방식으로든 직접적인 경험의 확실성에 필적할만한 것은 없다.

 

감각 세계와 관념 세계라는 두 세계의 시민인 인간은, 이 두 세계를 하나의 분리 불가한 통일성으로 결합하는 학문에서 강해진다. 감각 세계는 아래에서부터 인간에게 밀려들고, 관념 세계는 위에서 인간에게 빛을 비춘다. 한 측면 외적인 형식이 우리에게 신호로 알리며, 다른 한 측면 내적인 본질이 우리에게 알린다. 우리는 이 양자를 결합해야 한다. 이로써 우 리의 인식론은 우리와 일견 유사해 보이는 탐구들이 대개 취하는 관점을 넘어선다.

 

칸트와 쇼펜하우어의 견해, 그리고 더 넓은 의미에서는 피히테의 견해가 반박된다. 그들은 우리가 세계를 해명하기 위해 가정하는 법칙들이 단지 우리 자신의 정신적인 유기 조직의 결과라고 생각하며, 또 우리가 우리 자신의 정신적인 개별성의 능력만으로 법칙을 세계에 투영한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다.

 

사유의 내적 건실함과 완전성을 통찰하는 면모는 헤겔의 학문적인 체계 속에서 가장 분명하게 등장한다. 사유가 자신으로부터 출현하여 세계관을 정초할 수 있게 할 정도로 만큼 사유에 완전한 힘을 신뢰한 철학자는 없었다. 헤겔은 사유에 절대적인 신뢰를 두었고, 사유는 말의 참된 의미에서 그가 신뢰한 유일한 현실성의 요소다. 헤겔의 견해가 보편적으로 타당한 것일지라도, 그는 사유를 모든 측면에서 지나치게 냉혹한 형식을 통해서 개진시켰다. 그러한 형식 속에서 헤겔은 사유를 지켜낸 것이다. 하지만 헤겔이 자신의 견해를 개진했던 방식은, 우리의 “사유에 대한 사유”에서 봉착하게 된, 구제할 길 없는 혼란에 책임이 있다. 그는 사유의 필연성을 동시에 사태의 필연성으로 묘사함으로써 관념이나 이념의 의미를 매우 직관적으로 만들려고 원했다. 그럼으로써 그는, 사유의 규정들이 순수하게 이념적인 것이 아니라, 사실적인 것이라고 보는 오류를 초래했다.

 

비유기적인 자연과학에서는 감각이 구비한 능력, 즉 우리가 직관이라고 부르는 그 능력을 정신이 구비하고 있어야만 한다. 따라서 정신은 이러한 고차적인 단계에서 그 자체로 직관적이어야만 한다. 우리의 판단력은 사유하면서 직관해야 하고 직관하면서 사유해야 한다. 우리는 여기서 괴테가 최초로 논의했던 직관적인 판단력을 다루게 된다. 괴테는 이로써 칸 트가 인간의 전체 소질을 다 살펴보아도 인간에게는 속하지 않는 능력이라고 증명하려고 했던 바의 것을 인간 정신 속에서 필연적인 파악형식으로서 증명한 셈이다.

 

우리 인식론은 진리 자체에 놓여 있는 관념 내용만을 진리의 토대로 인식한다. 따라서 인륜적으로 이상적인 것이 가능하다면, 이는 그 이상적인 것의 내용 속에 놓여 있으면서 우리의 행위를 이끄는 내적인 힘일 뿐이다. 이상이 법칙으로서 우리에게 주어져 있으므로 그에 따라서 행위하는 것이 아니라, 이상이 그 내용의 힘으로 우리 속에서 활동적이기 때문에 우리를 인도한다. 의무내용이 그렇게 명령을 내리기 때문에, 우리는 의무명령에 종속되어 있음을 느끼며, 또 우리는 특정한 방식으로 행위해야만 한다. 거기에서는 당위가 선행하며 당위에 부합해야만 한다는 의욕이 뒤따른다. 그러나 우리의 견해에 따르자면, 사정은 그렇지 않다. 의욕이 주권적인 것이다. 의욕이 인간의 인격성에 관념 내용으로서 놓여 있는 것 만을 수행한다. 인간은 외부의 힘에 따라 법칙들이 부여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인간은 그 자신의 고유한 입법자다.

 

감성Sinnlichkeit을 정신을 통해 극복하는 것은 예술과 학문의 목표다. 학문은 감성을 정 신 속에서 해소함으로써 감성을 극복하며, 예술은 정신을 감성에 심어 놓음으로써 감성을 극복한다. 학문은 감성을 통해서 이념을 조망하며, 예술은 감성 속에서 이념을 간파한다. 포괄적인 방식으로 이러한 진리들을 표현하는 괴테의 명제로 우리의 고찰을 마치도록 한다. “내 생각으로는, 사람들이 학문을 보편자의 인식, 추상적인 지식이라 명명할 수 있을 터이다. 이에 반해 예술은 행위로 변한 학문일 터이다. 학문은 이성일 테고, 예술은 이성의 기계론Mechanismus일 테다. 따라서 사람들은 예술을 또한 실천적인 학문이라 부를 수 있을 테다. 그리하여 결국 학문은 공리Theorem이고 예술은 문제Problem일 테다.”

 

 

 

* 노트

 

- 흄은 칸트와 동시대 철학자. 그의 경험론은 칸트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칸트는 "흄을 통해 독단의 잠에서 깨어났다"라고 말했다. 여기에서 '독단의 잠'이란 라이프니츠의 사변철학을 가리킨다. 칸트는 주로 라이프니츠의 철학사조를 배웠다. 1750년대에 영국의 철학이 유입되었고, <순수 이성 비판>이 출간된 것은 1781년이다.

 

-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 직관 없는 개념은 공험"라는 칸트의 말에서 직관은 '눈에 보이는 것', 즉 경험을 의미한다. '직관 없는 개념'이란 신의 완전성, 합리론을 뜻한다. 세계는 감성의 세계(경험론)와 지성의 세계(합리론)로 이루어진다는 것이 칸트의 생각.

 

- 칸트는 <순수 이성 비판>에서 감각 경험의 가능성과 지성적 직관의 불가능성을 주장했다. 여기에서 '지성적 직관'은 비감각적 경험을 말하는 것으로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지성적으로 본다는 것이다. 신탁과 같이 신비주의적인 관점에 대한 비판이다. 인간 인식의 근본적 한계. 천국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없는 것처럼 우리는 현상의 세계에 살기 때문에 현상 너머는 알 수 없다는 게 칸트의 관점이다.

 

- 칸트에게 감성이란 대상 자체가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경험에 해당한다. 대상 자체(물자체)는 알 수 없는 것이고, 현대과학에서도 가설적 상황이라는 것이다. 칸트에게 시간 공간은 경험적으로도 타당하지만 선험적으로도 타당하다. 시간 공간이 있어야 경험도, 관념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로써 칸트는 뉴턴의 시간 공간 개념을 극복했다.

 

- 흄이 사실에 대한 확실성을 부정했다면, 칸트는 선험적 종합판단으로 인식의 확실성과 가능성을 보여줌. 칸트의 인식론은 근대 자연과학의 인식적 타당성을 증명하고자 한 것이다. "과학적 지식은 어떻게 가능한가?" 흄에 의해 붕괴된 과학적 인식의 가능성을 되살린 것이 칸트의 업적이다. 

 

- 칸트(1724-1804) 사후 독일에서는 칸트가 금세 망각되고, 피히테, 셸링, 헤겔 등 관념철학이 득세했다. 피히테가 자아(Ich)를 중심으로 철학을 통일하려 했다면, 헤겔은 세계 전체를 이성으로 설명(사변철학)했다. 1860년대 신칸트학파가 등장했다. 이후 존 롤즈의 <정의론>은 칸트철학의 재판이다. 칸트의 경험 개념이 너무 협소하다는 비판을 받지만, 이는 지나치게 <순수 이성 비판>에 집중된 것이고, 판단력 비판의 예술적, 미척 체험을 보면 칸트는 이미 칸트를 극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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