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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학/정신과학에서 바라본 아동교육

인지학 깊이 읽기 – 정신과학에서 바라본 아동교육 (4)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1. 1. 30. 12:12

인지학 깊이 읽기 – 정신과학에서 바라본 아동교육 (4)

 

김훈태 슈타이너사상연구소

 

 

이번에는 아스트랄체Astralleib입니다. 17문단을 보면 아스트랄체를 감정체Empfindungsleib라고도 부르지요. 여기에서 'Empfindung'은 감각, 감정, 기분, 느낌 등으로 번역 가능합니다. 그전 책에서는 '느낌체'라고 번역됐었는데요, 감정체나 감각체로 옮겨도 문제는 없습니다. 그리고 보통 아스트랄체는 영혼체로도 불립니다.

 

슈타이너는 인간을 신체, 영혼, 정신의 세 요소로 나누어 보면서 다시 신체를 물질체, 에테르체(생명체), 아스트랄체(감각체/감정체/영혼체)로 나누고, 영혼을 감각혼, 지성혼, 의식혼으로 나눕니다. 또 정신을 정신자아, 생명정신, 정신인간으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이때 아스트랄체에 대해 오해가 생기기도 하는데요. 저도 처음 공부할 때는 개념 정립에 혼란이 오기도 했습니다. <신지학>을 보면, 아스트랄체는 감각체(Empfindungsleib) 또는 영혼체(Seelenleib)와 감각혼(Empfindungsseele)이 통합된 것(Der empfindende Seelenleib, 감각/감정을 지닌 영혼체)이라는 설명이 나옵니다. 

 

정리하자면, 본래 아스트랄체란 감각체/영혼체라는 신체의 상위 구성요소와 감각혼이라는 영혼의 하위 구성요소가 결합된 개념입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 슈타이너는 그런 엄밀한 구분 없이 아스트랄체 개념을 사용하고 있어서 입문자들은 다소 혼란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인간을 4구성체로 볼 때의 아스트랄체와 9가지 구성요소로 볼 때의 아스트랄체는 그 개념에 미묘한 차이가 생깁니다. 전자가 좀 더 포괄적인 뜻을 갖죠. 또 '아스트랄(Astral)'이란 말은 별을 뜻하는 아스터(Aster)의 형용사형이므로 그냥 '아스트랄'이라고만 쓰는 것은 어색한 표현입니다.

 

보통 아스터 또는 애스터는 별모양의 과꽃을 칭합니다. 독일어 사전을 보면 Astralleib보다 Astralkörper를 선호하는데(leib과 körper 모두 몸/신체/육체를 뜻합니다), "현세의 육체에 살고 있는 정령, 영체(靈體)"라고 해설합니다. 영국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주연으로 나오는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를 보면, "This is my astral body"란 대사가 나옵니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적에게 공격을 받아 몸에서 영혼이 빠져나오는 걸 보고 여주인공이 놀라며 물어보자 그렇게 대답하지요. 관련지어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시 책으로 돌아가면, 아스트랄체는 "고통과 흥미, 충동, 욕망과 열정 등의 운반자"입니다. 쉽게 말해, 우리의 마음이 바로 아스트랄체의 내용입니다. 이것은 인간과 동물이 공유하는 것으로 식물에게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미모사나 파리지옥 같은 식물은 자극에 반응하기도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그런 식물들에게 동물과 인간 같은 의식이 있다고는 하지 않지요. 감각/감정이란 단순히 자극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 내적 의식의 반영이기 때문입니다. 차갑다고 느낀다거나 화가 나는 등의 내적 작용은 아스트랄체에 의한 것입니다. 

 

18문단에 "감정체는 감정생명Empfindungsleben의 운반자"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여기서 'Empfindungsleben'을 '감정생활'이라고 보셔도 좋습니다. 일부 신지학 집단에서는 에테르체나 아스트랄체가 물질체보다 더 미세한 물질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았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환원주의적 오류입니다. 층위가 다른 대상을 하위의 층위로 환원하여 보는 것이죠. 아주 예전에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분에게 듣기로는 그쪽에서도 인간의 정신과 마음 같은 고차적 구성요소를 미세한 물질의 일종이라고 보던데, 그런 것을 유물론적 환원주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19문단을 보면, 에테르체는 물질이 아니라 힘(Kraft)으로 구성되고, 아스트랄체는 "스스로 움직이고 색채를 띠며 빛을 발하는" 상(Image)으로 이루어진다고 설명합니다. 이 세 구성요소, 즉 물질체, 에테르체(생명체), 아스트랄체(영혼체)는 각각 다른 차원의 질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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