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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뒤르케임’과 비판적 실재론 - 김명희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2. 8. 23. 10:34

‘하나의 뒤르케임’과 비판적 실재론

 

김명희

경상대 사회학과 교수

 

 

그러나 아직까지 뒤르케임의 사회학적 자연주의(sociological naturalism)의 과학철학적 함의가 체계적으로 검토된 바는 없다. 이는 20세기 2/3를 표준과학모델로 군림해온 실증주의 사회과학의 헤게모니 하에서 고전 사회학의 창시자로서 명성에 비해 뒤르케임의 과학철학이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 기인한다(Pearce, 2001; Sawyer, 2001, 2002; Willer, 1968; 김명희, 2015a). 많은 연구자들이 말하듯, 뒤르케임의 이론 및 방법론에 대한 해석은 다양한 패러다임 속에서 전세계적으로 “얽혀있는 실타래처럼” 혼란스러운 양상을 띠었고(민문홍, 2001; 김광기, 2009; Rawls, 1996; Lukes, 1973), “무용한 뒤르케임(Useless Durkheim)”(Tilly, 1981)이라는 유명한 논문 제목이 말하듯, 지나치게 평가절하되었던 측면이 컸다. 이러한 상황은 역사사회학자로서 “유용한 뒤르케임(Useful Durkheim)”의 방법론을 관계적 사회실재론의 입장에서 재조명한 에미르베이어(Emirbayer, 1996)가 지적하듯, 주류 사회과학에 이론적 패권을 행사했던 파슨즈(T. Parsons)의 구조기능주의에 의해 정초된 이분법적 범주와 근본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뒤르케임 사상의 연속성과 일관성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인식론적 단절을 체계화한 것이다.

 

파슨즈는 뒤르케임의 입장이 <사회분업론>(1893)의 초기 실증주의·결정론적 입장에서 후기 <종교생활의 원초적 형태>(1912)에 이르러 관념론·자원론으로 바뀌었다고 주장했고 이는 1970년대 미국 사회학계에 격렬한 논쟁을 촉발했다. 알다시피 전기-뒤르케임을 강조했던 파슨즈의 “두 명의 뒤르케임”(Two Durkheim) 가설은 이후 파슨즈의 제자인 로버트 벨라(R. Bellah)를 경유해 후기 뒤르케임을 강조하는 제프리 알렉산더(Alexander, 1982)에 의해 다른 방식으로 재생산된다. 양자의 강조점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 “두 명의 뒤르케임” 가설이 공통으로 전제하고 있는 유물론-관념론, 결정론-자원론, 과학-철학의 이분법적 도식은 뒤르케임에 대한 착종된 해석 - 과잉자연주의적 독해와 반자연주의적 독해의 상호순환 - 을 끊임없이 재생산하는 원천으로 자리해왔다.


이러한 형국은 한국의 이론사적 현실에서도 물론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양적으로 결코 많은 수라 할 수 없지만, ‘두 명의 뒤르케임’ 가설에 의문을 제기하며 제출된 국내 뒤르케임 연구는 ‘하나의 뒤르케임’에 다가서기 위한 독자적인 이론적 사유의 공간을 열어놓았다고 보인다. 미국 학계의 지배적인 해석에 의문을 제시하면서 제출된 이옥지(1977), 노경애(1979), 한영혜(1983), 길미란(1994)이 뒤르케임의 텍스트에 대한 꼼꼼한 독해에 근거해 초기-후기 저술의 연속성과 경험주의라는 혐의를 불식하고자 했다면, 해리 앨버트(Alpert, 1939), 레이몽 부동과 프랑소와 부리꼬(Boudon and Bourricaud, 1982)의 논의를 끌고 와 개인과 사회의 교섭을 중시한(심기천, 1992), 방법론적 상호작용론자(민문홍, 2001)로 뒤르케임을 부각시킨 논의 또한 사회학주의 또는 방법론적 전체주의의 혐의를 불식하고 뒤르케임의 방법론을 일관되게 읽어낼 해석의 패러다임을 발견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될 수 있다.


한편 한영혜(1983), 박영신(1990a; 1990b), 김종엽(1997)은 정신과 자연, 도덕과 과학, 이론과 실천 등의 이분법을 근본적으로 넘어서는 뒤르케임의 발현 개념과 그 지성사적 맥락에 주목한다. 뒤르케임의 ‘사회학적 자연주의’가 1848년 혁명 이후 프랑스에서 부상한 과학주의가 1871년 이후 변형되는 과정에서 정신주의(spiritualism)와 자연주의(naturalism)의 이분법적 대립을 해결하고자 했던 발로였음을 지적한 한영혜(1983), 뒤르케임의 ‘사회주의’가 자연과학의 방법을 사회 발전사에 적용하여 역사 발전 및 사회조직의 도덕적 재구성에 적용하려 했던 도덕과학의 기획에 기초하고 있으며, 이것이 곧 “동시적 변화의 방법”, “발현적 과정”으로 이어지는 역사비교 방법론임을 드러낸 박영신(1990a; 1990b), 이론의 상대적 자율성을 매개로 한 과학-기예, 이론-실천의 통일을 골자로 하는 뒤르케임의 방법론이 그의 ‘사회관계실재론’과 맞닿아 있음을 조심스레 지적한 김종엽(1997)의 논의는 모두 뒤르케임에 대한 탈실증주의적 해석 및 ‘하나의 뒤르케임’의 관점을 공유하고 있다. 특히 “두 명의 뒤르케임 가설”의 ‘이분법’ 자체를 공략하며 뒤르케임 사회학의 “행위”의 측면을 사회경험주의로 조명한 롤즈의 논의가 곧 후기-뒤르케임을 부각시킴으로써 “사유”만을 강조하는 신기능주의 문화사회학의 오류를 공유한다는 점을 지적한 김광기(2009)는 ‘뒤르케임에 대한 실증주의적 해석’을 기각하지 않고, ‘실증주의에 반대하는’ 전략들이 갖는 한계를 아울러 일러준다.*

 

* 실증주의 진영에 사사건건 비판과 반대를 가해대던 반대 진영 -주로 현상학, 민간방법론, 상징적 상호작용론, 그리고 갈등론- 의 뒤르케임에 대한 해석은 실상 실증주의자들의 그것과 별반 차이를 보이지 않을 뿐더러, 검증 없이 그대로 수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김광기, 2009: 52).

 

보다 엄밀히 보자면, 실증주의 과학관을 해소하지 않고 뒤르케임에 대한 실증주의적 해석을 기각할 수는 없는 것이다. 김명희는 뒤르케임 사회학을 분할해온 이분법적 해석의 상호순환이 실증주의 과학관의 암묵적 존재론인 경험적 실재론에서 파생된 인식론적 딜레마이며, 비판적 실재론의 관점에서 이원론적 편견(dualist prejudice) 그 자체의 극복을 과제로 삼았던 뒤르케임의 ‘사회학적 자연주의’가 보다 잘 이해될 수 있음을 밝힌다(김명희, 2015a). 유사한 맥락에서 ‘발현의 사회학’의 가능성을 모색해온 소여는,* 뒤르케임의 딜레마가 사회적 발현 이론을 이해하지 못한 현대 사회학자들에 의해 ‘딜레마’로 읽혀왔던 데 기인한다고 말한다(Sawyer, 2002: 227). 현대 사회에서 뒤르케임 사회학의 이론적 위치는 철학, 곧 존재론적 관점의 도입에 의해서만 보다 명확해질 수 있다는 최근의 논의 또한(Pearce, 2007; 岡崎宏樹, 2015), 실증주의-반실증주의의 상호순환을 유발해온 인식론적 논쟁의 협소한 지형을 존재론의 지평으로 확장하는 문제 지형의 변화를 보여준다. 나는 뒤르케임의 사회과학철학에 대한 실재론적(Critical Realistic) 해석만이 그 방법론의 존재론적 깊이(ontological depth)를 옹호하고, 뒤르케임 이후 사회학 안에서 형성된 안티노미는 물론 현재 통섭 논쟁을 분할하고 있는 안티노미를 넘어설 해법 또한 제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 오늘날 발현 이론은 사회과학을 비롯한 자연과학의 제반 현상을 설명하는 데 있어 중요한 쟁점으로 조명되고 있다. 발현은 하향적 인과작용(downward causation)을 하는 모든 복잡계에서 발견되는 현상이다. 철학에서의 발현 이론은 1920년대 영국 철학자들의 창발론, 1960년대 인지혁명 및 마음 철학, 1990년대 이후 복수행위자모델 및 복잡계 모델 등과 함께 발전되고 있다. 다른 한편 사회학에서의 발현 이론은 서로 다른 패러다임 속에 수용되는 특징을 보인다. 발현에 대한 개인주의적 이론과 집합주의적 이론이 그것이다. 호만스(G. Romans)의 교환이론, 콜만(J.S. Coleman)과 엘스터(J. Elster)의 합리주의적 선택이론 등에 수용된 개인주의적 발현 이론이 필연적으로 환원주의적 결론을 수반한다면, 후기 블라우(P. Blau)의 구조사회학, 바스카(R. Bhaskar)의 초월적 실재론, 아처(M. Acher)의 형태 형성적 이원론의 집합주의적 발현 개념은 실재론적 결론으로 이어진다(Sawyer, 2001: 560-571).

 

** 비판적 실재론(Critical Realism)은 20세기 전반을 지배해온 실증주의 과학철학의 오류를 재구성하며 발전한 것으로, 지난 해 말 세상을 떠난 철학자 로이 바스카(R. Bhaskar)의 과학철학을 일컫는다. 바스카는 과학적 실재론을 체계화한 자신의 과학철학을 ‘초월적 실재론’이라고 명명했지만 이것이 사회연구에 적용될 때에는 몇 가지 중요한 제약이 필요하다며 자신의 사회과학철학을 ‘비판적 자연주의’라고 불렀다. 즉 비판적 실재론은 초월적 실재론과 비판적 자연주의의 합성이다. 실재론은 다양한 용례가 있지만(Ladyman, 2003 참고), 이하에서 ‘실재론’은 ‘비판적 실재론’을 약칭하는 의미로 사용할 것이다.

 

이 글의 논지를 미리 말하자면, 뒤르케임에 대한 비판적 실재론의 독해가 실증주의적 독해의 한계를 넘어 기존 논쟁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크게 두 지점이라 보인다.


첫째, 실증주의는 오랜 기간 자연과학의 방법론과 동일시되어왔다. 따라서 실증주의에 비판적인 인문·사회과학자들은 반자연주의적인 입장을 취함으로써,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의 통합적 인식을 가로막아 왔다. 흥미로운 점은 과잉자연주의적 실증주의와 반자연주의적 입장의 공통된 특징은, 흄의 법칙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실증주의적 ‘(자연)과학’ 개념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달리 비판적 실재론은 자연과학의 방법론이 실증주의보다 실재론에 의해서 더 잘 서술된다고 주장함으로써 반실증주의적인 사회과학자들에게 자연주의의 가능성을 열어 둔다. 실증주의와 실재론의 가장 큰 차이점은 존재론에 관한 것이다. 실증주의가 자연과 사회를 관찰 가능한 경험으로만 이루어진 평평한 세계로 전제하는 반면, 실재론에 따르면 과학의 과제는 경험적 사건을 야기한 실재 영역에서의 구조와 기제, 힘과 경향을 규명하는 데에 있다. 따라서 만약 사회과학의 대상이 되는 사회세계에 자동적 차원의 구조와 기제 및 힘과 경향이 있다면 실재론적 자연주의는 사회과학에 적용될 수 있다.


예컨대 실재론은 자연과학의 방법인 실험을 경험적 규칙성의 확인으로 이해하는 포퍼-헴펠 모델과 달리 실험의 원리를 반경험주의에 입각해 설명한다. 실험이 폐쇄체계를 만드는 까닭은 자연 자체가 개방체계이기 때문이다. 즉 비판적 실재론의 관점에서 실험의 본질은 폐쇄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작동하는 다수의 기제들 중에서 어떤 책임 있는 기제를 고립시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실험은 세계에 대한 실천적 개입이며, 비경험적인 구조들과 인과 기제들을 경험적으로 판별해 내고 판단하는 과정이다(Collier, 2010: 63-65). 실험이 불가능한 일부의 자연과학과 사회과학들에서는 객체들을 사유 속에서 분리시키는 추상화로 실험을 대신하게 된다. 이를 통해 자연구조에 비해 높은 자유도를 가진 사회구조의 경우 물리학적 방식의 실험 - 폐쇄 - 을 행할 수는 없지만, 그 존재론적 특성을 존중하는 범위에서 실험의 유사물과 보완물을 추구할 수 있기에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은 동일한 의미에서 과학일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실재론의 과학철학 - 이것을 초월적 실재론이라 부른다 - 은 존재의 층위를 사고함으로써 뒤르케임의 과학적 사회학의 존재론적 깊이를 반환원주의적 통섭의 철학적 전제로 새롭게 불러올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 이런 의미에서 실험이 행하는 폐쇄는 인식론적 폐쇄라고 할 수 있다. 달리 말해 폐쇄라는 가정은 하나의 믿음이며 그 본질은 사유실험에 있다.


둘째, 그런데 사회세계는 모두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다. 그러므로 사회세계의 구조와 기제는 개념 및 행위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시간과 공간에도 의존적이다(Bhaskar, 1998: 48). 즉 자동적 대상으로만 존재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렇지만 사회는 개인으로 환원될 수 없고, 사회적인 것은 모두 행위의 필요조건으로 존재한다. 다시 말해 행위에 앞서서 존재하는 사회적인 것들은 자동적 차원으로 존재하며, 인간의 행위를 제약한다는 의미에서 구조와 기제로 표현되는 인과적 힘을 갖는다. 동시에 사회는 행위에 의해서 의식적·무의식적으로 끊임없이 변형·재생산된다. 이러한 까닭에 실재론적 자연주의는 사회과학에 적용될 수 있지만, 조건적으로만 그러하다고 할 것이다. 이것이 비판적 실재론의 사회과학철학, 곧 비판적 자연주의이다(Bhaskar, 1998: 43). 비판적 자연주의는 사회적 존재의 발현적 속성에 대한 고찰에 입각해 - 관계적 사회실재론과 변형적 사회활동모델 - 사회과학의 상대적 자율성을 이론화한다. 이는 현재까지 통섭 논쟁을 분할해온 자연과 인간, 법칙정립과 개별기술, 과학과 철학/도덕 등의 이분법의 해소에 실질적으로 기여함으로써 자연주의와 반자연주의의 대립을 해소하고 실현가능한 지식 통합의 경로를 열어놓는다.


요컨대 비판적 자연주의는 인간과학을 지배해 온 - 아울러, 뒤르케임에 대한 해석을 양분해 온 - 이분법과 이원론을 극복할 문제틀을 제시한다.

1) 가장 중요한 이분법은 실증주의의 과잉자연주의와 이에 대한 반향으로 등장한 해석학의 반자연주의의 이분법이며 실증주의에 대한 보다 타당한 비판을 제시함으로써 양자의 대립을 해소하고자 한다.

2) 개인주의와 집합주의의 이분법은 사회를 관계적이며 발현적인 것으로 파악함으로써 해결한다. 이는 사회에 대한 관계적 견해에서 논의된다.

3) 자원론과 물상화의 이분법은 구조와 행위주체에 관한 논쟁을 포함한다. 이는 변형적 사회활동모델(transformational model of social activity)에 의해 극복된다.

4) 흄에 의해 정초되고 베버에 의해 체계화된 사실과 가치의 이분법이다. 이는 설명적 비판이론에서 논박된다.

5) 실증주의/해석학 논쟁을 가속화하는 이유와 원인의 이분법이 있다. 비판적 자연주의는 이 이분법을, 흄의 인과성 개념을 기각하면 이유도 비판적 실재론적 인과성 개념에 근거하여 독자적인(sui generis) 원인일 수 있음을 입증하는 것으로 해결한다.

6) 이러한 이분법들은 대부분 정신과 육체 사이의 이원론에 기초하고 있는데, 비판적 자연주의는 공시 발현적 힘의 유물론(synchronic emergent powers materialism)에서 정신을 물질의 발현적 힘으로 파악함으로써 극복하고자 한다(Bhaskar, 2005: 21).*

 

* 이를 표로 거칠게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김명희, 2015a: 269).

 

이제 살펴보겠지만 뒤르케임의 박사학위논문 <사회분업론>(1893)은 물론, 대표적인 주저인 <사회학적 방법의 규칙들>(1895)과 <자살론>(1897)을 일관되게 관통하고 있는 ‘사회학적 자연주의’ 또한 이러한 층화된 실재와 발현적 힘의 유물론에 기초해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회학적 자연주의는 뒤르케임에 대한 환원론적 해석과 이원론적 해석은 물론, 환원주의적 통섭론과 이원론적 존재론에 기초한 통섭불가론을 넘어설 대안적인 통섭의 고전적 사례로 정당하게 검토될 수 있다.

 

즉 비판적 실재론은 현대 과학철학의 성과와 새로운 개념적 틀에 입각해 - 역사적인 맥락의 시차에도 불구하고 - 뒤르케임 사회과학철학의 현대적 재구성과 새로운 독해를 허용하고 있다고 보인다. 다만, 그 주창자인 바스카 또한 뒤르케임에 대한 지배적인 통념 - 물상화, 결정론, 집합주의, 실증주의 - 을 깨지 않고 작업한다는 점에서 약간의 토론과 수정이 불가피한데, 이 글에서는 비판적 실재론의 메타이론적 통찰을 혼란 속에 자리한 뒤르케임의 사회과학철학에 일관성과 체계성을 부여하기 위한 ‘조수’로서 제한적으로 도입할 것이다.

 

 

김명희_뒤르케임의 사회과학철학_반환원주의적 통섭의 가능성.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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