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인지학적 의학인가?

* 이 글은 <행동하는 정신 제3호(2000년 가을)>에 수록된 내용으로 약간 수정을 했습니다. 정신의학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이 사이트를 참고하세요. https://www.anthroposophie.ch/en/medicine/topics/articles/research/anthroposophic-medicine/overview.html

 

 

무엇이 인지학적 의학인가?

 

 

인지학적 의학은 정통 의학의 실천적 확장이며, 인지학적 정신과학이 제공하는 인간에 대한 포괄적인 관점에 기초하고 있다. 이 관점은 의학에 적용된 것처럼 매우 포괄적이고 상세하므로 여기서는 그 본질을 알리기 위해서 간략하게 설명할 것이다. 먼저 우리는 인간을 4중 구조의 존재로 설명하고, 물질체에만 제한해서 세 가지 기본적인 기능적 체계를 구별할 것이다. 그리고 그 개념들이 병리학과 의학적 치료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알아볼 것이다.

 

인지학 의사들은 전통적인 의미에서 온전한 자격이 있는 의사들이다. 그들은 인간에 대한 좀 더 광범위한 이해를 통해 일하기를 원한다. 어느 시대든 문화적, 과학적, 사회적 형태와 직업들은 인간에 대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상에서 나온 것이다. 현대에 널리 퍼져 있는 인간에 대한 개념은 점점 기계적 관점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 생리학은 물리적이고 화학적 과정으로만 결정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그것들을 뛰어넘을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루돌프 슈타이너의 작업은 (오늘날 정당화된 보증서와 같은) 과학적 사고의 명확성과 정밀성을 정신적인 것에 접근할 때도 유지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필요성을 충족시키는 데 주요한 공헌을 하고 있다.

 

우선 다음을 경험하는 것이 가능하다.

 

- 각 인간은 고유하고 개별적인 존재이며, 따라서 그렇게 대우받을 필요가 있다.

 

- 과학적, 예술적, 정신적인 통찰력이 건강을 회복하는 데 함께 적용될 필요가 있다.

 

- 인생에는 의미와 목적이 있다. 이러한 의미를 상실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건강의 파괴에 반영이 된다.

 

- 질병은 우리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와 새로운 균형이 생기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인지학적 병원(Die Filderklinik)

 

 

명확히 하기 위해, 인지학적 의학이 비록 (합성물질과 반대되는) 천연원료로부터 생산되는 약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자연의학(자연요법)과 동일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인지학적 의학의 원료로 약초를 많이 사용하지만, 인지학적 의학은 본초학(herbal medicine)이 아니다. 사실상 천연 광물질로 조제된 약들이 이 분야에서 더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고, 식물에서 얻은 약보다 일반적으로 더 중요하게 취급되고 있다. 결국 인지학적 의학은 단순히 어떤 동종요법(homeopathic medicine)*의 형태는 아니다. 그러나 그 학문 분야로부터 채택한 두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약효를 증가시키는 방법과 효능에 사용되는 표기법이다.

 

* 동종요법(homeopath 또는 homeotheraphy) : 치료해야 할 병과 같은 증세를 일으키는 약을 극소량 투여하는 치료법

 

 

4중 구조적 인간

 

인간을 4구성체로 보는 인지학적 이해는 본질적으로 인지학을 통해 작업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널리 사용하는 실제적이고 효과적인 관점이다. 이것은 아동교육, 성인교육, 비즈니스 상담, 경영 그리고 물론 의학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러한 모델을 사용할 때 일의 과정 속에 온전한 인간 그 자체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기본적인 전제는 ‘우리는 자연의 세 영역과 함께 발달을 공유하고 있고, 그래서 그들과 직접적인 관계를 지닌다'는 것이다. 게다가 인간에게는 스스로를 인간의 영역에 머무르게 하는 네 번째의 더 고차적 구성체가 있다.

 

- 인간은 광물계인 무기체에 적용되는 화학과 물리학의 법칙에 따르는 물질체가 있다.

 

- 이 물질체는 해체와 반대되는 힘들이 스스로를 유지시키지 않는다면 사실상 분해될 것이다. 인지학에서는 이 형성하는 힘의 조직을 생명(력)체 또는 에테르체라고 부른다. 우리는 물질체와 생명체가 결합된 살아 있는 존재를 자연계의 식물에서 관찰할 수 있다. 식물은 생산 그리고 회복의 과정을 포함해서 그 자신의 모든 형태에서 생명을 유지한다.

 

- 동물들은 사람처럼 느낌, 충동, 욕망,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식물에는 없다. 이러한 의식을 가능하게 하는 기관은 생명체처럼 초감각적이다. 우리는 그것을 고유한 존재로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 표현된 것만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살아 있는 조직을 우리는 감정체(감각체)라고 부르며, 인지학에서는 영혼체 또는 아스트랄체라고 한다.

 

- 인간은 동물을 뛰어넘는 자아 의식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다. 사람은 생각하고, 상상을 할 수 있으며, 자발적으로 기억기, 자유롭고 창조적으로 행동하기 등등을 할 수 있다. 자아(I)를 통해서 인간은 자신을 동물과 구별한다. 인간은 초감각적인 네 번째 구성체로서 '자아'가 있다.

 

그러므로 인간은 보이는 한 가지(물질체)와 초감각적인 세 가지 구성체를 지니고 있으며, '정신, 영혼, 생명 그리고 물질'의 네 가지 영역의 시민이다. 초감각적 구성체들은 살아 있는 동안 물질체의 조직들과 그 과정에 깊이 침투한다. 더욱이 인간의 이러한 네 가지 구성체는 전통적인 네 가지 요소, 즉 땅, 물, 공기, 불(지수화풍)에 각각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물질체 안에 서로 섞여 있는 네 가지 요소의 조화를 통해서 이들 구성체 사이의 조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인간의 4중 구조를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영역	성질	자연계	인간의 요소	상태	자연의 요소
정신	자아 의식	인간	자아	열(온기)	불
영혼	의식(감정, 욕구, 충동 등)	동물	아스트랄체	기체, 빛	공기
생명	생명력, 형성력	식물	에테르체	액체	물
물질	무게와 양으로 측정	광물	물질체	고체	땅

 

 

3중 구조적 기능

 

이제 우리가 인간의 신체를 보면, 우리는 세 가지 기능적 체계를 구별할 수 있다. 그들 중 두 개는 양극적인 에너지의 중심으로 완전히 정반대인 것을 볼 수 있고, 세 번째는 그들 사이의 균형을 맞추어 주는 통합적인 힘으로 볼 수 있다. 각각의 체계는 전 신체에 침투되어 있지만 특정 부위에서 중점적으로 활동한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신체 체계를 가지고 있다.

 

1. 신경-감각 체계(nerve-sense system) : 머리에 주로 집중되어 있지만, 그 기능이 손끝과 발끝까지 확장되어 있다.

 

2. 신진대사-사지 체계(metabolic-limb system) : 하복부, 즉 주로 신체의 아래쪽에서 활동한다.

 

3. 리듬-순환 체계(rhythmic system) : 가슴-몸통에서 폐와 심장 부분에 집중되어 있고, 호흡과 혈액 순환을 통해 신체 전체에 확장된다.

 

신체의 체계	내적 활동	인식의 단계	신체적 효과
신경-감각	사고	의식(깨어 있음)	차가움, 고요함, 딱딱함, 이화작용*
리듬-순환	감정	반-무의식(꿈꾸고 있음)	균형, 조정, 조화
신진대사-사지	의지	무의식(잠들어 있음)	따뜻함, 움직임, 부드러움, 동화작용**

* 이화작용(異化作用) : 생물의 조직 내에 들어온 물질이 분해되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일. 

** 동화작용(同化作用) : 생물이 외부로부터 섭취한 영양물을 자기 몸에 알맞은 성분으로 변화시키는 작용.

 

 

세 영역의 특징

 

신경-감각 체계

아주 단순하게 보면 머리는 신체의 다른 부분들과 비교했을 때, 차갑고 정지해 있고 조용하고 딱딱하다. 이 영역을 통해서 우리는 외부 세계를 받아들인다. 환경은 압도적으로 신경-감각 체계에 작용한다. 신경 조직은 재생되지 않으며, 생명의 표시인 진정한 발달이 이 영역에서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 신체의 거의 죽은 부분이다. 이 체계는 지속적으로 신체의 생명과 활동력을 약화킨다. 이 영역이 너무 우세하게 되면, 우리는 경직, 경화성 질병, 노년기와 같은 건강 상태가 된다.

 

신진대사-사지 체계

여기서는 위의 것들과는 반대의 현상을 볼 수 있다. 이 영역은 따뜻함과 움직임을 나타낸다. 움직임이란 물론 신진대사-사지 체계의 일부분인 근육의 특징이다. 그러나 우리는 보이지 않는 움직임, 즉 물질의 변형(신진대사)도 보아야 한다. 신경-감각 체계처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이 체계에서는 적극적으로 변형시키려 한다. 그것은 또한 환경에 작용하고, 대단히 생동감 있다. 이것은 우리가 깨어 있는 동안 신경-감각체계가 파괴한 것을 잠자는 동안에 재생하고 보충한다. 신진대사-사지 체계가 너무 우세하게 되면, 우리는 염증성 질환 또는 아동기와 더 연관된 건강 상태가 된다.

 

리듬-순환 체계

이 두 개의 양극성에서 우리는 한편으로는 딱딱하게 굳으려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염증과 분해가 되려는 병적인 경향들을 본다. 잠재적으로 전쟁과 같은 이런 상황에 조화와 균형을 가져다주는 조정자는 심장과 폐인 리듬-순환 체계다. 심장은 피의 순환으로써 전 신체를 연결하고 폐는 호흡으로써 전 신체를 연결한다. 건강은 이 두 극 사이의 균형이며, 질병에 걸리는 경향은 그 두 극에 있지만 균형 속에서 유지된다. 건강은 염증이나 경화 현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섬세한 균형이다. 치료란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다.

 

병리학

병리학에서는 양극적인 두 종류의 질병이 구분된다. 신진대사에서 작용하는 물질적이고 에테르적인 힘이 우세하게 되면, 염증이 생기고 열이 나는 상태가 된다. 이런 종류의 질병은 아동기의 특징이다. 그 예는 홍역이나 수두이고, 이것들은 신경-감각 체계의 경화 작용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조적으로 퇴행적인 경직화 상태는 인생의 두 번째 부분의 특징이다. 이런 것들은 신경-감각 체계의 깨어나는 활동이 오랫동안 지배적이었을 때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질병들은 종종 불면증, 불안과 정상 이하의 체온을 동반하는데, 보통 서구 문화에 속하는 질병이다. 그리고 이러한 질병들은, 특히 병리학적으로 아동교육을 자세히 들여다볼 때, 일반적으로 현대의 주지주의적인 문화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질병의 두 가지 주요 유형

 

머리 극점	신진대사 극점
자아와 아스트랄체의 활동이 신체적인 물질을 파괴한다.	에테르체와 물질체의 활동이 신체적인 물질을 만든다.
이화작용	동화작용
지나친 머리의 활동	지나친 신진대사의 활동
육체적인 과로	착란 상태, 흥분
차가움	따뜻함
퇴행성 질환	염증성 질환

 

 

치료

인지학적 의학은 환자의 병을 자아와 아스트랄체, 에테르체와 물질체 사이의 상호 관계로 이해하고자 한다. 그 치료는 건강한 균형을 되찾기 위해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요소들의 활동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이것은 새로운 형태의 치료 방법을 개발시켜 왔다. 가장 집중적인 작업과 연구의 대상은 암이었으며, 수많은 의약품이 겨우살이(mistletoe)로부터 개발되었다. 이것들 중에 이스카도르(iscador)가 가장 잘 알려져 있고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이것은 암세포에 대한 면역 자극 효과와 세포 전장 억제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연구에 의하면 이스카도르는 종양의 성장 속도와 전이의 가능성을 억제할 수 있다. 인지학적 의약품들은 특정한 질병에 맞설 수 있는 힘이 발견되는 동물계, 식물계, 광물계에서 나온 물질을 가지고 만든다. 신체의 주요 기능적 시스템 중 한 방향으로 이런 힘들을 강화하기 위해서 동종요법과 본초학에서 사용되는 것들과 함께, 인지학적으로 개발된 많은 약학적인 과정들이 사용된다.

 

 

 

이스카도르(iscador)

 

 

인지학적 의학 안에는 조각, 회화, 음악, 언어를 포함한 많은 예술적 치료 방식이 개발되었다. 게다가 오이리트미라고 불리는 동작예술 치료의 형태가 있다. 오이리트미는 루돌프 슈타이너의 제안과 도움에 의해 만들어졌다. 대부분의 예술 치료가 무의식적 감정을 외적 표현으로 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하는 반면에, 인지학적으로 훈련된 예술치료사들은 색, 형태, 소리와 율동의 생리학적 효과에 대한 깊은 이해를 기초로 하여 환자들을 특별한 연습으로 인도한다. 또한 예술적 치료들은 환자가 건강을 회복하는 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타 베크만(Ita Wegman, 1876-1943) 박사가 개발한 리드미컬한 마사지라는 아주 특별한 형태의 치료법이 있다. 그것은 신경-감각 체계와 신진대사 체계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해를 기초로 하여 숨쉬기, 순환, 소화 그리고 음악적 톤을 포함한 많은 신체적 기능이 조화와 통합을 이루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

 

또 하나의 치료법으로 물치료법(hydrotherapy)이라는 특별한 형태도 개발되었는데, 오일 목욕, 율동 목욕, 체온을 올리는 손발 목욕이다. 기름이나 겨자와 같은 식물성 물질들이 특별한 효과를 위해 목욕물에 첨가된다.

 

결론적으로 인지학적 의학은 전문적으로 양성된 의사, 간호사, 치료사, 약사들의 협력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간호사들은 전통적인 간호사 훈련(의사들에게 정부에서 인정한 자격증이 필요한 것처럼)을 수료하고, 특별한 인지학적 간호사 훈련을 받아야 하며, 그러한 3년 과정이 현재 뉴질랜드 헉스베이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