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발도르프 교육과정의 내용과 과제 (19) - 11학년 본문
발도르프 교육과정의 내용과 과제 (19)
The Tasks and Content of the Steiner-Waldorf Curriculum
Edited by
Kevin Avison, Martyn Rawson
김훈태 슈타이너사상연구소
11학년의 교육과정
11학년의 교육과정이 제안하는 과목들을 전반적으로 개관해보면, 주제들은 인지 가능한 지각을 넘어서는 것, 즉 '과정(processes)'과 '갱신(renewal)'이라는 양극단 사이의 내적 균형을 찾는 것과 같은 일들이 여러 과목에서 제시된 내용 모두에 공통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9학년이 지평을 확대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면, 10학년은 사물의 기원을 이해하는 것에 관련되어 있고, 11학년은 통찰력 획득에 관한 것이다.
이런 종류의 주제들이 분석 기하학, 무한과 반 공간(counter space)의 개념, 대수 기하와 산술 기하의 적분으로 들어가게 된다. 유클리드 기하학의 법칙들은 투영 기하학에 통합된다. (무한 점, 무한 선, 무한 평면과 같은) '무한히 먼 요소들'을 고찰함으로써 학생들은 무한에 관하여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진동의 학습에서 10학년의 삼각법 내용이 운동 안으로 들어온다. 11학년의 물리 주요수업 시간에는 무선 데이터 전송에 배경이 되는 파동 이론을 이해할 수 있는 기초를 만든다. 구 삼각법은 평면 삼각법까지 확장된다. 많은 11학년의 과업들처럼 분리되어 경험하고 공부한 과업들이 결합된다. 연결고리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생태학에 대한 연구뿐 아니라, 세포와 현미경 사용법이 주제인 생물학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난다. 여기서 초미세 구성성분에 대한 통찰은 항상 거시 생물권에 대한 견해에 의해 보충된다. 학생들은 이와 같은 내외 전환의 과정을 그들의 투영 기하학 공부를 통해 이미 알고 있으리라 짐작된다.
화학에서의 과업은, 화학 물질이 상호 작용하는 방식으로 원소의 개별적인 특징을 살펴봄으로써 종합적인 개괄을 제공하는 것이다. 주기율 체계는 이런 관련성 하에서 다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주기율은 미리 존재하는 질서로서가 아니라 다양한 법칙과 관계를 묘사하는 길을 열어주는 구체적이고 개념적인 모델로서 제시된다.
물리에서 비슷한 양상을 발견할 수 있다. 10학년에서는 역학에서 관찰 가능한 힘들이 연구의 초점이었다. 11학년에서는 전자기장, 복사와 방사능, 물질의 본질 이론으로 옮겨간다. 논리적으로 분리된 체계로 보면 이들은 모순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또한 동시에 실재의 상상할 수 없는 영역을 가리키기도 하는 것이다. 이제 물리와 화학은 하나의 통합된 단위로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순환, 전진과 갱신의 과정은 또한 역사학 주요수업의 주제이기도 한데, 이것은 이제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발전과 확산에 기여했던 고대문화의 유산에 관련되어 있다. 예를 들면 파르치팔 서사시에 묘사되어 있는 것과 같은 인생과 고통의 의미에 대한 의문은 중세의 문화사에서뿐 아니라 학생 자신의 기분에서도 발견될 수 있다. 이 역사 주요수업의 필수 요소는 반테제와 그것을 극복하려는 투쟁의 과정이다. 우리는 그러한 양극을 교황과 황제, 교회와 국가, 기독교와 이슬람교, 전제 군주와 공작, 농노와 영주, 도시와 농촌 등의 갈등에서 발견할 수 있다.
문학은 현존하는 전통적 세계관에 도전하는 방식으로 개인과 사회에 의문을 던진다. 위대한 문학은 해답을 제공하는 법이 거의 없더라도 항상 어떤 의미에서는 예언자적이고 독창적이다. 오히려 그것이 독자에게 독자 자신을 초월하도록 자극한다. 위대한 문학은 영혼에 평범함을 뛰어넘는 경험의 문을 열어준다. 이런 점이야말로 정확하게 11학년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다.
비록 번역된 것으로서만 접근할 수 있지만 볼프람 폰 에셴바흐(Wolfram von Eschenbach)가 쓴 <파르치팔>이라는 중세 후반의 이야기는 하나의 교재가 된다. 이것은 독자들을 개인의 실패, 고통과 상처, 기회 상실, 죄의식과 자아분열을 통과하는 여행으로 데려 가고, 속죄와 구원으로 인도한다. 이것은 십대의 내면적인 경로와 일치하는 것으로 자아에 대한 추구를 다루고 있는 진기한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형식적으로 낯선 문화적 맥락에 기초하고 있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심리적 원형의 서술이 두드러진다.
파르치팔 신화에서 암시된 주제들은 19세기와 20세기 문학에서 찾을 수 있다. 상상력에 대한 의문들, 천성과 양육 환경 사이에 있는 개인, 미적인 것과 숭고한 것의 원천, 그리고 물질주의의 위협 같은 것들이 낭만주의 시대에 표현된 주제들이다. 이 시대의 예술과 문학은 11학년 또래 젊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려 준다. 이런 점에서 블레이크, 셸리, 콜리지, 클레어, 호손(Hawthorne), 그리고 키이츠의 전기가 큰 흥미거리가 된다.
외국어 학습에서도 위대한 시인과 극작가가 첫 머리를 차지한다, 영어 수업으로부터의 주제들은 적절한 형태로 섭취되며 외국어 중 하나로 연극공연이 실시될 수 있다.
11학년의 지리학 주요수업에서 고려할 측면이 두 가지 있다. 우선, 학생들은 지금까지 상상할 수 있었던 경계를 훨씬 넘어서도록 인도될 수 있다. 이것은 오래된 지도작성법을 살펴보고 학생들로 하여금 다양한 지구 투영법을 그리고 계산하도록 허용함으로써 충족될 수 있다. (천문학은 이따금 별개의 주요수업으로 주어진다. 다시 말해, 천문학은 지구에 관해 상상할 수 있는 경계를 넘어서는 것이다.) 다른 한편, 11학년들은 자기 자신의 심리적 사회적 위치, 즉 자기의 '마음의 내부'를 탐색하기 시작한다. 이것은 세계 경제학 관점에서 지리학 연구에 의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것은 학생들이 전체로서 인류사 스스로 만든 또 다른 '꺼풀(mantle, 덮개)'을 인식하도록 해준다. 문화적 경제적 존재로서 인류는 공간을 형상화하고 이 공간에 대한 점증하는 의식을 발전시킨다. 전 지구적 차원의 경제적 관계들과 이것들의 기저에 자리잡고 있는 원리들은 상호주의, 생태적 의식과 협동뿐 아니라 동등하게 맹목적이고 이기적이며 착취적인 강제력임이 드러난다.
기술 수업은 '에너지와 물질'이라는 주제를 갖는다. (고체 연료 발전. 핵 발전, 수력과 풍력 발전, 태양 에너지와 같은) 다양한 에너지 생산수단을 상세히 살펴보고 무책임한 에너지 생산의 결과들을 토론한다. 우리가 계속해서 살아가야 할 세상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는 욕구는 에너지 생산의 영역에서 가장 분명하다. 기술의 '물질' 요소는 종이 생산과 처리 절차와 같은 주제에 대한 연구로 다루어지는데, 이것은 (인쇄물을 사용하는 매체를 포함하여) 종이 산업과 재활용 문제와 관계 있는 모든 것을 포함한다.
정보 기술 수업의 경우 10학년에서 11학년으로의 단계는 감각으로 더 이상 감지할 수 없는 과정들로 들어가게 된다. 10학년에서 단계별 공부 과정을 따름으로써 논의되었던 원인과 결과 사이의 관계가 이제 단지 사고 속에서만 이해될 수 있는 상황으로 향하게 된다. 정전기에 대한 관찰은 감각으로 인식될 수 있고 상상되어야 한다. 반도체와 그 기술은 물리학과 기술 공부에 대한 배경지식을 제공한다.
예술 수업은 또한 두드러진 특징을 만들어낸다. 서로 다른 예술의 유사성과 다른 점은 한 쪽에서 회화와 조각, 다른 쪽에서 음악과 시의 대치라는 결과를 가져온다. 아폴론적/디오니소스적 특질 또는 인상주의/표현주의와 같은 스타일 경향 등의 서로 상반되는 개념들은 인간의 의식과 진리를 위한 투쟁을 표현하는 예술의 기저에 놓여 있는 역할을 고찰하기 위한 주제가 된다. 이런 탐험은 문학, 시각 예술과 음악에서의 발전을 관련시킴으로써 학문교류 방식으로 행해질 수 있다.
오이리트미뿐 아니라 조각과 조소에서도 인간 신체의 동작으로 (질문, 대답, 대화, 기쁨, 슬픔, 걱정)과 같은 사람의 기분이나 태도를 표현하도록 노력한다. 영혼을 비추는 거울로서 신체는 동작을 통해 발견되는 것이다. 과업은 주관성의 영역에서 객관성을 발견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오이리트미 수업에서, 이러한 탐험은 시와 음악에 있는 아폴론적, 디오니소스적 기분의 예를 연습하고 형식적 특징을 토론하며 학생들로 하여금 판단을 형성하도록 격려하는 활동들을 포함하고 있다. 시와 음악은 결합되어 단일한 요소를 형성해야 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움직임으로 삶을 사는 방식은 사춘기에 상실되었다. 이제 그것은 새로운 수준에서 획득되어야 하고 개별 학생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동작과 움직임으로 형성되어야 한다.
사회 실습 기간은 11학년에 하나의 중요한 최고점을 형성할 수 있다. 3주 동안 학생들은 장애인을 위한 병원, 의원, 가정이나 학교에서 일한다. 이 기회를 통해 학생들은 자기 자신보다 더 큰 필요를 지닌 타인을 경험할 수 있다. 이것은 또한 학생들이 개인으로서 자기가 다른 사람의 삶의 그늘에 어떻게 광명의 빛을 던질 수 있는가를 가르쳐 줄 수 있다. 보살핌을 받는 사람이 줄 것이 훨씬 더 많은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사회적 인식의 새로운 수준이 발달될 수 있다. 그러한 일을 통해 배우는 가장 근본적인 자질 중의 하나는 타인의 결점과 실패에 대한 관용이지만 더욱 더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의 한계들이다. 그런 경험들로부터 장기간에 걸친 발달의 가능성이 솟아오르는 것이다.
11학년의 교육 목표
11학년이 끝날 때가 되면 학생들은 다음과 같은 것을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
- 자신의 감정에서 객관성을 획득해야 하고 그럼으로써 취향과 스타일, 사회생활의 요령에 대한 판단을 형성하는 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어야 한다.
- 사고에 역동성을 가져와야 하는데 이것은 10학년일 때 자신들 사고의 논리적 인과율을 초월하는 것이다. 이제 총체적인 시각에서 서로 다른 요인들을 종합하고 상호 관련지을 수 있다. 이것은 또한 무한과 감각적으로 지각될 수 없는 현상에 관하여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 사회적 책임에 대하여 스스로 인도하는 감각이 있어야 한다.
- 더욱 총체적인 이해 속에서 관련된 현상들을 상호 관련짓고 통합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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