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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도르프 학교의 역사수업 제안 - 최혜경 본문

발도르프교육학/발도르프 역사교육

발도르프 학교의 역사수업 제안 - 최혜경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18. 2. 6. 22:36

발도르프 학교의 역사수업 제안 


*  이 글은 조형예술가이자 번역가인 최혜경 선생님이 2008년 9월 <한국 발도르프 특수교육 센터>의 카페에 올리신 글입니다. 출처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cafe.daum.net/Wittenwaldorf/fTc/16?q=%B9%DF%B5%B5%B8%A3%C7%C1%20%C7%D0%B1%B3%C0%C7%20%BF%AA%BB%E7%BC%F6%BE%F7%20%C1%A6%BE%C8

  

유럽문화권이 아닌 지역, 특히 동양에서 발도르프 학교가 정착되기 어려운 것은,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발도르프 교육을 서양문화에서 도출된 독일식 교육이라고 여기고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곳의 발도르프 학교는 물론 독일식으로 발달된 발도르프 학교다. 그러나 발도르프 교육 자체는 범인간적인 교육이라고 해야 타당하며, 각 지역에 걸 맞는 발도르프 학교를 일구어 내는 것은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과제라 볼 수 있다. 독일식 발도르프 학교를 모형으로 삼아서 배우는 것은, 이곳의 발도르프 학교에서 최초로 발도르프 교육이 실천되면서 나름대로의 성과를 보여주기 때문이지, 독일식 발도르프 학교를 그대로 모방해야 한다는 의미에서가 아니다.

 

한국에서 소위 말하는 발도르프 교육을 지향하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가장 곤혹스러워 하는 과목은 아마도 역사수업인 것 같다. 슈타이너가 역사수업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동양 문화권의 학교에서는 어떤 부분을 다루라고 한 마디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 어린이들에게 독일 발도르프 학교의 역사수업계획표를 그대로 따라서 역사를 가르치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한다. 다른 경우에는 어떤 정신과학적 근거도 없이 반동적으로 순전히 국수주의적인 한국 중심의 역사만 가르치기도 한다. 두 가지 모두 인지학적인 시각에서 보면 올바르지 않다.

 

슈타이너가 비록 동양문화권의 역사수업에 대해서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역사수업에서 가르쳐야할 것은 인류(민족이나 국가가 아님)문화발달사에 대한 그의 시각에서 포괄적으로 얻을 수 있다. 달리 말하자면, 인지학적 인류문화발달의 시각에서 나오는 커다란 흐름을 통찰할 수 있다면, 서양역사뿐만 아니라 동양역사에서도 각 시대에 병행하는 증상을 분명히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슈타이너는 지금까지의 인류문화발달을 다섯 주기로 나눈다.

1. 고대인도 문화기

2. 고대페르시아 문화기

3. 고대 이집트 문화기

4, 고대 그리스, 로마 문화기

5. 오늘날의 문화기

 

<교육예술 2, 방법론과 교수법>에서 슈타이너는 오늘날 역사시간에서 행하듯이, 정치적으로 중요한 사실들, 즉 왕이나 귀족의 이름, 전쟁연도 등을 연보별로 가르치는 것이 역사수업의 내용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인지학적 인류문화발달사라는 단어가 이미 암시하듯이, 역사는 중요인물들이 등장했던 무대가 어떠했는지 보다는 시대를 거쳐내려 오면서 인간이 주변환경과 세계에 어떤 관계를 지녔는지에 중점이 있다. 그래서 슈타이너는 역사적 증상학이라고도 하였다. 인간이 세계를 대하는 태도는 지역을 막론하고 드러나는 외형만 다를 뿐 그 증상에 있어서는 유사한 병행성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발도르프 학교에서 실제적인 역사수업은 5학년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이미 학령기 이전에서는 동화 들려주기를 통해서, 4학년까지는 신화, 영웅전, 성인전, 성서이야기 등을 통해서 어린이들에게 역사수업의 근거를 이미 마련해 준다. 5학년부터 8학년까지의 역사는 담임선생님이 행하며, 일반적인 역사수업에서 하듯이 개념과 숫자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를 통해서 드러나는 증상을 형상적으로 이야기 해 줌으로써 그 증상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 관념을 어린이들이 느끼도록해준다. 연보적인 역사설명은, 옛 사람들도 역시 오늘날의 사람들과 똑 같았다는 생각을 그 저변에 전제하고 있다. 인지학적 인간발달사에 따르면 매 시대의 사람들이 항상 다른 상태에 있었으며, 세계에 대한 관조 역시 항상 달랐다는 생각을 전제로 한다. 그래서 발도르프 학교의 역사 수업의 중점은, 바로 그 시대마다 다른 인간의 상태, 인간의 세계에 대한 태도의 차이를 역사적 예시의 형상적 묘사를 통해서 어린이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에 놓여 있다.

 

1. 고대 인도 문화기: 5학년에서 시작하는 발도르프 학교의 역사수업은 동양문화의 근원지인 고대 인도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이는 통례적인 역사수업에서 말하는 갠지즈 문화는 아니다. 갠지즈 강가의 하랍파, 모헨조다로 문화는 그 형태로 보아서 고대 페르시아 문화의 전초단계로 볼 수 있다. 고대인도 문화기의 사람들은 이 세상에 집중하기 보다는, 이 세상을 마야(Maya), 즉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환상으로 여겼으며, 그들에게는 실재였던 정신세계를 탐구하는 일에 집중하였다. 슈타이너는 역사수업 중에 어린이들에게 고대인도 정신문화에서 파생한 인도단어들도 역시 가르치라고 하였다. 이런 인도 고대 문화의 특성을 어린이들에게 가르치기 위해서는 특정 인물을 형상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좋은 예로는 인도 서사시 마하바라타에 나오는 크리슈나와 아르주나의 이야기, 우파니샤드 등의 베다성전에 나오는 이야기들이다. 동양 문화권에서 더 좋은 것은 부처의 삶을 예로 삼는 것이다. 부처의 탄신이 역사적으로 보면 고대 그리스의 초기이지만, 그의 삶 자체는 고대 인도문화의 잔영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까지 전해져 내려오는 인도수행명상들이 사실은 모두 그 고대문화의 잔영이라 할 수 있으며, 인도자체가 고대인도문화의 거대한 고고학적 장소라 볼 수 있다.

 

2. 고대 페르시아 문화기: 페르시아 문화기의 특성은, 인간이 마침내 지상적인 것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고대 인도문화에서는 문자라는 것이 없었다. 베다 시대에, 즉 후기 이집트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산스크리트어로 쓰인 베다 성전은 그 이전에 수 천 년 동안 구전되어 왔던 것을 북쪽에서 인도로 침략해 내려온 아리안들이 내려 적은 것이다. 그 반면에 페르시아에서는 문자가 생겼다. ,하수도를 갖춘 도시건축, 신전건축, 농경생활 등이 이 문화기에 정착되었다고대 인도인들이 정신세계의 영원함에 대한 확신을 지녔던 반면, 페르시아인들이 그 사실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되었음을 길가메쉬 서사시를 통해서 알려준다. 정신세계에 대한 확신이 흔들리는 반면, 고대 페르시아 문화기에서는 신의 세계를 이 땅에 이루려는 시도를 하였다. 그 표현이, 하늘에 가까운 높은 산 위에 신전을 세우고 그 주변에 삶의 터전을 마련했던 것에서 볼 수 있다. 철학적으로는 선과 악에 대한 구분이 선명해지며, 삶을 선과 악의 투쟁으로 고찰, 판단하기 시작했다.(함무라비 법전)

 

3. 고대 이집트 문화기: 페르시아 문화기로부터 남은 유적들이 거의 없어서 신화에 많이 의존해야 하는 반면, 이집트 문화기는 수많은 유적들을 근거로 해서 파라오의 사회적 종교적 위치, 피라미드의 건축과정, 미이라의 의미 등에 대해서 풍부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 특히 피라미드의 건축과정을 통례적인 설명에서 하듯이 노예를 부려서 강제로 지은 것이 아니며, 이지스와 오지리스의 전설을 이야기 해 주면서파라오가 죽은 후에 오지리스의 세계로 들어서는데, 그 길을 동행하는 성스러운 일에 참여했던 것이라고 가르친다. 그 외에도 신전건축, 물길, 이집트식 달력과 천문학, 이집트 문자 등이 수업의 주제가 된다. 이집프 문화기에는 인간이 좀 더 지상으로 다가서서, 경제적 발달을 추구하였으며, 파라오와 제사장들이 신의 세계로 향한 매개자로 작용하였다.

 

여기까지가 5학년의 첫 번째 역사 에포헤다.

 

여기서 첫 번째 에포헤를 마무리 짓는 이유, 당시까지의 인류가 그들의 눈길을 정신세계, 신의 세계, 별들의 세계로 더 돌리고 그런 것을 높이 우러러 보는 정서를 지녔던 반면, 그리스인들은 좀더 지상의 주변환경으로 관심을 돌렸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신들 조차도 너무나 인간적으로 묘사하지 않는가형상적으로 보자면, 지금까지는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보던 눈길이, 머리를 똑 바로 하고 내 주변세상을 바라보는 눈길을 지닌 인간을 상상해야 할 것이다.

5학년이 끝나 갈 무렵에 두 번째 역사수업이 있으며, 그리스 시대의 알렉산더의 원정까지 다룬다. 스파르타와 아테네의 차이, 올림픽 경기, 페르시아 전쟁, 페리클레스 시대, 그리스 시대 철학자 등이 수업의 주제가 된다.

 

한국에서 5학년의 역사수업에서 페르시아 문화와 이집트 문화기를 다루는 것은 우리 문화와 너무 동 떨어진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문제는, 동양문화사를 들여다 보면, 고대 페르시아와 고대 이집트 문화기의 특성이 고대 중국에서 거의 동시에 한꺼번에 나타나서 그 차이를 연대에 따라서 분명히 구분을 지을 수 없다는 점이다. 고대 그리스시대의 특성은 춘추전국시대(476-221)와 진시황제시대에서 로마시대는 한나라와 당나라에서 분명하게 그 병행성을 찾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이전의 고대 중국은 선사시대인 삼황시대와 초나라인데 신화와 전설은 내려오지만 역사적 자료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뒤늦게 지구상에 나타난 중국 문화기가 이미 페르시아와 이집트 문화기를 통해서 지상에 생긴 문화의 성격을 한꺼번에 짧은 시간 안에 성취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인류문화발달사의 단계를 어린이들에게 분명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연대순과는 무관하게(고대인도 문화기를 설명하기 위해서 그리스 시대와 동일한 시기에 살았던 부처를 예로 삼듯이고대 중국문화에서 페르시아 문화와 이집트 문화의 특성을 지닌 부분을 찾아내어서 차례대로 가르치는 방법을 택해야 할 것이다. 그러니까, 고대인도 문화기 다음에 페르시아 문화기가 아니라 고대 중국문화로 직접 넘어가서 페르시아 문화기의 특성에 해당하는 농경문화, 도시건축과 제례, 황제와 태양의 관계, 한문의 생성과정 등을 어린이들에게 들려주면서 인간이 예전과는 달리 지상에 관심이 많이 생겼다는 점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역사수업을 해야 하지 않을까?

 

이집트 문화기와의 유사성은, 연대로 보면 상당히 뒤로 쳐지는 진시황제를 예로 들수 있지 않을까? 그의 아방궁자신을 삼황제의 후손으로 여기고 시황제라고 부르도록 하여서 신과 동일한 위치에 놓았으며만리장성에서 보이는 석조건축토기로 만들어진 수천 명의 군인들로 채워진 사후의 삶을 위한 무덤 등은 실로 이집트의 파라오를 연상하는 것들이다. 도시건축을 위한 풍수지리설(, , , 북이 이집트문화에서와 마찬가지로 특정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 큰 강들을 잇는 물길건설(황제는 물을 다스린다고 하였다.), 중국 달력과 천문학 등에 대해서 이야기 해 준다.

 

춘추전국시대의 패권다툼(아테네와 스파르타의 패권다툼을 연상시킨다.)을 통한 문화와 철학(공자, 맹자 등등)의 발달 등에서 그리스문화와의 유사성을 찾아 볼 수 있다. 연대순으로 보면 실제로 그리스 시대와도 거의 맞아 떨어지며, 심지어는 공자와 플라톤의 생존 시기도 비슷하다. 그리스 시대의 특성은 주변환경을 연구하면서 이성과 지성을 발달시켰다는 데에 있다. 페르시아 전쟁에서 나오는 것과 유사한, 지혜를 다투는 전략 등이 삼국지에 많이 나오지 않는가? 훌륭한 무사를 얻기 위해서 왕궁에서 행해지는 무사들의 기예다루기는 올림픽 경기와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굳이 현명한 황제를 들지 않더라도 유비와 같은 현명한 인물이나 맹자나 공자의 삶을 그림처럼 설명해 줌으로써 당시 사람들의 정서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사서삼경의 현명한 사구성어는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의 가르침에 못지 않은 지혜를 담고 있으니, 그 중에 몇 가지를 어린이들의 정서에 맞추어 골라내어서 함께 풀어가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한나라와 당나라에서 고조선과 초기 삼국시대를 다루어서 자연스럽게 실제의 우리 역사로 넘어갈 수 있다. 이 부분은 이미 6학년에 해당한다.

 

역사수업을 위해서 담임선생님이 역사적인 사실을 많이 알고 있으면 물론 도움이 되기는 할 테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선생님의 상상력이라고 생각된다. 인지학적 관점에서의 인류발달의 흐름을 관철하고 있으면서, 문화기마다 달라지는 인간의 상태에 대한 느낌을 어린이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어떤 형상의 그림을 어떻게 그릴 수 있는가에 역사수업이 달려 있지 않을까? 역사를 독일어로는 Geschichte라고 하며 직역하면 쌓인 것이라는 뜻이다. 동시에 이 단어는 이야기라는 뜻도 된다. 즉 이전에 쌓인 것을 얼마나 재미있게 풀어서 이야기 해 주는지가 역사시간의 관건이 될 것이다. 담임 선생님이 이야기꾼, 환상적인 시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실제로 현장에서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지 않는 사람으로서 수업에 대해서 쓴다는 것 자체가 실은 주제넘은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는 이유는, 역사수업의 근간을 인지학적 관점에서 고찰할 수는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 글들은 순전히 내 개인적인 의견에 불과하다. 그러니 , 아멘~’ 하면서 받아들이기 보다는, 다른 의견도 제시하는 토론의 계기로 삼는 방향으로 흘러갔으면 한다. 그런데 아무도 다른 의견을 제시하지 않으니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고, 여기에 다른 의견을 한 번 써 본다.

 

5학년에서의 첫 역사 에포헤 시간에, 인도문화에서 직접 중국문화로 넘어가서, 중국문화 내부에서 고대 페르시아문화와 고대 이집트문화의 성격을 찾아보고 가르치는 것이 우리 문화에 적당할 것이라고 첫 제안에서 썼다. 이렇게 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당연히 교사가 인지학적 관점에서의 문화발달사적 시각을 꿰뚫고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중국고대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특히 문화사적 지식을 지니고 있어서 예리한 구분을 할 줄 아는 안목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조금은 용이한 다른 방법을 여기에 제안해 본다.

 

성격적으로 보나, 연대적으로 보나 중국고대 문화는 그리스문화와 로마문화와 대등하다. 중국고대 문화 이전에 중국을 비롯한 동양권은 아직 선사시대다. 그래서 고대 인도문화, 고대 페르시아 문화, 고대 이집트 문화를 5학년 첫 역사 에포헤에 맞추어서 그대로 진행을 하고, 5학년이 끝나갈 무렵의 두 번째 역사 에포헤에서 고대 그리스 문화기 대신에 고대 중국문화를 주제로 삼는 것이다. 이 길이 용이한 것은, 중국문화에서 고대 페르시아문화와 고대 이집트문화와 유사한 성격을 띠는 부분을 찾아내는 수고를 덜 뿐만 아니라, 인류가 주로 신들과 별들의 세계에 집중했던 인류의 초기 문화단계를 인지학적 관점에서 본 발달단계에 따라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동으로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인지학계의 혹자들은 고대 그리스 문화가 범인류적이라고 여기면서, 동양권에서도 고대 그리스문화까지 함께 가르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중국문화권에서 이미 동시대에 유사한 성격을 띤 문화가 발생한 이상, 그리스문화를 한국의 역사수업에서 주제로 다루어야 할 필요성은 없는 듯하다. 역사수업은 8학년에서 마감되는 것이 아니고, 고등부가 되면 다시 다른 방식으로 세계역사를 다루기 때문에, 동양인으로서 우선 동양의 문화를 배운다는 사실은 다양성을 체험한다는 의미에서도 득이 되면 되었지, 해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런 역사수업이 있기 전에 4학년까지 담임교사가 한국과 동양권의 신화와 전설, 설화, 영웅전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 해 주어서 역사수업의 바탕을 이미 만들어야만 한다. 이런 점에서 한국의 발도르프 학교에서 행해지는 이야깃거리들이 너무 서양의 동화와 이야기, 서양의 신화와 성서이야기 일색으로 구성된다는 느낌을 받는다.

 

다시 써 보면 이렇다.

 

1학년부터 4학년까지: 건국신화, 설화, 영웅전, 불교설화 등을 이야기 해준다. (마하바라타, 바가바트기타, 라마야나, 부처설화, 삼국유사 등을 참조.)

 

5학년 첫 번째 에포헤: 고대 인도문화, 고대 페르시아문화, 고대 이집트문화

5학년 두 번째 에포헤: 고대 중국문화 중에서 춘추 전국시대부터 진시황제까지

6학년 첫 번째 에포헤: , 한국 삼국시대, 통일 신라.

6학년 두 번째 에포헤: , 고려,

7학년 첫 번째와 두 번째 에포헤: , , 조선초기부터 중엽,

8학년 첫 번째와 두 번째 에포헤: 현대까지

 

* 6학년에서 두 에포헤 동안 거의 천 년이라는 시간을 다루는 반면7학년에서는 두 에포헤 동안 단지 수백 년만 다룬다5 문화기가 시작되는 15세기 전후를 다루기 때문에 그 시대에 발생하는 인류의 정신적 변화를 여러모로 조명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조선 세종대왕의 집현전과 발명의 시기는 제 5문화기의 특성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조선 실학의 대가 정약용에 대해서 깊이 있게 다루는 것도 필수적이라 생각된다.

 

* 내 개인적으로는 매 에포헤 마다 세계역사 중에서 중요한 것 한 가지에 연결해서 함께 가르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예를 들어서 5학년 두 번째 에포헤에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원정을 중국역사와 연결한다든지, 원의 서양재패와 연관해서 십자군원정을 예로 들면서 동서양의 조우를 설명할 수 있다. 비단길의 변천사를 보여주면서 당시의 서양 상황을 예로 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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