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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연의 경이를 관찰하는 법…신간 '식물을 보는 새로운 눈'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5. 1. 15. 21:57

자연의 경이를 관찰하는 법…신간 '식물을 보는 새로운 눈'

 

송광호 기자

2025. 1. 15.

 

 

괴테는 '파우스트'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쓴 독일의 국민 작가다. 절반만 맞는 얘기다. 그는 글을 쓰는 시간 못지않게 자연을 관찰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 과학자이기도 했다.

 

괴테는 예술 활동을 위한 영감을 항상 자연의 "드러나 있는 성스러운 비밀"에서 얻어왔으며 그 비밀들은 우리가 감각으로 지각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드러내 준다고 말했다. 그는 예술과 과학이 모두, '우주를 탄생시킨 모든 존재의 근원 요소'(primal source of all being)에서 발생하거나 거기로 향해 있다고 여겼다.

 

사람들은 작가 괴테는 존경했지만 '과학자' 괴테는 무시했다. 한 사람이 과학과 예술처럼 극단적 반대영역에서 동시에 천재일 수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괴테가 구름, 식물, 광물, 동물, 색채, 인간을 관찰해 남긴 수많은 기록은 독일 바이마르 서고에 내팽개쳐진 채 오랜 세월 잠들었다.

 

100년 후 과학자 루돌프 슈타이너가 이 자료들을 편집해 정리한 이후에야 사람들은 '과학자' 괴테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연구의 방대함과 정확성에 찬탄을 금치 못했다. 괴테를 두고 '유기적 세계의 코페르니쿠스이자 케플러'라는 칭송이 잇따랐다.

 

 

생물학자 마거릿 코훈과 환경 예술가 악셀 이월드가 함께 쓴 '식물을 보는 새로운 눈'(안그라픽스)은 자연을 관찰하고 그리는 연습을 통해 사계절을 여행하면서, 자연을 보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 책이다.

 

책을 가로지르는 아이디어는 자연을 관찰하는 괴테의 총체적인 방식이다. 자연 관찰과 예술 활동이 서로 보완함으로써 사물을 깊이 있게 인식하도록 돕는다는 철학 말이다.

 

책 속의 계절은 감자를 캘 무렵인 늦가을 혹은 초겨울에서 시작해 한겨울과 봄과 여름을 지나 탐스럽게 열린 열매를 수확하는 가을로 돌아와 끝났다. 그 1년간 식물을 관찰하고 그리는 방법을 저자들은 소개한다.

 

20m가 넘는 거대한 너도밤나무가 그저 낙엽 사이에 흩어져있던 도토리만 한 작은 열매에서 비롯됐다는 사실, 정물화의 대상이 되는 과일이나 식물도 고요하지만, 여전히 활동하는 생명이라는 사실 등 관찰과 그리기는 생명의 경이로움을 깨닫는 일련의 과정이다.

 

"우리는 겨울에서 시작하면서 회색, 흰색, 검은색으로 헐벗은 계절을 냉철한 눈으로 '있는 그대로' 보았다. 보이는 것에도 그림을 그리는 방식에도 딱딱하게 결정화된 요소가 있었다…우리는 그 안에 숨어 있는 경이로움과 영광을, 곧 지난여름 하얀 등불 같았던 어수리의 꽃 무리와 우아한 참나무의 자태 그리고 미래에 대한 예감을, 천상의 상상력과 겨울 꿈 안에서 감지할 수 있었다."

 

책의 부제는 '관찰과 그리기로 자연과 하나 되기'다.

 

이정국 옮김. 200쪽.

buff27@yna.co.kr

 

https://www.yna.co.kr/view/AKR20250114082800005

 

자연의 경이를 관찰하는 법…신간 '식물을 보는 새로운 눈'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괴테는 '파우스트'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쓴 독일의 국민 작가다. 절반만 맞는 얘기다. 그는 글을 쓰는...

www.yna.co.kr

 

 

자연을 관찰하고 그려보는 사이
우리에게는 새로운 눈이 생긴다


자연을 관찰하고 그려보는 사이 우리에게는 새로운 눈이 생긴다. 『식물을 보는 새로운 눈』은 식물을 관찰하고 그리는 연습을 통해 자연을 보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이 책의 장점은 예술과 과학과 철학이 한데 어우러져 있지만, 쉬운 말로 쓰인 글과 일러스트레이션을 함께 엮어 책 속의 여정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법’을 익힐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예술에서 과학으로 전환함으로써 또는 과학을 할 때 예술을 사용함으로써” 식물을 관찰하는 방법을 발전시킨 괴테의 총체적인 접근 방식을 기반으로 하며, 이를 통해 예술로서의 과학을 실천하는 새로운 방법의 문을 열어주고자 한다. 우리는 서로를 보완하는 두 활동, 즉 자연을 관찰하는 활동과 그리기라는 예술 활동을 통해 사물을 깊이 있게 인식할 수 있다. 책 속에는 식물에 관한 상세한 과학적 사실과 예술적이고 철학적인 통찰을 비롯해 씨앗부터 새싹, 꽃과 열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식물을 아름답게 그린 일러스트레이션이 어우러져 있다.

 

저자 마거릿 커훈은 이 책의 효용이 ‘적극적인 참여’에 있으며 이 책은 워크북(실습서)임을 밝힌다. 책 곳곳에 식물을 관찰하고 그리는 방법뿐 아니라 흐름꼴이나 빛과 어둠 등을 그리는 방법에 관한 유용한 제안이 있어 독자들은 직접 그리기 연습을 해볼 수 있다. 책의 계절은 감자를 캘 무렵인 늦가을 혹은 초겨울에서 시작하며, 한겨울과 봄과 여름을 지나 탐스럽게 열린 열매를 수확하는 가을로 돌아와 끝난다. 계절의 순서를 따르지만 읽는 순서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 지금 계절에 맞춰서 읽어도 되고, 처음부터 읽은 뒤 지금 계절에 맞는 장으로 돌아와도 된다. 마지막에는 식물표본집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흥미로운 부록과 옮긴이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과 비슷한 과정을 수행한 적 있는 옮긴이는 막연하고 지루한 느낌과 씨름하다가 봉오리가 터진 순간의 충격과 큰 울림을 글로 공유한다. 영감과 창조성을 주는 이 책과 함께 사계절을 여행하다 보면 우리는 어느새 자연과 하나 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저자들이 여는 글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만일 이 책으로 인해 독자들 마음 안에 살아 있는 식물의 세계를 향한 경이로움과 적극적인 관심, 그리고 그 성장과 발전에 창조적으로 참여하는 마음이 생겨난다면, 우리는 새로운 인식 기관을 위한 씨앗, 즉 ‘식물을 보는 새로운 눈’으로 성장할 씨앗 하나를 독자들에게 심었다고 자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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