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영생을 통해 이기주의에 영합하는 종교에 대하여 본문
"여러분의 과제에 전념하시면서, 오늘날의 전반적인 문화가 정신적 영역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이기주의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오늘날 인간이 몰두하는 가장 정신적인 영역을 냉철하게 고찰해 보십시오. 바로 종교적인 분야에서 우리 문화가 인간의 이기주의에 영합한 것이 아닐까 하는 질문을 해 보십시오.
우리 시대에 존재하는 설교 방식의 한 전형이 바로 설교자가 이기주의에서 인간을 공략한다는 점입니다. 인간을 가장 깊이 사로잡는 것, 영생의 문제를 들어 봅시다. 오늘날 거의 모든 것, 심지어는 설교 제도 자체도 초감각적인 것에 대한 인간의 이기주의를 주목하는 차원에서 인간을 파악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십시오.
인간이 실체가 없이 죽음의 문을 통과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자아를 그 죽음의 문을 통과한 이후에도 보존하려는 충동을 지니는 것은 이기주의에 기인합니다. 아무리 정제된 형태라 하더라도 이것은 역시 일종의 이기주의입니다. 영생을 다루는 종교적 신조가 오늘날 광범위하게 이 이기주의에 호소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종교적 신조는 무엇보다도 우리 지구상을 살아가는 현존재의 한 끝을 망각하고, 이 현존재의 다른 끝 부분만 고려하는 식으로, 무엇보다도 죽음을 주목하고 출생을 망각하는 식으로 사람들에게 설교합니다."
- 루돌프 슈타이너, 최혜경 옮김, <인간에 대한 보편적인 앎> 1강 중에서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를 확산시킨 주범으로 평가되는 종교집단의 핵심 교리가 육(body)으로서의 영생이란 이야기를 듣고, 참으로 어리석고 이기적인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4만 4000명 안에 들면 인류 역사의 위대한 영이 들어와 지금의 몸으로 영원히 살 수 있다는 믿음 체계는 허무맹랑할 뿐 아니라 나 하나(또는 내 가족)만 살아남으면 된다는 이기적 심성도 깊이 들어 있는 듯합니다.
인지학 또는 발도르프교육과 관련해 백신 음모론을 전파하는 글도 떠돌던데, 슈타이너가 추구한 과학적 합리성을 고려할 때 이 역시 허무맹랑한 주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면역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방접종이나 백신의 필요성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방역과 예방을 철저히 하지 못했을 때 젊고 건강한 사람은 이겨낼 수 있다 해도 노약자나 취약계층은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사회적 책임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기주의에 맞설 수 있는 힘은 신비주의가 아니라 합리주의에서 온다고 봅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습관과 함께 자기중심성을 극복한 합리성이야말로 영성의 기초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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