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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탄생과 죽음 사이의 삶 (6) - 루돌프 슈타이너 본문

인지학/탄생과 죽음 사이의 삶

탄생과 죽음 사이의 삶 (6) - 루돌프 슈타이너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1. 7. 11. 14:23

정신과학에 의해 변조되거나 변형되어 나온 잡다한 사실들 가운데 이러한 것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즉 교사 또는 교육자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 근본적으로 말해서 부모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영혼 안에 집적되어 있는 정신적 표상들을 받아들임으로써 훌륭한 교육자가 된다는 점, 이 점에 대한 인식의 도를 점점 심화시켜야 한다는 것 말입니다. 좋은 교육자가 되고자 한다면 그는 대부분의 일을 자기 자신에게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예컨대 교사에게서는 다음 날 이것 혹은 저것을 다루는 데에서 가급적 좋은 교육학적 원칙들을 갖는 정도를 넘어서서, 다음과 같은 점이 엿보여야 합니다. 즉 내일 다룰 수업의 소재를 학교에 발을 들여놓기 전에 자기 온 마음을 다 기울여 체험해 보는 면모가 중요합니다. 교사가 수업의 소재를 차츰 좋아하게 되고, 자기 내면의 정신을 통해 사랑 가운데서 그 수업 소재를 다시 내놓을 수 있게 되었을 때 그 교사는 스스로 수업시간에 서투르게나마 첫 발걸음을 떼어놓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다고 하겠습니다. 여하튼 그러한 교사는 온갖 원칙들로 무장하고 자신의 뇌를 마치 차꼬(죄인의 두 발목을 넣고 자물쇠를 채울 수 있게 되어 있는 옛 형구의 한 가지-역자주) 채우듯 이 원칙들 안에 가두고서 학교에 발을 들여놓으며 가장 올바른 처신방법을 모조리 알고 있는 교사보다는 훨씬 나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현재 세상에서는 통상 이와는 정반대로 일이 되어가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오늘날 교사가 되려는 사람들은 그들이 이해하고 있는 지식의 내용, 즉 그들이 알고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해 시험을 봅니다. 교사가 되려는 당사자가 무수한 책들에서 무엇을 찾아낼 수 있는지를 시험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그럴 양이면 그 지식들로 도서관을 하나 차리는 것이 더 낫지 않겠습니까? 책 찾아보는 방법을 배웠다면 언제라도 도서관에 가서 책을 통해 찾아볼 수 있는 것을 가지고 시험을 보는 경우가 허다한 현실입니다. 교사 자격을 부여하는 시험은 당사자가 필요할 때 쉽게 찾아낼 수 있는 것이 시험의 주안점으로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앎 또는 지식 자체에는 가치를 조금 덜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대신 교사가 될 사람은 누구든지 그 신념이나 지각이 온 우주의 발달에 대한 인식과 감정으로서 인간 존재가 취할 수 있는 것과 얼마나 연결되어 있는가의 기준에서 평가되어야 할 것입니다. 인간 발달과 우주 발달에 대한 감각은 어떠한 사람이 교사로서 능력이 있는가와 그렇지 아니한가를 판단하는데에서 기준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고 나면 그저 많이만 알고 있는 사람들은 당연히 교사 시험에서 낙방할 것이고, 정신적인 감각에서 훌륭한 인간성을 지닌 사람은 시험에 무난히 통과할 것입니다.


종국적으로 우리가 이르게 될 결론은 이렇습니다. 그 자신 훌륭한 인간이 되지 못한 인간, 그 영혼이 정신적인 삶을 향해 있지 않은 인간은 미래의 교사 시험에서는 낙방할 것입니다. 설령 그가 아주 많은 것을 알고 있거나, 오늘날 우리가 마땅히 알아야 된다고 하는 것 일체를 아주 소상히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되면 뇌의 지식에 가치를 두기보다 영혼의 온전한 전개에 좀 더 가치를 두는 영역이 모습을 드러내게 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외부 물질의 영역에 우리가 미치는 작용, 우리가 하는 행위 따위로 말미암아 우리가 귀한 가치의 존재가 된다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교육자로서 우리가 가치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우리의 존재 그 자체로 결정되는 것입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임신에 반영된 실제의 과정과 관련하여 모든 것을 고려하는 일은 참으로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이 모든 것은 지구의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탄생 이전의 일이라는 점에 착안한다면 태양과 지구의 협력의 차원에 속한 일이기도 하지요. 다시 말하면 이 일은 지구의 신비로운 기운에서 일어납니다. 인간이 임신되기 이전에 지구의 신비로운 기운에서 의미심장한 정신적 과정이 일어나고 그 정신적 과정은 다시 임신을 통해 반영됩니다. 이후 탄생을 통해 반영되는 시점과 방금 말한 시점 사이에 일어나는 과정, 사실상 그것은 탄생이 이루어지기 이전 태양과 달의 협력의 결과입니다. 근원적으로 보면 이러한 협력은 그 이전에 지구가 옛 달의 시기에 속해 있던 동안 일어났던 과정들의 재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컨대 태아 시기 동안 일어나는 일은 실재하는 과정의 반영입니다. 이 실재하는 과정은 탄생이 일어나기 이전에 일어난 것이며, 흡사 옛 달에서 일어났던 과정들의 재현과도 같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인간이 의식적으로 '나'라는 말을 사용하게 되는, 아동기의 끝 무렵의 시점과 탄생의 시점 사이를 통해 반영되는 저 사건은 실은 옛 태양의 작용의 재현입니다. 교육을 받는 시기에 반영되는 것은 그보다 더 이전에 일어난 일, 지구가 옛 토성에 속해 있던 시기의 사건들의 재현입니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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