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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탄생과 죽음 사이의 삶 (4) - 루돌프 슈타이너 본문

인지학/탄생과 죽음 사이의 삶

탄생과 죽음 사이의 삶 (4) - 루돌프 슈타이너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1. 6. 8. 12:08

우리가 교육하는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을 다음과 같이 비유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대상이 하나 있고 그 대상이 저편에서 반영된다고 합시다. 그러면 여기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은 투영상이고, 그래서 우리는 이 투영상에다 어떤 요소를 집어넣어야 합니다. 이때 우리가 투영상에 집어넣는 요소는 투영상이 투영상으로서 존재할 때보다 내적으로 더 견실하게 그 투영상을 만들어 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사실 인간이란 무릇 투영상의 존재로서 세상에 태어나며, 그러므로 견고하게 만드는 과정, 즉 이러한 반영의 관계를 현실에 실재하는 존재로 만드는 과정을 획득해야 하는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과정이 탄생과 죽음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성장인 것입니다.

 

 

우리는 밖으로 발현하려고 하는 요소를 가급적 방해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럴 때 바로 우리가 세상에 탄생하기 이전에 이미 우주로부터 획득한 과정들을 반영한 상들이 밖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의 작용이란, 투영상으로서 발현되어 나오는 것을 실재로 고정시키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그렇게 발현되어 나오는 것을 잘못된 실재로 고정하려는 것,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것을 다른 것으로 수정하려는 행위,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자행할 수 있는 방해인 것이지요. 하지만 그것은 지구의 차원을 벗어난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에서 도출되어 나오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심대한 결론을 이제 여러분들은 알아챌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를 양육하고자 하는 사람은 모름지기 양육이라는 활동을 통해 아이 곁에서 자신의 영혼을 드러낼 수밖에 없으며, 그래서 이러한 자신의 영혼 안에 초감각적인 표상과 지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양육자로서는 기댈 수 있는 중심축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아이에게 순전히 물질적인 표상들, 오로지 물질적 차원과만 결부되는 감각들을 가져다 놓는다면, 이런 물질적인 차원 일체가 우리가 아이의 성장을 저해하는 통로로 되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양육하는 데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무엇입니까?"라고 사람들은 자주 질문하곤 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지침으로 삼기 위해 조끼 주머니나 핸드백에 넣고 다닐 그런 종류의 원칙 몇 개를 세우는 정도의 일이 절대로 아닙니다(세상에는 그 정도로 문제가 해결되는 일들이 아주 많습니다만). 그것은 다른 누가 아닌 우리 자신에게서 시작되어야 하는 일이며, 우리의 내면에 초감각적 표상들로 이루어진 토대를 갖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며, 또 초감각의 차원을 넘나드는 신념과 지각으로 온통 충만하게 하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하는 일련의 노력들이 피상적인 지성(사고력)의 원칙들, 지성에 근거한 교육학에서 얻을 수 있는 결과보다 훨씬 많은 성과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초감각적 세계의 영향이 두루 스며있는 다감한 심성의 소유자가 있다고 합시다. 그러한 심성의 소유자는 그러한 영향으로 인해 자신의 모든 감성에 깊이를 부여하게 되고, 그럼으로써 이렇게 표현하고 싶은데 부디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아이 교육이라는 문제 자체를 일정한 숭배의 차원으로까지 생각할 정도입니다. 여기에서 숭배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것은 정신세계로부터 우리에게 보내진 한 존재를 사랑한다는 뜻이며, 또 아이에 대한 사랑을 정신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것, 그러한 감정으로 충만한 상태를 뜻합니다. 달리 표현하자면, 아이에게 손을 내밂으로써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는 셈이지요. '너는 아이에게 손을 내밀어 무언가를 건네주고 있다. 하지만 너는 그 아이에게 지구상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초감각적 힘들의 대변자가 되지 않으면 안 돼.'라고 말입니다.


우리가 잡다한 교육학적 원칙들에 대해 이런저런 고민들을 많이 합니다만, 학문으로서의 교육학이 유물론의 궤도를 달린다면 우리가 생각해내는 모든 것이 가져올 열매는 정말이지 형편 없을 것입니다. 아이들을 위한 참된 교육은 정신과학에서 출발할 때 비로소 생산적이 될 것입니다. 이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중요한점은 우리 스스로 만들어나간다는 것이지요. 외부의 물질 세계에서라면 우리가 하는 행위를 통해 많은 결과를 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교육하는 사람으로서 우리는 현재 우리의 존재 그 자체로서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미치게 마련입니다. 부디 이 점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다름 아니라 '외부의 물질 세계에 대해서는 네가 하는 행위를 통해 영향을 미치지만, 교육자로서는 너의 현재 존재를 통해 영향을 미친다'라는 원칙이 하나의 모토로, 즉 양질의 교육학적 슬로건으로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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