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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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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도르프교육학/발도르프 국어교육

띄어쓰기에 관하여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0. 6. 4. 11:20

띄어쓰기에 관하여

 

 

김훈태 슈타이너사상연구소

 

 

 

책을 읽고 또 쓰는 것이 직업이다 보니 맞춤법과 띄어쓰기에 관해 늘 관심을 갖게 됩니다. 실제로 제 책을 쓸 때뿐 아니라 다른 책들을 구입해 읽을 때 항상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교정하는 게 일종의 직업병처럼 되었습니다. 그래서 책 내용을 파악하는 일에 방해를 받기도 하지만 꼼꼼히 교정을 해서 재쇄에 반영이 되면 보람을 느끼기도 합니다. 최근에 책들을 교정하며 생각했던 것들을 띄어쓰기를 중심으로 간단히 올려 보겠습니다. 

 

 

* 띄어쓰기의 원칙

 

 

1. 일관성

 

- 주로 보조동사, 보조형용사와 관련이 되는데, 이 경우에는 띄어쓰기가 원칙이지만 붙여 쓰는 것도 허용이 됩니다. 다만 일관되게 띄어 쓰거나 붙여 쓸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먹어 보다'와 '먹어보다' 또는 '큰가 보다'와 '큰가보다' 같은 경우.

- 마찬가지로 개념어를 사용할 때 어디에서는 붙여 쓰고 어디에서는 띄어 쓰는 일이 없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상호 책임'과 '상호책임' 또는 '핵심신념'과 '핵심 신념' 같은 경우.

- '밭에 참외, 수박, 그리고 참외를 심었다'는 '밭에 참외, 수박 그리고 참외를 심었다'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접속부사 앞에 쉼표를 넣거나 안 넣는 것도 일관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2. 많이 틀리는 낱말

 

- 아래의 경우에는 띄어 쓰지 않고 붙여 씁니다. 헷갈릴 때는 사전을 찾아보면 됩니다. (저 역시 늘 사전을 끼고 삽니다.)

- 표준국어대사전 검색 https://stdict.korean.go.kr/main/main.do

네이버국어사전 https://ko.dict.naver.com/#/main

다음국어사전 https://dic.daum.net/index.do?dic=kor

 

궁금해하다

끌어들이다
끌어모으다

나타내다

당황해하다

도와주다

들려주다

들어주다

들여놓다

들여다보다

못지않다

물어보다

바라보다

변함없다

불안해하다

살펴보다

알아보다

얼마간

잃어버리다
재미있다

찾아내다

해내다

......

 

 

3. '하다'가 보조동사나 보조형용사, 접미사로 쓰이는 경우는 붙여 쓴다

 

- 어미가 '-어야', '-아야', '-여야' 등의 뒤에 쓰여 꼭 그렇게 해야 함을 나타낼 때는 띄어 씁니다.

예) 가야 한다 / 깨끗해야 한다 / 씩씩해야 한다

- 부사형 어미 'ㅘ', 'ㅝ', 'ㅏ', 'ㅓ'에 붙어 동사를 만드는 경우에는 붙여 씁니다.

예) 귀여워하다 / 기뻐하다 / 아파하다

('궁금해하다'의 경우에는 '궁금하- + -어'의 구성이므로 붙여 씁니다. 당황해하다, 불안해하다 등도 마찬가지.)

 

 

*

한글학회 책임연구원인 성기지 선생님이 정리한 내용을 덧붙입니다. (http://woorimal.net/hangul/jaryosil/matchumbeop-27.htm)

 

띄어쓰기의 원리  

 

우리말 적기의 띄어쓰기 단위는 구나 절이 아니며 엄격히 말하면 낱말도 아닙니다. 이를테면, 문장성분의 단위인 '어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절은 "나무는/ 그/ 자리에/ 우뚝/ 서서/ 잎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에서 '/'표로 나누어 보임과 같이 실지의 말씨에서 또박또박 떼어서 발음할 수 있는 말의 도막입니다. 그러므로 어절을 떼어서 글을 쓰거나 읽으면 이해하기도 수월하고 말뜻의 다름에 따라 휴식의 자리가 다르기 때문에 숨결(호흡)에도 들어맞습니다.  

 

이 어절은 우리들이 말을 할 경우 숨결에 맞는 단위이므로 조금만 주의하면 대부분의 글 적기에서 띄어쓰기의 규정을 몰라도 저절로 띄어 쓸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만 유의한다면 띄어쓰기에 자신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가/ 떠날/ 줄을/ 몰랐다." 

      "나의/ 목표는/ 그보다/ 높은/ 데/ 있다." 

      "우리가/ 알/ 바가/ 아닌/ 것/ 같다." 

 

위 문장을 숨결에 맞게 적으려면,  

 

      "그가/ *떠날줄을/ 몰랐다." 

      "나의/ 목표는/ 그보다/ *높은데/ 있다." 

      "우리가/ *알바가/ *아닌것/ 같다." 

 

따위와 같이 붙여 쓰는 것이 자연스러울 수 있습니다. 실제로 거의 모든 일간 신문에서 이와 같이 숨결에 따라 붙여서 기사문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 예문들에서의 '줄, 이, 바, 것' 따위는 문법상 한 낱말로 다룬 의존명사이므로 띄어 써야 합니다. 

 

한 가지 더 유의해야 할 것은, 이름씨[명사]와 이름씨가 잇달을 때의 띄어쓰기입니다. 원칙적으로 토씨[조사]나 씨끝[어미]을 제외하고는 낱말과 낱말은 모두 띄어서 써야 합니다. 그리고 한 낱말인지 두 낱말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것은 사전을 찾아 확인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다만, 띄어쓰기 규정대로 띄었을 적에 너무 산만하다고 여겨질 경우에는 의도적으로 적당히 붙여 써도 좋다는 융통성이 있는 규정이 여럿 있는데, 고유 명사와 전문 용어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가령, "서울대학교'도 '서울', '대학교' 따위가 각각 한 낱말이므로 원칙적으로는 "서울/ 대학교"로 띄어 써야 하지만, 이는 고유 명사이므로 "서울대학교'로 붙여 써도 무방한 것입니다. 또한, "자동변속기"도 '자동', '변속기' 따위가 각각 한 낱말이어서 "자동/ 변속기"로 띄어 써야 하지만, 이는 전문 용어이므로 붙여 쓸 수 있도록 허용하였습니다. 

 

 

알쏭달쏭한 띄어쓰기  

 

우리 나라 사람이 우리말 적기에서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이 띄어쓰기임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 띄어쓰기라는 것은 아예 생각 않고 쓰면 모르되, 제대로 지켜 가며 쓰려고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요지경 속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글 맞춤법에서의 띄어쓰기 규정 자체가 지나치게 관대하기 때문입니다. <한글 맞춤법> 제5장 '띄어쓰기'에는 모두 10개 항의 규정이 있는데, 이 가운데 반이 넘는 6개 항이 '~할 수도 있다'는 식의 규정(제46, 47, 49, 50항)이거나 '다만'이라는 허용 규정을 따로이 두고 있는 것(제43, 48항)입니다.  

 

그러나 말글의 띄어쓰기는 '우리말 바로쓰기'의 터를 닦는 중요한 문제이므로, 규정이 다소 복잡하다 하여 손쉽게 포기해 버릴 일이 아닙니다. 어쨌든 규정을 잘 익히고 제대로 맞추어 쓰려는 성의를 가지면 얼마든지 극복이 가능한 것도 바로 띄어쓰기입니다. 많은 이들이 가장 알쏭달쏭해 하는 띄어쓰기 사례 가운데 몇 자지만 뽑아 소개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1) '공부하고서부터입니다'의 띄어쓰기  

 "자신이 생긴 것은 이 학습기로 공부하고서부터입니다." 이렇게 써 놓으니 아무래도 이상해 보여 '공부하고서∨부터입니다', '공부∨하고서부터입니다', '공부∨하고서부터∨입니다' 따위로 띄어 쓰는 일이 흔히 있습니다. 그러나 이 어절은 모두 붙여 써야 합니다(관련 규정 제41항). 조사 '부터'는 위의 경우, 보조사로 쓰이었습니다. 보조사는 부사나 부사구에 붙어 쓰이기도 하며, 우리말에서 조사와 조사가 겹쳐 날 때에는 모두 붙여 씁니다.  

 

  (2) 의존 명사 '데', '바', '뿐', '수', '지'  

 우리가 알고 있는 바로는 의존 명사 '데, 바, 뿐, 수, 지' 들은 모두 띄어 써야 합니다(관련 규정 제42항). 그러나 이들이 문장 안에서 언제나 의존 명사로만 실현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의 예문들을 보겠습니다.  

 

  (1) ᄀ. 그렇게 서둘렀는 데도 불구하고 늦었다.  

     ᄂ. 그렇게 서둘렀는데 그만 늦고 말았다.  

  (2) ᄀ. 나는 그곳에 가 본 바가 없다.  

     ᄂ. 내가 그곳에 가 본바 사실 그대로였다.  

  (3) ᄀ. 귀찮을 뿐 아니라 밉기조차 하다.  

     ᄂ. 귀찮을뿐더러 밉기조차 하다.  

  (4) ᄀ. 이제 그를 만날 수 없게 되었다.  

     ᄂ. 그를 만날수록 깊이 빠져 들어 갔다.  

  (5) ᄀ. 우리가 갇힌 지 얼마나 되었을까?  

     ᄂ. 우리가 얼마나 갇혀 있었는지 모르겠다.  

(1)~(5)의 ᄀ은 의존 명사로서 모두 띄어 쓰지만, ᄂ의 '데, 바, 뿐, 수, 지' 들은 앞말에 붙여 써야 합니다. 이들은 제 홀로는 뜻을 갖지 않는 어미들로서, 본디 형태는 각각 '-ᄂ데/-(은)는데, -ᄂ바, -ᄅ뿐더러, -ᄅ수록, -ᄂ지/-(은)는지' 들이다. 특히, (1), (2)에서 보인 ᄀ과 ᄂ의 구별에 유의하여야 합니다.  

 

   (3) '한번'의 띄어쓰기  

'번'이 차례나 일의 횟수를 나타내는 의존 명사로 쓰인 경우에는 '한v 번, 두v 번, 세v번, …' 등과 같이 띄어서 써야 합니다(관련 규정 제42항). 그러나 '한번'이 어찌씨(부사)로서 하나의 낱말 단위로 쓰일 때에는 붙여 써야 합니다. 가령 

 "한번 속아 본 사람은 남을 쉽게 믿지 못한다.",  

 "어렵더라도 한번 해 보자." 

등에서의 '한번'은 '일단'의 뜻으로 쓰인 어찌씨입니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한'과 '번'을 띄어 쓰면 안됩니다. 

 

그러나, 어떤 문장 안에서 '한번 해 보자'가 '일단 시도해 보자'의 뜻이 아니고, '두 번 해 본다', '세 번 해 본다'와 같이 '두 번, 세 번, …' 등으로 바꾸어서 뜻이 통할 경우, '번'은 띄어 써야 함은 물론입니다.  

 

   (4) '십만 원'의 띄어쓰기  

먼저, '십'과 '만' 사이를 띄어 쓸 것인지 붙여 쓸 것인지 한두 번쯤 망설여 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수를 적는 문제에 대해서는 <한글 맞춤법> 제44항에서 '만' 단위로 띄어 쓰도록 하고 있습니다(보기: 십칠억 이천이백삼십칠만 팔천오백사십일). 따라서 '십만'은 붙여 써야 합니다.  

 

그 다음, 단위 명사 '원'은 숫자와 어울려 쓰이는 경우 외에는 띄어 쓰는 것이 옳습니다(관련 규정 제43항). 곧 '천v원, 이만v원, 십만v원, …' 등으로 띄어 써야 합니다. 다만, 숫자와 어울려 '1,000원, 20,000원, 100,000원, …' 등과 같이 쓰일 때에는 붙여 씁니다.  

 

   (5) '및' 과 '등'의 띄어쓰기  

'및'은 '그밖에 또'라는 뜻을 가진 어찌씨로서, '겸', '내지' 등과 같이 두 말을 이어 주거나 열거해 주는 말이므로 띄어서 씁니다(관련 규정 제45항). 따라서 'A, B 및 C'라고 할 때뿐만 아니라 'A 및 B'라고 할 때에도 띄어 써야 합니다.  

'등(等)'은 우리말 '들, 따위'와 한뜻말로서, 같은 종류의 것이 앞에 열거되어 있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등'도 위의 '및'처럼 어느 경우에나 띄어 써야 합니다.  

 

   (6) '알 만하다'의 띄어쓰기  

우리말에서 '듯하다, 만하다, 법하다, 성싶다, 척하다' 들은 기원을 따져 보면 의존 명사 '듯, 만, 법, 성, 척' 들에 '하다, 싶다' 들이 붙은 것으로 이해되므로 이들을 모두 보조 용언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알만v하다'와 같이 '만'과 '하다'를 뗄 수는 없다. 이 말은 '알v만하다'로 띄어 쓰는 것이 원칙입니다(관련 규정 제47항).  

 

다만, 보조 용언의 띄어쓰기 규정에는 붙여 쓰는 것도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알만하다'로 써도 맞습니다. 바로 이와 같은 허용 규정으로 인하여 혼란을 겪는 일이 많은데, 글쓴이의 생각에는 되도록 원칙을 충실히 따르는 것이 혼란을 줄이는 길이며, 허용 규정을 따를 때에는 일관성을 지키어 같은 글 안에서는 통일되게 적어야 할 것입니다.  

 

   (7) '한국 전기 안전 공사'의 띄어쓰기  

'한국 전기 안전 공사'는 고유 명사로 볼 수 있습니다. 고유 명사는 단어별로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단위별로 띄어 쓸 수 있습니다(관련 규정 제49항). '한국 전기 안전 공사'는 본디 낱말별로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기는 하지만, 전체가 하나의 단위 명사이므로 '한국전기안전공사'와 같이 붙여 쓸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규정은 전문 용어일 경우에도 적용(관련 규정 제50항)되어 '배관 설비 공사'는 '배관설비공사'로, '만성 신경성 위염'은 '만성신경성위염'으로 각각 붙여 쓰는 것이 허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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