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학에서 바라본 사춘기 (3) - 리타 테일러

그리고 사춘기 아이들은 주변 어른들, 특히 교사들을 봅니다. 이들을 통해 이상(ideal)에 이르는 길을 보는 것입니다. 의미 있는 세상, 즉 다른 사람들이 이미 추구했고 진정으로 의미 있는 세상을 경험하고 싶어 합니다. 살면서 정신적인 의미에서의 진실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사춘기 아이들은 많은 의심과 질문을 갖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통해 의식이 깨어나도록 키워야 합니다. 그러지 못한다면 아이들은 무의식 속에서 헤매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이렇게 신체적인 성숙과 함께 다양한 욕구가 일어나는데요, 저 높은 이상과 밑에 있는 본능적 욕구 사이에서 긴장을 느끼면서 아이들의 성이 깨어나기 시작합니다. 이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슈타이너가 이야기한 좋은 그림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아스트랄체에서 이상은 신체에서 뼈가 하는 역할과 같습니다. 우리 몸에서 뼈를 빼내면 어떻게 되겠어요? 신체가 무너지지요. 서 있을 수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아스트랄체는 이상을 필요로 합니다. 그것이 있어야 지탱되고 유지할 수 있어요.

남학생 여학생 사이에 아스트랄체가 발현되는 양상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습니다. 아스트랄체는 남자아이들보다 여자아이들에게 훨씬 더 강하게 영향을 줍니다. 슈타이너가 말하기를, 평생 동안 이 아스트랄체는 남자보다 여자들에게 훨씬 더 강한 힘을 미친다고 하였습니다. 여자들의 몸은 우주를 향해, 아스트랄적인 힘을 향해 조직되어 있습니다. 이에 비해 남자들의 몸은 지상을 향해 있습니다. 어머니가 된다는 것, 즉 여자들이 아이를 잉태해서 키우고, 세상에 내보내는 것을 생각해보면 우주와 여성의 관계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음양이라는 동양철학의 설명도 있지만 이것은 다른 체계에요. 잠깐 내려놓아 주세요. 

아스트랄적인 힘과 남녀의 성적 차이는 뚜렷하게 구분됩니다. 남자들에게 성적인 힘은 성기에 집중됩니다. 반면에 여자들은 몸 전체로 그것을 느낍니다. 말하자면 우주적인, 전체적인(universal) 느낌입니다. 여자들은 어느 한 부분에 집중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춘기 남학생들은 자기 성기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배워야 합니다. 부모님의 관점에서는 그 아이를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에 대해서입니다. 여학생들의 경우에는 사랑에 대한 강한 갈망과 동경,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느낌에 대해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를 배워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에 대해서는 각자의 사춘기를 돌아보면 가장 잘 이해될 겁니다. 

또 슈타이너는 여학생들의 아스트랄체가 남자아이들보다 자아를 더 쉽게 흡수한다고 했습니다. 아스트랄체가 자아를 더 쉽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스무 살까지 자기 자아를 받아들이는 데에서 여자아이들이 좀 더 쉽습니다. 그렇게까지 힘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남자아이들의 경우에는 쉽게 받아들여지지가 않고, 감추어져 있습니다. 속에 들어가 있어요. 이때 남자아이들은 아스트랄체가 자아를 받아들이지도 않고 독립적이지도 않아서 세상에 대해 나아가지 않고 뒤로 물러나 있게 됩니다. 이 나이 때 여자아이들은 이런 면에 있어서 훨씬 자유롭고, 세상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나갑니다. 남자아이들은 자꾸 뒤로 물러나 자기 안으로 숨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여자아이들이나 남자아이들 모두 우정, 관계를 찾습니다. 그리고 자기 감정을 자기 안으로 감출 필요도 있습니다. 

남자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쉽게 노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자아이들은 밤이 세도록 몇 날 며칠 동안이라도 기분과 감정이 어떤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외향적이지 않은 여학생들은 끝도 없이 일기를 쓰고 시를 쓰기도 하지요. 물론 절대 부모님은 보아서는 안 되는 거지요. (웃음) 이 사춘기의 혼란을 넘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사춘기 이전에 아름다움, 예술을 진실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사춘기 전에 정말 좋은 미적 감각을 계발해주고, 아름다움이 뭔지를 알게 된다면 아름답게 자신의 성적 깨어남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여자아이들에게는 자연의 숭고한 아름다움, 자연의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경험하는 것이 성적인 힘을 인도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경험할 때 인간은 자기 몸과 더 아름다운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도덕성도 아스트랄의 힘을 강하게 하고 자아의 힘을 강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도덕적인 힘과 미적인 힘이 부족할 때 사춘기에 깨어나는 아스트랄적 힘은 변질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학생들은 선함, 세상의 선함을 자기들의 수업, 그리고 자기들의 세상 속에서 도덕적인 것을 경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여자아이들의 경우 도덕적인 것, 세상이 선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경험하는 것이 이들을 도와주는 것이고, 반면에 남자아이들은 상을 또렷하게 세워주는 것, 사고를 훈련시키는 것이 아스트랄을 강화시켜주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 속에서 아이들은 힘을 찾습니다. 

사춘기에 깨어나는 힘을 도울 수 있는 많은 방법이 있습니다. 발도르프 교육도 그런 방법 중 하나입니다. 발도르프 교육에서 어떻게 해왔는지 이야기했는데요, 부모들은 어떨까요. 부모들은 사춘기 아이들을 대할 때 마음을 열고 대화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인내심을 갖고, 어떤 판단도 내려놓고 아이와 대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들한테 명령하거나, 지배하거나, 군림해서는 안 됩니다. 그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아이들이 표현하지는 않을지라도 마음에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어야 합니다. 우리가 어른으로서 세상일에 대해 이런 열정과 관심을 갖고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배우자와 이처럼 다정하게 지내는구나' 하는 샘플로서 말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안 하면서, 다시 말해 우리가 배우자와 건강한 이성관계를 갖지 않으면서, 또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이상과 열정을 갖지 않으면서, 아이들에게 이것을 배우게 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들이 자동차에 앉아서 끊임없이 핸드폰을 여는 것을 막을 수 없어요. 자기도 시간만 나면 핸드폰을 열어보면서 아이들을 막을 수는 없어요. 난 어른이니까 담배 피우지만 너는 안 돼, 이런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어른들이 잘못했을 때 어떻게든 아이들에게 감추려하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나도 잘못했다' 하는 것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여주어야 해요. 

청소년들이 갈망하는 것이 세 가지가 있습니다. 배우고 싶어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첫째, 아이들은 삶에서 의미를 찾고 싶어 합니다. 둘째, 아이들은 관계, 즉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 인간관계, 관계되어 있음을 느끼고 싶어 합니다. 셋째, 자기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배우고 싶어 합니다. 요즘 세상은 정말 어둡고 잘못된 일이 많습니다. 이 일을 덮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고칠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은 배우고 싶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