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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유아기 영양 섭취에 관한 팁 - 정인선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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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유아기 영양 섭취에 관한 팁 - 정인선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0. 8. 27. 06:36

유아기 영양 섭취에 관한 팁

- 바른 음식이 바른 사람을 만든다

 

정인선 서울신천초등학교병설유치원

 

 

 

저는 점심은 아이들과 함께 먹습니다. 음식을 먹는 친구들의 모습을 3그룹으로 나눠보면, 첫 번째 그룹은 맛있게 먹는 친구들입니다. “선생님, 오늘 진짜 맛있어요, 이거 제가 좋아하는 음식이예요. 이거 집에서도 먹어 봤어요. 이건 처음 보는 음식인데, 한번 먹어 볼게요” 합니다. 두 번째 그룹은 자기 입맛에 적당한 것을 골라 먹습니다. “선생님, 저는 이거 좋아해요. 많이 주세요.” 마지막 그룹은 식사시간이 어서 가기만을 기다립니다. 그 아이들은 “맛이 없어서 먹기 싫어요.” “배가 안 고파서 안 먹고 싶어요”라고 말을 합니다.

마지막 그룹 아이들에게 음식은 맛있어야 하고, 배고플 때 배를 채우기 위해 음식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마지막 그룹 친구들에게 “어떻게 음식의 소중함을 전할까? 음식을 건강하게 먹어야 면역력이 길러질 텐데... 어떻게 스스로 먹게 할까?”라는 물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영양섭취를 교육과 연관하여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영유아기의 신체 발달단계는 1단계 뇌-신경계 발달, 2단계 호흡과 혈액순환계 발달, 3단계 소화기관 등의 순서로 이뤄집니다. 이슬 풀잎반의 아이들은 대부분 소화기관의 발달에 해당합니다. 소화는 외부의 음식으로부터 필요한 영양소를 얻는 과정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매우 중요하며, 이 때문에 유아기에 골고루 먹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소화는 외부의 음식을 자기에게 필요한 것으로 변화시키는 마법 같은 과정입니다. 유아의 소화는 식판에 놓여진 음식을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편식이 심한 아이들은 자신의 식판에 혐오하는 음식이 있는 것부터 강하게 부정합니다. 싫어하는 음식이 가까이에 있기만 해도 몸서리칩니다. 그때는 “응, 싫어하는 음식이구나. 이거 안 먹어도 괜찮아. 오늘은 이 음식을 식판에 올려놓기만 해도 돼”. 그리고 식판을 정리하면서 “오늘 그거 안 먹었지? 잘했어. 밥은 먹었네, 밥은 맛있었어? 여기 반찬은 먹었네, 맛은 괜찮았어? 오늘 이거 싫어하는 음식이었지? 다음에도 안 먹어도 되니깐 식판에 받아 보자” 그러면 아이는 ‘아~, 그냥 받으면 되는구나’하고 여기며 다음에는 강하게 거부하지 않습니다.  

반찬 받는 것이 익숙해진 다음에는 먹기 싫은 음식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자세히 살펴봅니다. 자세히 살펴보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싫어하는 것을 오랫동안 더군다나 자세히 바라보아야 하거든요. 자신이 싫어하는 것이 옆에 있는 것도 싫은데 이제는 그것을 자세히 봐야 한다니... 그때 아이들의 행동을 보면 몸은 멀리 떨어져 있고, 인상은 찌뿌려져 있으며, 교사의 젓가락이 반찬을 집을 때마다 아이의 몸이 움찔 움찔 합니다. 그때 무덤덤하게 “여기 당근도 있고, 오이도 있고, 양파도 있네, 그리고 여기는 고춧가루도 있다” 이렇게 말하고 “친구야~, 오늘은 반찬 구경을 한 거야. 아주 용기 있었어”라고 말합니다. “오늘도 안 먹어도 괜찮아. 밥 먹다가 무엇이 들어 있는지 한번 관찰해 봐. 그럼 그것은 눈으로 먹어본 거야”라고 말합니다.

 

눈으로 먹는 것이 익숙해진 다음에는 이제 맛을 보는 것입니다. 젓가락을 찍어서 맛만 보기도 하고, 아주 조금 눈꼽만큼 떼어 입에 넣었다가 뱉기도 하고 하면서 조금씩 음식에 대해 알아가는 것입니다. 음식을 맛보기 시작하면 생각보다 괜찮은데 맛있기도 하구나, 내가 음식을 입안에 넣었다가 뱉었어. 음식을 꼭꼭 2번 씹었어. 등 자신감을 가지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음식을 씹으면서 음식의 식감을 알고, 음식의 맛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바로 이 순간이 마법의 순간인 소화과정입니다. 밥을 계속 씹으면 단맛이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고, 토마토를 씹으면 짠맛이 난다는 것을 느낍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몸에서 소화액이 잘 나올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그리고 상한 음식을 구별하는 멋진 방법이기도 합니다.

아직 밥과 토마토가 우리들의 식탁에 차려져 있지요? 그중에서 이제 밥을 먹었다고 생각해 봅시다. 우리가 한입 먹는 밥은 탄수화물입니다. 탄수화물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에너지가 우리에게 필요한 힘을 제공합니다. 또 탄수화물은 당으로 변화합니다. 그래서 밥을 꼭꼭 오래 씹으면 단맛이 납니다. 당이 부족하면 쇼크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는 장거리 등산을 할 때 간혹 발견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등산을 할 때 비상식량으로 단 것을 가지고 다닙니다. 그럼 쇼크는 신체의 어느 부분에서 오느냐, 우리가 알고 있듯이 뇌입니다. 그렇습니다. 당은 뇌의 여러 부분을 자극합니다. 뇌의 앞 부분은 합리적인 사고를 담당하고, 뇌의 중심 부분은 정신적인 영역을 담당하는데, 탄수화물의 종류 중 감자(뿌리 탄수화물)는 뇌의 앞 부분에, 곡물(열매 탄수화물)들은 뇌의 중심 부분에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유아기에 섭취하는 탄수화물이 포함된 음식은 소화기관의 발달과 정신적인 발달을 돕습니다. 다시 말해, 탄수화물의 당은 자아발달에 도움을 주게 됩니다.  

이제는 토마토를 한입 베어 먹어 봅시다. 토마토는 특유의 향과 맛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토마토의 즙이 가득 느껴지고, 씹다보면 짠맛이 느껴지면서 몸에 힘이 나는 것이 느껴집니다. 몸에 힘이 나게 도와주는 것이 바로 소금(무기질)입니다. 소금은 우리에게 의지를 자라게 해줍니다. 의지는 아는 것을 기억하고 다지고, 행동으로 옮기게 도와줍니다. 의지가 중요한 것은 아는 것을 꾸준히 행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의지를 도와주는 소금은 적당한 것이 좋습니다. 바닷물의 적당한 염도는 생명이 풍부하게 자라게 해주며, 음식을 상하지 않게 합니다. 하지만 소금이 많다면 사해처럼 죽음의 바다가 됩니다. 네, 그렇습니다. 우리 몸에 소금이 부족하면 정신과 의지의 연결이 느슨해집니다. 그럼 안정적인 연결을 위해 촉을 세웁니다. 그런데 당이 부족합니다. 이것이 연결이 원활히 이뤄지면 좋은데, 잘 되지 않으니 쉽게 포기하게 되고 무기력하게 되고 도전을 어려워하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에너지가 없어 연결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것입니다. 자동차에 비유하면 기름이 없어 못 움직이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 친구들의 식사를 살펴보면, 밥, 두부 계란 등 자극이 적은 음식만을 선호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 아이들은 무엇을 시도할 때 “선생님, 못해요. 선생님, 안하고 싶어요.” 혹은 작업물 앞에 가만히 앉아 있습니다.

이제 반대를 살펴보겠습니다. 소금이 과다하면 아이는 소금에 절인 배추처럼 축 늘어집니다. 이것은 정신과 의지의 연결이 너무 강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편안한 연결을 위해 쉬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쉴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짜증을 내고 예민한 감정을 표현하게 됩니다. 다정하게 말하면 되는데 “하지 말라고! 저리가!” 내 마음은 그 정도가 아니었는데 그보다 과한 표현으로 나타납니다. 편안하고 다정하고 싶은데 에너지가 과다하다 보니 표현도 강하게 나오는 것입니다. 자동차에 비유하면 급출발, 급제동인 모습입니다. 이 친구들의 식사를 살펴보면, 짭짤한 반찬만 좋아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쉽게 흥미를 가지고, 쉽게 흥미를 잃고, 쉽게 지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아이들은 무엇을 권유하거나 하면 “내가 할 거야, 말하고 시도는 하나, 짧은 집중력과 주변을 많이 의식하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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