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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벌새의 물 한 방울 -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 본문

회복적 정의+비폭력 대화

벌새의 물 한 방울 -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1. 7. 8. 15:20
벌새의 물 한 방울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



츠지 신이치(지은이), 마이켈 니콜 야그라나스(그림)
유영춘 옮김, 코이노니아, 2008

*

숲이 타고 있었습니다.

숲 속의 동물들은 앞 다투어 도망을 갔습니다.

그런데 크리킨디라는 이름의 벌새만은 왔다갔다 부리에 물을 한 방울씩 담아
와서는 산불 위에 떨어뜨리고 갑니다.

동물들이 그 광경을 보고 “그런 일을 해서 도대체 뭐가 된다는 거야?”라고
말하며 비웃었습니다.

크리킨디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뿐이야.”


*


작가의 말

크리킨디의 이야기를 남미의 안데스 지방에 사는 키추아 선주민족인 친구 아르카마리로부터
듣고, 마음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하
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생각난 것은 ‘그래, 이 벌새 이야기를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하는 일은 할 수 있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 우리들은 각자 기회가 닿
을 때마다 이 이야기를 전해왔습니다. 그리고 그런 기억 하나하나를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내게 되었습니다.

이 짧은 이야기 속에는 가르침이 가득 차 있습니다. 분명히 크리킨디는 작은 몸과는 대조적
으로 큰 용기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왜 다른 동물들은 산불을 끄려고 하지
않고 도망가기 시작했을까요?
그것은 그들이 나약하고 비겁해서일까요?

커다랗고 힘이 센 곰은, 어쩌면 어린 아기 곰들을 지키기 위해서 피했는지도 모릅니다. 다리
가 긴 재규어는 뒷발로 불에 모래를 끼얹는 것에 생각이 미치지 못했을 뿐인지도 모릅니다.
비를 부를 수 있는 ‘비 부름 새’들은 그저 물로 불을 끌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을
뿐인지도 모릅니다.

우리 인간은 모든 생물들 속에서 가장 큰 힘을 갖게 되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그 힘은 번번
이 인간끼리 서로 상처 주고,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일에 사용되어 왔습니다. 그렇지만 다행
스럽게도 인간은 작은 지구인으로서 그것을 자각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마음만
먹으면, 힘을 모아서 물방울을 많이 모으고, 타고 있는 숲의 불을 끌 수 있는 만큼의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 전쟁, 기아, 빈곤…. 우리들이 살고 있는 세계는 심각한 문제로 가득합니다.
그러나 나는 중대한 문제보다 훨씬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이 같은 문제
에 대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라고 우리들이 체념해 버리는 것입니다.
혹시 이 무력감을 날려 버릴 수 있다면, 즉 ‘나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어’라고 생각할 수 있
다면, 그 순간 우리들 문제의 반은 이미 해결되는 것이 아닐는지요.

*

The forest was on fire.

All of the animals,
insects and birds in the forest rushed to escape.

But there was one little hummingbird named Kurikindi,
or Golden Bird, who stayed behind.

This little bird went back and forth between water and fire,
dropping a single drop of water from its beak onto the fire below.

When the animals saw this, they began to laugh at Kurikindi.

"Why are you doing that?" they asked.

And Kurikindi replied, "I am only doing what I can 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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