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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신간소개] 괴테의 식물변형론 본문

책소개 및 서평

[신간소개] 괴테의 식물변형론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3. 4. 24. 13:53

오랫동안 기다려온 책 중 하나였던 괴테의 <식물변형론>이 출간되었습니다

몇 해 전부터 전영애 박사님이 번역하시는 걸 알고 있어서 기다려왔는데 전혀 예상 못했던 분께서 번역을 마치셨습니다

옮긴이 이선 교수님은 한국에서 임학을 전공하고 독일에서 식물생태학으로 석박사를 받으신 전문가입니다

이 책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다는 것을 문장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발도르프 교육의 식물학이나 괴테와 슈타이너의 식물에 대한 관점을 이해하고 싶으신 분께 일독을 권합니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


대문호 괴테의 또 다른 모습, 식물의 세계를 탐구한 자연과학자

 

『괴테의 식물변형론』은 괴테가 형태학적 관점으로 일년생 식물의 성장을 세심하고 끈기 있게 관찰한 기록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식물의 모습을 경이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자상하게 써 내려간 문장들은 대자연 앞에 겸허했던 자연과학자 괴테의 면모를 드러낸다. 식물을 사랑했던 괴테는 스트라스부르대학에서 식물학 강의를 청강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예나에서 식물학의 스승이라 할 수 있는 칼 바취 교수와 함께 식물과 환경의 관계를 탐구하며, 다종다양한 식물에 공통으로 내재된 가장 근본적이고 단순한 원리를 찾고자 했다. 『괴테의 식물변형론』은 그 출발점이자 결과물로서, 괴테는 매우 조심스런 태도로 자신이 발견해낸 자연의 비밀을 들려준다.

수많은 식물 종을 아우르는 성장의 메커니즘

 

『괴테의 식물변형론』은 총 123절의 짤막한 글들로 이루어져 있다. 괴테는 식물의 생장에 따른 형태 변화를 논하면서 변형의 양태를 세 가지로 구분한다. 규칙적인 것, 불규칙적인 것, 우발적인 것. 이 책에서는 곤충 등의 외부적 요인에 의한 우발적인 변형은 논외로 하고, 규칙적인 변형과 일부 불규칙적(기형적)인 사례를 다루기로 하며, 일년생 식물로 그 범위를 한정한다. 괴테는 씨앗의 발아 순간부터 식물의 생애를 관찰하기 시작한다. 떡잎이 자라나 잎과 유사한 형태로 변모하는 과정, 줄기에 첫 마디가 생기고 가지가 자라나는 과정이 슬로우비디오처럼 묘사된다. 누에콩을 통해 떡잎과 첫 마디를, 소나무속 식물을 통해 줄기 둘레에 잎이 생겨나는 모습을, 부채 야자를 통해 잎이 복잡한 형태로 성장하는 사례 등을 들려준다. 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식물 내부의 수분과 결합시키며 양분을 만든다. 그리고 이 양분을 줄기로 보내 새로운 눈을 만들고 잎을 발달시켜 간다. 괴테는 이 과정을 서술하며 자연이 바야흐로 다가올 꽃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한다.

확장과 수축의 리듬, 문합이라는 대자연의 입맞춤

 

싹이 트고 줄기와 잎, 가지가 뻗어나가 성장한 식물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생식 과정에 들어간다. 꽃은 모양과 구조가 줄기나 잎에 비해 복잡하고 형태 또한 다양하다. 괴테는 이 과정에서 확장과 수축이 반복되는 리듬을 발견한다. 식물은 줄기와 가지를 뻗으며 확장하고, 크게 펼쳐졌던 잎은 꽃받침이 되기 위해 수축한다. 그리고 다시 꽃잎으로 확장하고, 생식 기관(수술과 암술)으로 다시 수축하고, 열매로 다시 확장한다. 이는 상호적인 개념으로, 꽃과 열매는 줄기의 수축이며, 줄기는 꽃과 열매의 확장이라는 것이다.
또한 부분적인 요소들이 서로 맞물려 일체를 이루는 현상, 즉 문합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잎 속의 관다발들이 그물 같은 입맥을 이루는 것, 꽃받침을 이루는 잎들이 밀착해 종 모양을 이루는 것, 그리고 수술과 암술이 만나 ‘정신적 문합’을 이루는 것이다. 괴테는 모든 식물 개체가 성장하는 매 순간마다 자연이 일일이 관여하며 손길을 미치고 있음을 깨닫는다.

괴테의 눈으로 본, 생동하는 자연의 힘

 

괴테는 린네를 비롯한 당대 식물학의 연구 결과를 리뷰하며, 자신만의 원형식물 아이디어를 통해 식물 변형의 법칙과 유형을 찾고자 했다. 린네의 『자연의 체계』를 비판적으로 읽은 괴테는 그를 존경하는 한편 생물들을 분류학적 대상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비판한다. 그리고 자연물을 합리적 이성만으로 파악하려는 관점보다는 자연과 생명에 대한 무한한 경이로움에 감탄하는 인문학적 시선을 견지하고 있다.
또한 그의 탐구는 딜레당트 차원을 넘어 과학적으로 유의미한 발견을 담고 있다. 특히 ‘꽃은 잎이 변형된 형태’라는 그의 발견은 200년이 지나 분자생물학적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으며, 확장과 수축, 밀집과 문합의 원리는 알면 알수록 더욱 신비로운 자연과 생명의 숨결을 느끼게 해 준다.

세계를 폭넓게 인식하는 시선

 

괴테는 세계를 폭넓게 바라보되, 인식의 깊이 또한 심원하여 늘 총체적인 현상, 즉 ‘신성의 법칙’을 추구했다. 그는 이를 ‘신조차 바꿀 수 없는 법칙’이라 했는데, 과연 위대한 낭만주의자의 말씀이라 하겠다. 이 법칙을 찾는 과정에서 괴테는, 부분과 전체를 생성적인 관계로 파악하고 그 중심에 ‘자연의 본능’이 자라한다고 보았다. 이것이 바로 생명체의 존재 원리라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자연과학이냐 인문과학이냐를 따지는 분과학문의 편협성은 허물어지고 만다. 230여 년 전에 발표된 『괴테의 식물변형론』을 오늘 다시 읽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이 책은 독자의 마음 한켠에 식물 사랑의 신비와 기쁨을 전해줄 것이다.

※ 본문에 등장하는 식물
가문비나무속/감귤류/겹양귀비속/국화과(해바라기/금잔화속)/나사말속/누에콩/느릅나무/니겔라 다마세나/니겔라속/니겔라 오리엔탈리스/단풍나무/딥사쿠스 라치니아투스/루스쿠스속/매발톱속/멜리안투스속/물매화속/물미나리/물푸레나무/바람꽃류/부채야자/붓꽃/뿔말속/사라세니아속/선옹초속/소나무속/수선화속/시계꽃속/아시아티쿠스/양치류/자작나무/장미 관생화/카네이션/카네이션 관생화/콜루테아속/콩과/크로커스속/키겔라리아속/투구꽃속/튤립/패랭이꽃속/페빌레아속/펜타페테스속/폴리갈라속/피나무속/협죽도속/홍초과(칸나속)

 

 

목차

해제
식물 변형에 관한 시론
서문
제1장 떡잎에 관하여
제2장 줄기 마디마다 발달하는 잎의 형성
제3장 꽃으로의 이행
제4장 꽃받침의 형성
제5장 화관의 형성
제6장 수술의 형성
제7장 꿀샘
제8장 수술에 대한 몇 가지 추가 사항
제9장 암술의 형성
제10장 열매에 대하여
제11장 씨를 직접 감싸는 외피에 대하여
제12장 회고 및 전개
제13장 눈과 그 발달에 관하여
제14장 복합 구조의 꽃차례와 겹열매의 형성
제15장 장미 관생화
제16장 카네이션 관생화
제17장 린네의 예측 이론
제18장 요약
역자 후기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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