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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인지학 깊이 읽기 – 정신과학에서 바라본 아동교육 (10) 본문

인지학/정신과학에서 바라본 아동교육

인지학 깊이 읽기 – 정신과학에서 바라본 아동교육 (10)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4. 1. 16. 15:13

에테르체와 교육

 

물질체의 형태가 기본적으로 완성되는 것은 0세에서 7세까지입니다. 이것은 에테르체가 몸 안에서 전력을 다해 일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물론 이때도 에테르체가 기억을 하고 사고를 하는 데 쓰일 수 있습니다. 사교육 시장에서는 두뇌가 폭발적으로 발달하는 이 시기에 영어도 배우고 한글도 배우고 수학도 배워야 한다고 부추깁니다. 하지만 영유아기에는 지적으로 깨우는 조기교육을 해서는 안 됩니다. 아직 에테르체가 물질체로부터 자유로워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학습을 하는 것은 이갈이 이후부터입니다. 에테르체는 이갈이를 시작한 7세 이후에도 완성된 물질체의 형태를 다부지고 튼튼하게 만들어줍니다. 따라서 아동기에는 신체 발달과 관련해서도 에테르체를 강화하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에테르체에 대한 가장 강력한 자극은 인간으로 하여금 영원한 우주 근원과의 관계를 느끼고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는 느낌과 생각, 즉 종교적 경험을 통해 일어나게 된다.”(82)고 슈타이너는 말합니다. 앞서 말했던 존경심, 경이감, 경외심 등의 감정은 종교적 체험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발도르프학교의 수업에서 종교적 느낌이 많이 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내가 우주에서 생겨난 존재임을

더 많이 의식할수록,

온 우주로부터 받은 내 안의 힘들을

내가 성장시켜야 하는 책임을

더 많이 느낄수록,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 죽음과 재육화 사이의 신비적 이해에서 발췌. GA 140. 한국슈타이너인지학센터 소식지 <발도르프 교육예술> 2019 가을·겨울호: 52.

 

슈타이너는 인간이 신성한 정신적 존재와 좀 더 확실한 끈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지 못하면, 그의 의지와 성격은 불안정하고 조화롭지 못하며 건강하지 못한 채로 머물게 된다.”(82)고 말합니다. 그래서 발도르프학교에서는 종교수업을 합니다. 이러한 종교수업은 상급과정에 가서 철학수업으로 이어집니다. (아직 한국에서는 종교수업과 철학수업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종교적 체험 못지않게 에테르체에 강한 인상을 주는 것은 예술적 체험입니다. “음악적인 것은 에테르체에 음악적인 리듬을 제공해서 모든 것 속에 보통 감춰져 있는 리듬을 에테르체가 감지할 수 있도록”(83) 해줍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 음악적 감각의 육성이라는 혜택을 입지 못한 어린 학생들은 훗날의 삶에서 평생 회복하지 못할 많은 것을 빼앗겼다”(83)고 슈타이너는 말합니다. 음악뿐 아니라 선과 색채(형태그리기, 습식 수채화), 조소와 조형, 건축 양식에 대한 예술적 감각도 수업을 통해 길러줄 필요가 있습니다.

 

첫 번째 7년 주기에 아이들이 내적으로 세상은 참 좋다또는 세상은 선하다를 느끼고 싶어 한다면, 두 번째 7년 주기에 아이들은 세상은 아름답다를 느끼고 싶어 합니다. 아동기에는 다양한 예술 활동을 통해 이 둘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해야 합니다. “미적 감각을 통해 선함은 아름답게, 동시에 악함은 추하게 느끼게 되면”(84) 아이들은 도덕적으로 안정된 감정을 갖게 될 것입니다.

 

두 번째 7년 주기인 아동기의 교육은 에테르체를 강화하는 동시에 영혼체를 성숙하게 길러주는 일입니다. 아이들의 영혼은 생명과 자연의 비밀에 대한 비유와 상을 외부로부터 받아야”(84) 성숙해집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사고는 어떻게 길러주어야 할까요? 슈타이너는 사고가 영혼과 달리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고 저절로 계발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내적 활동이라는 고유한 형태를 지니면서 추상적 개념으로 움직이는 사고는 이갈이 시기부터 사춘기까지는 여전히 뒷전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84)는 것입니다. 따라서 아동기 교육의 핵심은 지성이 아니라 판타지와 기억력, 종교적 체험과 예술적 체험 등입니다.

 

에테르체는 내적 작업뿐만 아니라 신체 활동을 통해서도 강화됩니다. 체육수업은 아이들이 움직임 속에서 나는 내 안에서 강해지는 힘을 느낀다는 생각이 들도록 진행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그 느낌이 건전한 흥미로, 쾌적함으로 내면을 사로잡아야”(85) 합니다. 보트머 체조는 바로 이러한 지향점을 바탕으로, 신체의 해부학적, 생리학적 이해에 더해 몸의 자세와 움직임이 어떻게 아이들의 흥미와 쾌적함을 이끌어내는지에 중점을 둡니다. 아이들은 다른 어떤 수업보다 체육수업을 사랑하지만 공교육뿐 아니라 발도르프 교육에서도 체육수업 시간은 아주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발도르프 교육을 추구하는 교사들이라면 앉아서 하는 독서와 예술작업뿐 아니라 직접 몸을 움직이며 어떤 동작이나 자세가 쾌적함을 주는지, 어떤 동작이나 자세가 힘을 약화시키는지 느껴보고 다양한 놀이와 체조를 경험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작업들에는 모두 인지학, 즉 정신과학이 제공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정신과학의 초월적 인식이 맞느냐, 틀리느냐 또는 증명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두고 논쟁하기보다 그것을 삶 속에 적용해보고 실제로 효과적인지, 아닌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슈타이너는 이에 대해 정신과학을 올바르게 적용하는 사람에게 그 인식은 생활 속에서 삶을 건강하고 강하게 만들어주는 것으로 증명된다”(86)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경험주의자들은 초월적 세계나 실재의 존재를 부정하지만 그것은 그들의 전제가 왜곡되었음을 드러낼 뿐입니다. 진정한 과학은 인과적 힘을 종합적으로 밝혀내는 작업으로써, 그 증명은 우리의 실천적 삶을 통해 가능합니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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