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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인지학 깊이 읽기 – 정신과학에서 바라본 아동교육 (11) 본문

인지학/정신과학에서 바라본 아동교육

인지학 깊이 읽기 – 정신과학에서 바라본 아동교육 (11)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4. 1. 20. 13:37

청소년기의 발달

 

14세에 이르면 아스트랄체가 탄생합니다. 이때 아이들의 신체적 특성은 이차성징이 두드러지며, (생식기의 발달이 더 이루어져야 하지만) 아기를 낳을 수 있는 조건이 됩니다. 100년 전 우리 조상들은 이 나이에 벌써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습니다. 지금도 인도나 아프리카, 아마존 등의 오지마을에서는 14,15세의 청소년들이 아이를 낳아 키우고 어른처럼 일을 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청소년기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지요. 이 시기에 아이들은 감정생활의 독립이 이루어지지만 아직 사고생활은 미숙하기 때문입니다. 합리적 사고의 발달은 청소년기에 가장 중요한 교육적 주제입니다.

 

청소년기가 되면 추상적인 표상의 세계, 판단력, 자유로운 지성을 발달시키는 모든 것”(86-87)이 다가옵니다. 이 시기가 되어서야 비로소 아이들은 스스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발달단계에 무지한 어른들에 의해 너무 일찍 판단하고 비교하는 아이가 늘어났습니다. 이로 인해 갈등 사안이 굉장히 많아졌을 뿐 아니라 많은 아이가 정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너무 일찍 마음속에 칸막이를 높이 세워버린 것과 같습니다. 어떤 사안에 대해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성급하게 판단하게 된다면 우리의 사고는 편협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마음속에 칸막이가 높이 세워진 사람은 여유 있게 전체를 보고 사려 깊게 사고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에 대해 슈타이너는 사고가 성숙해지려면 먼저 타인이 생각한 것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권위에 대한 자연스러운 신뢰에 바탕을 둔 건전한 감각이 없이는 건전한 사고가 뒤따르지 않는다.”고 조언합니다. 아이들의 문제행동이 심각하게 늘어난 요즘, 부모나 교사가 가슴 깊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갈등 조정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저로서는 슈타이너의 이러한 통찰이 정말로 놀랍고 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떤 문제에 관하여 지성은 영혼의 다른 모든 힘이 말을 마친 뒤에 비로소 말을 꺼내야 한다. 그 전에 지성은 오직 중개 역할만을 해야 한다. 지성은 오직 보고 느낀 것을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만 사용되어야 하며, 보고 느낀 것에 대해 섣불리 미숙한 판단을 내려서는 안 된다.”(88) 이러한 접근은 회복적 정의에서 추구하는 조정의 방식과 일치합니다. 보통 심각한 갈등은 상대방의 입장이나 상황을 성급히 판단하고 규정할 때 발생합니다. 당사자들은 이미 서로에 대한 반감이 커져서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합니다. 이때 조정자가 필요한데, 조정자는 양쪽의 이야기를 편견 없이 듣되 그 말 속에 들어 있는 솔직한 감정과 욕구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어떤 생각이 옳은지 성급하게 결정하거나 한쪽 편을 들지 말고, 이쪽은 이렇게 말했고 저쪽은 저렇게 말했다는 식으로 들을 수 있어야 한다.”(89) 이러한 접근은 비폭력 대화의 방식이기도 합니다. 지성을 개입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태도를 부모나 교사가 갖추기 위해 노력한다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그 태도를 모방할 것이고, 갈등 사안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입니다. 청소년기에 이런 태도를 길러주는 좋은 방법은 과학을 제대로 배우는 것입니다. 관찰하고 실험하며 그 결과에 대해 합리적인 토론을 하는 것은 꼭 과학만이 아닌, 다른 모든 과목에 적용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 속에서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세상의 진리를 스스로 깨우치게 될 것입니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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