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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감각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을 어떻게 도와줄 것인가? (5) 본문

발도르프교육학/발도르프 특수교육

하위감각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을 어떻게 도와줄 것인가? (5)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2. 11. 24. 20:16

하위감각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을 어떻게 도와줄 것인가? (5)

 

강사: Susan Howard

 

 

5/2 부산한 아이 / 계속 움직이는 아이: 생명감각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

 

아침 강의에서 교사의 내면이 어떻게 아이에게 영향을 주는지 얘기했다. 오늘 주제와 관련이 깊다.

 

연구 1) 수업 들어가기 전 교사의 내면 상태, 수업 준비 상태에 따라서 아이들의 수업 태도가 달랐다. 아이들은 보이지 않는 이면을 느낀다.

연구 2) 지능이 같은 아이에 대해 교사가 천재 또는 멍청이의 이미지를 갖고 수업을 했을 때 아이의 모습이 달랐다.

 

유치원 시기의 아이들은 더 강한 영향을 받는다. 영유아 아이들은 신체 영혼 정신이 하나로 뭉쳐져 있어서 무의식 차원에서 그걸 느끼고 알고 만난다슈타이너는 어린아이들의 종교에 대한 태도에 대해 말했다.

 

어른이 종교에 대해 느끼는 것과 아이가 종교에 대해 느끼는 것은 완전 반대다. 어른은 명상을 통해 정신세계와 만나려 할 때 주변 세상을 닫고 내 안으로 들어가려 한다. 어른들은 영혼 속에서 적극적으로 정신과 대화하려 한다. 어른들은 이걸 무의식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하고자 한다. 반면, 어린아이들은 이 과정이 반대다. 아이들은 자기의 영혼으로 기도하지 않으며 항상 몸으로 기도하고 있다. 어른은 영혼을 정신세계로 열어서 기도하지만 아이들은 정신세계가 이미 열려 있고 몸을 지상세계로 열어서 기도한다.

 

아이는 존재 자체가 아주 커다랗게 떠 있는 눈이다. 깜빡임도 없이 항상 떠 있는 눈어른은 눈을 깜빡일 때 잠시 나 자신으로 왔다가 다시 눈을 떠서 세상과 만난다.

 

아이들은 저렇게 잠을 잔다. 이런 상태를 상상해 보라. 거를 수 있는 능력이 전혀 없다.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모방능력을 타고나는데 세상에서 들어오는 것의 모든 것이 현재 그 아이의 미래의 일부가 된다. 그래서 발도르프 교육에서는 아이들이 감각적으로 받아들이기에 유의미한 것들로 주변을 형성하기 위해서 애쓰는 것이다.

 

그런데 발도르프 유치원의 외부적인 환경은 멋진데, 교사의 내면상태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훨씬 더 직접적이다세 가지 만남에 대해 얘기했다. 낮에 신체적인 만남, 밤에 자기 전에 영혼적인 만남-교사주도적인 작업, 잠자는 동안의 정신적인 만남이 세 가지 만남을 다 했다면 아침에 일어났을 때 경이로움, 흥미, 관심이 생긴다. '우리 밤에 만났었지? 오늘은 어떻게 될까?'

 

슈타이너는 교사가 내적으로 갖고 있는 아이에 대한 상이 그 아이를 통해서 드러날 거라고 말했다. 천사를 정신적인 차원에서 만난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한테 그것을 설명하는 것은 참 힘들다. 아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인데, 내가 고정된 상을 갖고 있으면 아이 또는 천사의 본질을 보지 못한다. 내가 아이에 대해 경험한 것, 생각한 것, 이미지를 그 아이는 느낀다. '겁많은 아이야, 때리는 아이야, 안 먹는 아이야, 짜증내는 아이야' 등등. 소리 내서 말하지 않았지만 내가 그렇게 생각한 것을 아이는 느끼며 또한 온몸으로 안다.

 

어떤 아이가 똑똑하다고 들었는데 성적이 좋지 않다면 교사는 내가 문제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아이가 멍청하다고 들었는데 성적이 좋지 않다면 교사는 아이가 문제다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똑똑하고 밝고 예쁘다고 본다면 아이들은 그렇게 될 것이다. ‘올해는 최악의 아이들이 들어왔어’ ‘저 반 아이들은 정말 버릇없고 예민해라고 교사가 생각하면 그렇게 될 것이다. “쟤가 문제였어. 내 문제가 아니야.”라고 하는 순간 교사는 게을러진다. 그런 경향이 있다. 헤닝 쾰러는 모든 것은 관심에서 시작된다. 세 가지 만남을 다 했을 때, 아침에 나는 관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유치원에서 어제 남자 아이가 때렸고, 망가뜨렸고... 나는 이미 벌어진 상황에 늦게 도착한다. 밤에 작업하지 않으면 '오늘은 또 뭐가 망가질까? 오늘은 또 무슨 사건이 벌어질까?' 이런 생각을 한다. 이건 독이다밤에 작업을 잘 하고 일어나면, '오늘은 어떤 멋진 일이 일어날까?' 새로운 것을 보고자 하게 된다. 사건 이전의 상황들이 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 순간이 교육의 순간이며 치유의 순간이다. 어떤 존재를 인지하고 이해하고자 다가가는 순간이기에 아이뿐 아니라 내 안에서도 치유가 일어난다. 온전해지면서 치유되기 시작한다. 내가 전체를 보면서, 넓게 보면서 그 본모습에 다가가기 시작한다.

 

우리가 사랑하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자기의 본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화가가 사람을 그리면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 그러지 않고 그린다면 그건 하나의 껍데기다. 때로 어떤 아이는 힘들게 느껴진다. 어제 했던 두려움 많은 여자아이는 교사가 보호해주고 싶은 마음을 갖기 쉽다. 그런데 좌불안석 아이, 내 계획을, 내 하루를 망가뜨리는 아이는 힘들다고 느끼기가 쉽다.

 

질문> “나 오늘 쉬고 싶어. 좀 더 있다가 학교에 갈래.아이가 이렇게 말할 때 받아줘도 되나요? 아이가 결정하도록 놔둬도 되나요?

대답> 아이가 말하는 거 이면을 들으세요. 이것만 그냥 듣고서는 대답할 수 없는 질문입니다. 그 아이의 내면에서 나왔다고 생각하세요? 때로 영리함에서 나올 수도 있고... 아이에게 책임을 지우고 부담을 주면 안 됩니다.

 

생명감각은 몸속에서 느끼는 또 다른 안정감, 편안함을 느끼는 감각이다. 아, 내 몸에 있으니 아늑하고 참 좋고 편안해. 사진 속의 정말 편하게 자고 있는 아이의 모습. 건강한 생명감각의 상태이다.

 

 

생명감각이 방해되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현대문명 속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일종의 감각문제가 있는 아이들과 같다. 수면장애. 아이, 어른 모두 전염병처럼 많다. 폭탄 같은 문자, 전화, 광고... 이런 것들 속에서 우리의 생명감각은 계속 망가진다. 어떤 아이들은 힘들 때 닫을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어떤 아이들은 닫을 수 없어서 참 힘들다. (어른이 보호해주고 조절해주어야 한다.)

 

생명감각을 통해서 참 편안하고 좋아를 느끼는 아이라면 괜찮다. 근데, 항상 '어딘가 좋지 않다. 뭔가 불편하다.' 이런 상태라면어떤 아이들은 낮에 너무 바쁠 때는 내가 좋은지 안 좋은지 잘 모른다. 밤에 집에 와서 느끼게 된다. 생명감각이 망가진 아이는 항상 불편하고 아프고 힘들다고 느낀다. 의식적인 차원이 아니다. 몸이 대화를 하는 거다. 무의식의 차원이다.

 

손발을 가만히 두지 못하는 사람, 계속 가만히 못 있고 불안정한 모습,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는 상태이다. 눈 깜빡거림. 근육 움찔거림. 틱 등빠르게 움직일수록 그 불편한 상태를 못 느끼게 된다. 이런 불편한 상태를 잊고 싶어서 무의식적으로 끊임없이 그러는 것이다.

 

유치원 선생님이 , 여러분 모두 준비될 때까지 난 가만히 있겠어요라고 말하지 말라. 이는 오로지 아이들에게 몸을 통제할 책임을 떠넘기는 거다. 아이는 어떻게든 가만히 앉아 있으려는데 너무 불편하다. 그런데 발을 떠니까 불편함을 못 느끼니 좋다. 이런 상태다. 어떤 아이는 낮잠시간이 끔직하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이불을 둘둘 말고 굴러다닌다. 자위하는 아이도 있다. 자기가 여기 있다는 걸 느끼기 위해서 그러는 거다. 배 쓰다듬는 것과 비슷한 자기 위안의 모습이다. 주로 남자애들이 하지만 여자애들도 그럴 수 있다.

 

밖에 나가면 넘어지고 무릎 깨지고 나무 부러뜨리고... 정말로 추운데 코트도 안 입고 찬 바닥을 맨발로 다닌다. 어릴 때도 남자애들은 완전히 자기 몸 밖에 있어서 끼지 못하기도 한다. 십대 후반 사춘기 초기에도 여자애들은 자아가 자기 몸 안에 남자애들은 자기 몸 밖에 있다고 했다.

 

자기가 넘어져서 다치는 건 모르는 아이인데, 다른 아이가 살짝만 건드려도 짜증을 내고 다 집어던지는 아이, 아주 예민한 아이... 이것도 이런 상태이다. 내 다리 아픈 거, 자기만 생각하고 주변은 안 보인다이런 아이들이 계속 해결이 안 되면 심해진다과시하려 하고, 남을 누르려 하고, 제일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것도 일부는 이것과 관계 있을 수 있다. (100%는 아니지만.)

 

다른 애들에게 쉽게 화낸다. 쉽게 상처받는다. 자기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것에는 관심도 없고 잘 모른다. 그 아이의 표면 밑의 상태를 이해해주고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하다. 촉각의 아이가 불안하고 신뢰감이 없다면, 생명감각의 아이는 어딘지 불편하고 힘들다. 누군가가 자기를 건드릴까봐 두려워한다. 누군가가 자기를 건드려서 자기 몸이 깨어나는 것을 두려워한다. 이 불편한 상태를 느끼지 않기 위해 전력을 다해 움직이는(안절부절) 거다.

 

각각 감각장애의 원인이 되는 무의식적인 초기 트라우마가 있을 수 있다.

 

촉각: 버림받음 (to be abandoned)

생명감각: 원해지지 않음 (not to be wanted)

운동/균형감각: 따돌림. 소외감 (to be outside the events of the world)

 

생명감각의 아이는 아무도 원하지 않는 상태에 대한 깊은 두려움이 있다. 우리에게 인내심과 관용을 배울 기회를 만들어주는 아이들이다. 그 아이들이 원하는 참을성, 진짜로 그 아이가 아침에 들어오기를 원하는 참을성 말이다헤닝 쾰러는 이 아이가 원하는 대로 유치원을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 아이가 원하는 것을 받아들이면 달라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유치원의 아침에 대한 고정된 상에 변화를 주어야 하는 건 아닐까?

 

촉각의 아이들에게 부드러운 단호함이 필요했다면 생명감각 아이들에게 느림, 차분함, 내적으로 진정한 차분함, 침착함이 필요하다. '왜 이 아이가 이렇게 했을까?' 이러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지?' 천천히 생각한다.

 

촉각의 아이는 부모가 치료할 수 있었다. 생명감각의 아이는 유치원에서 할 역할이 많다반복과 리듬이다. 이 아이들은 방향감각이 없다. 자기 몸으로 들어갔다 나갔다를 잘 하기가 어렵다. 할 수 있으려면 갑자기 바쁘지 않은 것이 중요하다. 질서와 차분함. 교사가 바뀌지 않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일관성, 계속성, 연속성이 정말 중요하다. 너무 자극적인 음식, 너무 많이 먹는 것, 아주 새롭고 자극적인 경험들 모두 독이다.

 

반복되고 안정적인 경험들, 신체적인 따스함, 영혼적인 따스함도 중요하다. 방이 따뜻한 것도 정말 중요하다. 촉각의 아이들에게 옷이 중요하듯이, 생명감각의 아이들에게는 편안함과 아늑함을 줄 수 있도록 의자의 크기나 옷도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우리가 도와줘야 한다. 아이들은 모르기 때문에. 따뜻한 물로 하는 비눗물 설거지도 큰 도움이 된다. 아침에 교사가 아이를 안아준다. 천사의 날개와 에테르체로 아이를 안아준다. 리드미컬한 활동으로 따뜻한 하루 속으로 들어오도록.

 

경험담) 허리케인 같은 남자아이. 큰톱질, 통나무를 가져왔다. 아이 혼자서는 할 수 없다. 그런데 하고 싶어 했다. 그럴 때 교사와 함께 리드미컬하게 움직일 수 있다. 그때 그 아이와 관계가 맺어지는 게 느껴졌다. 오늘도 내일도 같이 교사와 뭔가 만들어가는 것, 만들어지는 것을 보는 것. 앞으로, 뒤로, 천천히. 빨리 해치우려고 막 하는 게 아니다. 천천히. 리듬 있게. 과정 속으로.이러면서 아이는 진정되었다.

 

이 아이들은 시간에 대한 감각이 없다. 이 아이들에게 시간감각을 줄 수 있다면 아주 큰 선물이다. 시계 없이 느끼는 시간에 대한 감각 말이다.

 

촉각의 아이가 집에서 잠으로 가는 과정이 중요했다면, 생명감각의 아이는 집에 가면 너무 피곤해서 픽 쓰러져 잔다하지만 잠자기 전에 따뜻한 분위기, 따뜻한 음식, 이야기, 아이가 옆에 있어서 참 좋다고 느끼는 엄마, 따뜻한 목욕, 오일 마사지, 아늑하고 따뜻한 잠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어제 촉각의 아이에게 내일은 무슨 일이 있을 거야라고 말하면서 부모가 부드러운 단호함으로 자신감을 가지라고 했었다. 생명감각의 아이는 되돌아보기를 할 수 없는 아이다. 그걸 도와주어야 한다. 자기가 한 것을 모른다. 불안해 하지도 않는다. 자기가 하루를 어떻게 살았는지 볼 수 없다. 완전한 수용과 사랑이 필요하다.

 

오늘은 좋은 날이었어. 니가 여동생 목을 졸랐지. 좀 거칠었지. 내일은 다를 거야. 오늘 정말 재밌었어. 요새를 지었잖아. 근데 블록 깨진 건 좀 안타까워. 우리 내일 만들 땐 유리 접시를 좀 치워놓자!” 비극이나 상처가 아니라 하루 동안 있었던 상황 속으로 들어가도록 도와준다. 자기 삶이 연속된다는 느낌, 오늘이 내일로 연결된다는 느낌을 갖도록 해준다.

 

문제가 생긴 어떤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다. 이 아이는 자기한테 아주 익숙해서 그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그 문제가 교정되는 과정을 보게 된다. 그 속에서 배운다.

 

우리의 내적인 자세는 적극적인 참을성(관용, 인내심, active tolerance)과 침착함이다. 촉각의 아이한테는 내가 어떤 질적 특성(quality)으로 만지는가가 중요했다면, 이 아이는 내가 어떤 제스처로 만지는가가 중요하다. 부드럽게 천천히 안 듯이.

 

이 아이에 대해 평정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 완벽한 유치원에 대한 상을 버려라. 촉각의 아이는 아름다운 것을 좋아한다. 여자선생님이 이런 아이를 편안해한다. 이 남자 아이는 톱이었다. 새로운 것, 밖에서 할 수 있는 역동적인 활동이 가능한 유치원 환경이 필요하다. 어쩌면 이 아이들은 밖에서 하루를 시작해서 천천히 안으로 들어올 수도 있다.

 

생명감각이 어른이 되면 내 몸에서 참을성, 다른 사람을 참아낼 수 있는 힘으로 변형된다어렸을 때 돌봄을 못 받은 아이는 어른이 되어 다른 사람을 돌볼 수 없다. 이런 사람이 어른이 되면 뭐든지 다른 사람 탓을 한다. 주고받는 것을 할 수 없다. 12감각에서는 생명감각이 변형을 거쳐서 사고감각이 된다고 한다. 다른 사람의 사고를 감지할 수 있는 감각으로 변형된다. 하지만 도식화하지는 말 것. 생각을 하고 창의적으로 변형시키기를 바란다.

 

내일은 아주 우울한 아이, 슬픈 아이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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