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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과학수업과 사고력 계발 - 크레이그 홀드리지 (1) 본문

발도르프교육학/발도르프 과학교육

과학수업과 사고력 계발 - 크레이그 홀드리지 (1)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19. 2. 9. 20:37

* 생물학자이자 교육자인 크레이그 홀드리지(Craig Holdrege) 선생님은 뉴 교외의 자연 연구소(Natural Institute)의 창립 이사입니다. 발도르프 상급학교에서 생물학 교사로 21년간 재직했고, 1990년부터는 발도르프 상급교사 교육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연재하게 될 글은 '발도르프 상급 과학교육에서의 사고력 및 판단력 계발'을 주제로 한 것입니다. 




<과학수업과 사고력 계발>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 주세요

Teach Me To Think



Developing Thinking and Judgment in High School Science 



번역 : 김훈태 슈타이너사상연구소





질문하기


질문 능력은 사고력의 뿌리가 됩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생각을 할 때 (다른 사람의 말을 흉내내는 게 아니라) 그 능력은 질문들로부터 나옵니다. 질문들은 사고 과정을 이끄는 힘으로서 사고의 방향과 집중력, 에너지를 줍니다. 우리가 학생들의 사고를 돕는 데에 관심이 있다면, 우리는 학생들이 자기 자신과 세계에 대해 질문하는 법을 배우도록 도와야 할 것입니다.


정보화 시대의 문제점 중 하나는 사람들이 무얼 알려고 애쓰거나 질문하지 않았는데도 너무나 많은 걸 알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돈다는 것과 지구의 나이가 45억년이라는 것, 그리고 우리가 산소를 들이마신다는 것과 유전자가 유전형질을 결정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9학년 학생에게 이러한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물어보면, "몰라요, 누가 말해줬겠죠"라거나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봤어요" 같은 맥빠진 대답을 듣게 됩니다.


이 질문의 목적은 학생들을 당황시키려는 게 아닙니다. 우리들 대부분이 자신이 아는 것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모른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사실상 우리는 과학이 말하는 "사실들(facts)"의 신자가 되었습니다. 전통적인 신앙체계에 대한 저항에서 시작된 과학의 시대가 과학에 대한 신앙의 시대가 되었다는 것은 모순입니다. 칸트의 말을 빌리자면, "독단의 잠(dogmatic slumber)"에 빠져 있는 것입니다. 과학교육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학생들이 성인이 되어서 너무나 쉽게 독단의 잠이 될 수 있는 어린 시절의 "어리석음(naïveté)"을 일깨우는 것입니다. 청소년들은 과학혁명을 계속해서 느껴야 합니다.


이러한 목적에 따라 저는 9학년부터 시작되는 상급 과학수업에서, 전해 내려오는 그 어떤 지식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질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상급학생들은 건강한 회의론자(냉소주의자가 아니라!)가 되어야 합니다. 기본적 질문은 "내가 이것을 어떻게 알게 된 걸까?"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질문하기 시작할 때 우리는 곧 우리가 거의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처음에는 불안할지라도 이러한 깨우침은 우리를 고취시킵니다. 학생들에게 이상적인 인물로 제시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소크라테스입니다. 소크라테스는 독립적인 사고를 했다는 이유로 사형을 당했습니다. 그는 언제나 질문을 던졌고 지혜로웠습니다. 왜냐하면 자기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소크라테스식 기초에서 출발한다면 우리는 더 많은 지식을 쌓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일입니다. 여러분이 대학, 고등학교, 또는 중학교 시절의 과학수업을 돌이켜 생각해 본다면, 저도 그랬지만, 여러분 역시 사지선다형 문제를 풀기 위해 무수한 사실들을 배우고 또 잊어버렸을 것입니다. 이런 종류의 학습은 미국교육에서 널리 퍼진 것이며, 제 동료인 스티브 탈봇(Steve Talbott)이 말하는 것처럼 "사실 퍼넣기(fact-shoveling)"입니다. 우리들 대부분이 이런 시스템 속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과학교사의 주요 임무가 막대한 양의 사실을 가르치는 것이라는 생각을 극복하기 쉽지 않습니다. 더 나쁜 것은 대학 진학을 준비하기 위해 상급학교에서 반드시 이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바위로 된 주 요리를 준비하기 위해 돌멩이 애피타이저를 먹어야 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요.) 그렇다면 이처럼 과학에 대한 죽은 접근 방식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계속)


Teach-Me-To-Think.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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